책 소개
‘디자인’이라고 하면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형태나 색상을 떠올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어느 시대이든 트렌드에 맞는 색과 형태가 존재하고, 디자이너를 ‘유행의 본질을 외형적인 부분에 반영하는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줄로 안다. 그렇다고 해서 ‘시각적인 센스와 조형적인 능력만 있으면 디자인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이제 디자인에 요구되는 것은 단순히 시각적인 영역의 성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품디자인은 엔지니어와 관련된 프로토콜protocol 영역, 색이나 형태가 작용하는 심리 영역, 경영이나 사회적인 관계를 고려하는 소셜social 영역 등 폭넓은 분야의 지식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이미 디자인은 전문 영역을 공부한 디자이너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셈이다. 우리는 지금 유행이나 정보에 좌지우지되지 않고, 인간 본연의 행동 가치를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그야말로 복합적인 지혜를 하나로 모으지 않으면 해결책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조형적인 능력을 갈고닦은 디자이너가 아닐지라도 누구나 디자인에 깊이 관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디자이너뿐만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관여하는 이들까지도 디자인의 본질과 개발 기법에 대하여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일반적 개념의 디자인의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제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세 가지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기획planning, 시각화visualization, 홍보promotion가 바로 그것이다. ‘어떤 사용자가 경험하게 될지’를 결정하는 ‘기획’, ‘어떤 UIUser Interface와 비주얼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시각화’, ‘그것이 어떤 제품인지, 기존과는 다른, 어떻게 차별화된 체험을 제공하는지’를 알리는 ‘홍보’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기획 단계에서 사용자의 관점을 반영하지 않는다면 사용하는 데 대단히 불편한 제품이 탄생할 것이고, 미적 시각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할 것이다. 또한, 제품을 만들고도 전혀 홍보하지 않는다면, 애써 만든 제품과 서비스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채 묻히게 될 것이다. 디자인은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갖춰져야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므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요소가 없다. 디자이너가 시각적인 형태를 가다듬는 작업은 두 번째 단계인 ‘시각화’에 해당한다. 좁은 의미의 ‘디자인’이 가리키는 것이 바로 이 단계이며, 감각이나 조형적인 능력이 디자인을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 그러나 좁은 의미의 시각화만으로는 이 시대에서 요구하는 의미의 디자인, 즉 폭넓은 영역을 아우르는 디자인을 완성할 수 없다. 어떠한 개발 프로세스라도 반드시 세 가지 요소를 의식한 디자인 매니지먼트Design Management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디자인 관련 서적에서는 외형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철학과 개념이 주로 다뤄졌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요소를 바탕으로 한 디자인 사고는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누구나 가능하며, 나아가 이를 활용한 매니지먼트가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귀결점 중 하나가 ‘행위 디자인’이며, 그 연장선에 이 책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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