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문 정연석의 가능성 문덕수 이 시인은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그리고 해저로는 영국 런던까지 잇는 떼제베(TGV) 북부선의 거점도시인 프랑스 릴에서 유학하였습니다. 그의 시에 커피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 시인이 남달리 커피를 좋아함을 알 수 있습니다. 까르뜨 누아르(Carte Noire)는 프랑스의 커피상품명이며, 에스프레소, 리필, 욕망이라는 이름의 커피, 향과 맛의 원나잇스탠드, 슈만과 클라라 등은 모두 커피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커피와 릴 대학이 무슨 관련이 있는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그의 유럽 유학생활 경험이 알차고 굉장히 광활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러한 내실성과 광역성은 이 시집의 구석구석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이러한 근대 문명의 한 원산지에 대한 체험이 있기는 합니다만, 그렇다고 그의 기본적인 것이 그대로 맹목적으로 서구화된 것은 아닌 듯합니다. ?허브찻집에서?는 대청호에 한때 머물렀던 소회를 읊은 시입니다. 여기서 그는 대청호의 “풍광”을 뒤적여 보기도 하고, “빈 논바닥과 지쳐 누운 노을을 주문”하기도 합니다. 또 ?소란한 인사?라는 시에는 “산사의 저녁 안개?적막 그대로다”라는 대목도 보입니다. 이러한 적막의 한 원형(原型) 속에서 정연석의 아이덴티티가 생성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전통적 정서의 풍경도 주목되지만, 여기에서 그가 자기 양식(良識)의 평균성을 인식하고 있는 점이 눈에 뜨입니다. “소담한 내 삶의 값을 매겨”보고, “평생 균일가인 아내와 애프터서비스할 자식 둘”을 생각해 봅니다. 이것은 분명히 자기의 아이덴티티와 관련이 있는 대목들입니다. 여기서 그도 도리 없이 한국의 토종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정연석이 프랑스에서 전공(專攻) 외에 무엇을 체험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과학이나 이공 계통을 심층적으로 탐구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만, 그 전공의 여파는 과학시대의 현대시에 더욱 굉장한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로 지은 초고층 건물의 뼈와 속살을 들여다보는 전단비틀림위원회의 공개 세미나 누드 건물의 통유리보다 철없는 시작법을 진단하였다 -?어린 시?에서 전단(剪斷)비틀림위원회는 한국콘크리트학회의 전문위원회라고 합니다. 이 시인의 문학 외의 전문 분야임을 암시하는 일단입니다. 여기서 전공과 시작법의 상통성(相通性)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주목을 끄는 점은 콘크리트학회의 학술세미나에서 자신이 전공학문과 시작법(詩作法)을 공통적 맥락으로 진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밥을 반 그릇쯤 먼저 말아 드시고 나머지 반은 나중에 말아서 드시라고 한다 그래야 국물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남원추어탕?에서 이것은 식당 종업원이 손님에게 한 말이지만, 이 종업원이 말하는 평범한 식사법은 시작(詩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시작법은 시론을 다루는 전문 서적을 통해 익힐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생활이나 자연에서 배우고 있음을 알 수 있고, 이것이 천부적인 경험학습인지도 모릅니다. 이러한 실례는 시 ?에스프레소 한 잔?에도 아주 재치 있게 반영되어 있습니다. 그의 프랑스 유학은 시작(詩作)에 여러 가지 플러스작용을 하고 있습니다. 첫째, 그의 시야가 굉장히 넓게 열려 있습니다. 그의 시에 “살가운 눈빛 살가운 손길”(?소란한 인사?)이라는 대목이 있습니다만, 이것도 그의 아이덴티티의 한 감각적 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둘째, 시야의 넓이와 함께 그 시야를 점유하고 있는 여러 가지 사물의 다양하고 풍성한 감각적 육질(肉質)이 존재합니다. 커피라는 음료도 기호품이라는 선을 넘어서 자신의 의식 속의 영역까지 환히 들여다볼 수 있는 그런 경지에까지 이르지 않았는가 여겨집니다. 셋째, 시에 전위적 특성, 예를 들면 하이퍼적 특성도 더할 수 있지 않는가 하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시인의 마지막 의지처(依支處)는 자기 고향과 자기의 전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만, 정연석의 시인으로서의 대성(大成)도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조절하여 결부시키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대성을 빕니다.
목차펼치기접기
|목차|정연석 시집 ??어눌한 바람 부는 카페까지?? 서문:정연석의 가능성?문덕수 3 시인의 말 7 1부 커피향을 찾아서 허브찻집에서 15 꽃들의 호들갑 속으로 16 남원추어탕 17 아름다운 세상 18 목탁소리 19 바람 부는 날 20 닫힌 귀 21 단풍놀이 22 바위 속의 연인들 23 눈꽃여행 24 에스프레소 한 잔 25 커피향을 찾아서 26 리필은 멋져요 28 드립커피즐기기 29 어떤 파계 30 커피향 31 어바웃about 32 욕망이라는 이름의 커피 33 밤커피 34 소란한 인사 35 독바위사거리 36 화엄사 37 2부 하이에나 가마미해변 41 영혼그리기 42 목련의 사랑 43 유월의 하사관학교 44 그리움치료사 45 언메리크리스마스 46 모래언덕 47 아내와 국화 48 가을 49 하이에나 50 두 시인의 엔솔러지 51 구류 28일 52 미스티 블루 53 거미 54 바지랑대 55 페가수스의 밤 56 눈꽃 57 이메일 페이징 58 상수리 숲에서 59 마지막 밥상 60 그대 쪽으로 62 작별 63 3부 쉐 라부 드보르작과 김밥 67 크리스티나-밀포드 길 68 D. C. 69 바다의 이야기 70 시엘 대드Siel Dad 71 쉐 라부Chez Ravoux 72 센느의 사랑 73 릴 그리고 인천 74 아모테Amot? 76 한숨여행 77 참새 떼 78 뒷걸음치면 시간은 거꾸로 간다 79 말라디 다무르 80 큰곰자리에 끼어들기 81 샬위삭스Shall we sax? 82 팔리세이드 병원 앞에서 83 4부 원자력검사원 서재꾸미기 87 독도지기 88 방랑초 89 시작 90 콩밭 91 구원 92 목마른 계절 93 어금니 94 나이 95 원자력검사원?1 96 원자력검사원?2 97 원자력검사원?3 98 딱딱한 책 99 그늘, 그 문턱에 100 사회학적 101 웰빙 102 배 103 아나톨리아 단층 104 해바라기의 성형 106 어린 시 107 안개 낀 강 108 피격의 계보학 109 인연 110 동의어 111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