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육안으로는 잘 식별되지 않는 작은 수정란으로부터 한 생명체가 형성되는 과정은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과 신비의 대상이었다. 중세를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탐구되기 시작한 생명체 발생의 신비는 19세기 말엽에 전개되기 시작하는 실험발생학적 접근에 의해 그 비밀을 조금씩 풀어놓기 시작했고, 급기야 20세기에 이르러 유전자의 실체가 밝혀지면서 발생 현상의 근저에 자리하는 그 분자적 메커니즘이 하루가 다르게 규명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불붙고 있는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의 확산은 발생생물학의 중요성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제 우리는 유전체 활동의 네트워크에 의해 연주되는 발생의 교향악을 감상하면서 이들의 오케스트레이션이 어떻게 조율되는지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호기심을 충족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발생생물학 학습용으로 많은 교과서가 출간되었다. 그 중 하나인 Lewis Wolpert와 Cheryll Tickle의 ‘Principles of Development’는 그 체제가 기존에 출간되었던 교재와 비교할 때 혁신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대부분의 발생생물학 교과서에서 채택하고 있는 순서를 다소 벗어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일반적으로 많은 교과서들이 생식세포의 형성과 수정에 대한 내용을 제1장에서 다루고 있지만, 이 교과서에는 9장에 배치되어 있다. 또한 대부분의 발생생물학 교과서에서는 식물의 발생이 제외되어 있는데, 이 교과서에는 충분하지는 못하겠지만 제7장 전체에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다. 결국 이 교과서가 지향하는 목표는 발생 현상을 단순히 자세하게 기술하는 것에서 탈피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그 현상 자체의 기본적 메커니즘과 의미를 여러 시스템을 비교하면서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저자들은 이 교과서에서 지향하는 바를 저자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원리와 핵심의 이해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저자들은 독자들이 기본적인 유전 및 세포학적 지식을 갖추고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추가적 설명을 박스를 이용해 제공함으로써 이 부분의 지식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흐름을 큰 무리 없이 따라갈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결론적으로 이 교과서는 비교적 발생의 기본 원리를 파악하기 쉽도록 쓰인 것으로 특히 학부 수준의 강의에 적합한 수준을 견지하고 있다. 이 교과서를 번역하기 위해 국내에서 발생학 강의 직접 담당하고 있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로 번역진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번역용어들이 정립되어 있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실과 때로는 모델 생물체에 따라 관습적으로 쓰이는 용어의 차이 때문에 사용된 용어의 완전한 통일을 이룰 수 없었다. 또한 독자들의 가독성을 감안하여 문맥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아직도 곳곳에 미흡한 부분이 도사리고 있음을 겸허하게 시인할 수밖에 없다. 오탈자와 표기방식의 미흡함도 아직 여러 곳에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이 모든 부족함에 독자 여러분들의 넓은 양해를 구한다. 이 교과서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역자들은 예상하지 못했던 많은 난관을 극복해야 했다. 원래 번역 작업은 3판을 가지고 시작했으나 편집 과정에서 4판이 출판되었기 때문에 부득이 작업을 새로 시작해야 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고 4판이 출간된 지 2년이 다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번역 작업을 마칠 수 있었다. 이제 우리 번역진은 그동안 번역작업의 지연에도 불구하고 최대한의 시간적 배려를 아끼지 않은 월사이언스 출판사의 인내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특히 실무를 맡아 많은 도움을 주신 임후택 부장, 정창기 실장을 비롯한 편집진 여러분의 노력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아울러 이 교과서가 발생학에 관심을 가진 많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하며, 앞으로도 독자들의 오류에 대한 지적과 제안을 겸허히 수용하고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기대한다. 2013년 5월 대표역자 김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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