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역자 서문 오랜 준비 끝에 한국어판 PEERS�(Program for the Education and Enrichment of Relational Skills)를 소개하게 됨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 프로그램은 제가 2010년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UCLA)에서 연수하던 시기에 처음 접하게 되었고, PEERS�의 원저자 팀에서 진행하는 수련 워크숍을 통해 전체 과정을 배웠습니다. 이후 한국에 돌아와 2011년부터 치료 매뉴얼을 번역하면서 세부 내용을 좀 더 다듬고, 문화적 차이에 의해 직접 번역할 수 없는 부분들을 수정하였습니다. 이후 약 1년 반에 걸쳐, 제가 재직 중인 분당서울대학교병원 및 가천의대 길병원,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부속병원의 소아청소년클리닉에서 실제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시행하면서 효과 검증 과정을 거쳤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는 이 프로그램은 청소년들의 사회성 기술이나 사회적 관계에 대한 지식을 향상시키고, 아울러 부모의 불안과 의사소통 방식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는 것을 관찰하였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자폐성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청소년기는 가장 변화가 많고 어려운 시기 중 하나입니다. 대인관계는 좀 더 복잡해지고, 많은 독립성이 요구됩니다. 특히 학교 안팎에서 일어나는 놀림이나 괴롭힘, 거절 등은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갖는 청소년에게 또 다른 어려운 과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폐스펙트럼장애를 가진 청소년들의 발달 단계에서 필요한 또래관계 기술들을 알려 주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도와주어야 하는 부모님과 치료자들 역시도 일종의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PEERS�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시행하면서 가장 기뻤던 것은, 그들에게 아주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또래관계의 실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르쳐줄 수 있는 길잡이를 갖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회기가 진행됨에 따라 참여하는 부모님들이 좀 더 긍정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자녀들을 교육하고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또 다른 보람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어판 PEERS�가 가야 할 길은 아직 조금 더 남아 있습니다. 문화적 차이를 분명히 드러내는 부분들을 일부 수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언어적 표현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제대로 잡아낼 수 없는, 행간의 미묘한 차이들까지 모두 한국화했다고 하기에는 아직 좀 부족합니다. 특히 미국의 청소년들에 비해 학업의 부담이 훨씬 높고, 여가시간은 상대적으로 적으며, 학업 외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원도 많지 않은 우리나라의 십대들의 현실에 맞는 또래간의 활동을 고안해 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청소년 또래 간에 일어나는 괴롭힘과 학교 폭력의 생태학적 현실도 아마 서구의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됩니다만, 그 점을 모두 녹여 내지는 못하였습니다. 한국 청소년 특유의 부모-자녀 관계 특성에는 또 어떤 방식으로 다르게 접근해야 할지도 저희의 궁금한 점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한국어판 PEERS�는 미래를 향해 열려 있으며, 다양한 연구를 통해 좀 더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맞는 프로그램으로 다듬어 나가게 될 것입니다. 부디 자폐스펙트럼장애 청소년과 가족을 돕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어판 PEERS�를 사용해 보고, 실제 현장에 적용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자폐스펙트럼장애 청소년들과 그들의 부모님들께도 이 책이 도움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3년 9월 대표역자 유 희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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