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우리 사회는 다양한 정치적․사회적 격동기를 거치는 가운데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인식과 역할도 변하였고 새로운 관계 모색 및 가치관 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관 및 남성관은 과거의 관념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녀차이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존재하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차이가 아닌 차별의 형태로 나타나고 낡은 구습을 몰아낸 자리에 또 다른 형태의 차별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남녀를 연결하는 사회적 메커니즘을 강화해야 할 시점에 양성평등 지향 차원에서 남녀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의 여성관과 남성관은 사회지배 이데올로기인 가부장적 이념이 근간을 이루고 있으나 그런 이념은 잘 드러나지 않고 은폐되는 속성이 있다. 왜냐하면 성 관념은 일상의 삶 속에 스며든 지배적 이데올로기이므로 이념적 본질은 드러나지 않고 보편적 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념적 은폐성은 남녀 간 차이를 논할 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왜냐하면 여성과 남성은 살아가는 동안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으로 각기 다른 환경을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차이는 남녀의 역할을 구분할 뿐 아니라 가치관 및 삶을 살아가는 동기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회가 정치·경제적으로 구조화된 경우 어떤 형태로든 지배 및 피지배 계층이 형성되고 계층 간 갈등과 대립이 있게 된다. 이렇게 계층으로 분화된 사회에서 이념은 실질적으로 지배 계층의 이해나 가치를 대변하는 경향이 있고 또 보이지 않는 속성이 있으므로 사회는 그러한 이념을 보편적으로 수용하게 되는 것이다. 성에 대한 이해나 가치는 역사적․제도적 산물이므로 사회변동과 더불어 변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른 남녀 간 차이 및 갈등에 대한 논란은 있으나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남녀 관계와 역할에 대한 담론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런 시점에 과거와 현재의 성에 대한 담론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작업은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시대적 요구와 부합된다. 여성학은 열린 사고와 탐구를 허용하는 학문이며, 이론과 실제가 같은 맥락에 있을 때 효과가 극대화 된다. 이 책은 여성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독자들에게 지면을 통해 현실을 보여줌으로써 합리적인 답을 찾을 수 있는 사고의 장을 여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특히 필자들은 본 책이 여성에게는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자의식을 일깨워주고 남성에게는 여성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면서 지금까지의 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앞에 놓인 문제를 객관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지침서의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14. 1. 정영숙 ․ 박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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