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윤주와 나와 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도자기 잔치하던 곳에 갔습니다. 잔치가 막 끝나고, 비까지 내리니 사람들은 없고, 잔치 때 쓰던 물건들만 쓸쓸하게 뒹굴고 있었습니다. 손전화가 울렸습니다. “네, 여보세요?” “선생님…….” 불러 놓고 말이 없었어요. 아주 어린 목소리인데 뒷말을 기다렸지만, 말이 없길래, 물었지요. “누구니?” “……저, 윤주에요.” “오, 그래. 윤주구나.” 정말 뜻밖의 장소에서 뜻밖의 전화를 받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석 달 동안 만남과 헤어짐을 다 치른, 윤주와 나입니다. 석 달 동안 윤주가 나에게 먼저 말을 한 적은 없었습니다. 내가 물으면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이 전부였고, 그냥 조용히 웃기만 하던 윤주. 그런데 윤주가 먼저 말을 걸었고, 그것도 전화를 한 것입니다. “윤주야. 거기 어디니?” “여기, 송월리예요.” “그렇구나. 그런데 어떻게 전화할 생각을 했어?” “……그냥요…….” 그렇게 우리는 전화를 끊었습니다. 이게 윤주와 나와 마지막 만남일지는 아직 알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윤주는 내 마음 속에 죽 남아 있을 것 같아요. 아홉 살 아이가 풍기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렵던 웃음, 말없이 친구들을 따스하게 챙기던 배려심 넓은 몸짓, 그걸 어떻게 잊을 수 있겠어요. 라는 책을 쓰신, 하이타니 겐지로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많은 고통과 슬픔을 이겨 낸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상냥하답니다.” 이 짧은 글을 쓰는 동안에도, 윤주의 얼굴이 동그랗게 지나갑니다. 마음이 훈훈해지고, 슬며시 웃음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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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야, 신나는 날이다! 2. 새로 온 아이 3. 윤주네 집 4. 나는 울보, 윤주는 누나 5. 별명 짓기 6. 열쇠를 갖는다는 것 7. 선물 8. 혼자 자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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