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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 S. 엘리엇의 시와 시극에 대한 종교적 접근

T. S. 엘리엇의 시와 시극에 대한 종교적 접근

이준학

전남대학교출판부·2004-12-12

  • 문학
  • KDC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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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위대한 과학자의 명성에 닿으려면 두뇌를 쓰면 되지만, 위대한 시인의 영혼에 닿으려면 가슴을 기울여야 한다. 나의 20대에 '四月은 잔인한 달'이라는 역설의 시구로 우리를 매혹했던 엘리엇(T. S. Eliot)의 영혼의 향방, 그의 궁극적 관심 곧 그의 종교는 나에게 초미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필자가 읽었던 [프루프록의 연가]나 [게런티언], [황무지] 등의 시가 보여 주었던 것은 끝없는 '회의' 뿐이었다. 그것들은 처음 온통 세상에 대한, 인간에 대한, 지독한 회의로 보였다. 그리고 그 회의는 젊은 시절 내가 지니고 있던 세상이나 사람들에 대한 회의의 빛깔과 너무나 유사하였다. 그의 [연가] 속에 떠돌던 '저녁 안개'의 색깔이 그러하였고, [황무지] 속에서 런던 다리 위를 흘러가던 군중들의 발아래를 떠돌던 '겨울 새벽의 갈색안개'가 그러하였다. 나는 수 만겹의 무거운 물아래 '바다 밑을 어기적거리는 게다리'였고, 나의 짧은 삶을 연결해 주던 다리들은 문득 끊어져 모조리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의 시가 보여주는 회의의 음조는 때론 달콤하게 나를 휘어잡았지만 그 회색의 리듬에 오래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다. 회의가 삶의 궁극적 관심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인간과 세상에 대한 회의는 결국 세상과 인간을 그의 모습으로 창조한 신에 대한 회의로 번져 갔고, 이 엄청난 회의를 나는 오래 견딜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의 엘리엇 읽기는 그의 후기시로 넘어갔고, 놀랍게도 나는 거기서 회의를 극복하고 넘어선 사랑을 발견하였다. 그 단계에서 사랑은 엘리엇의 영혼이 잠시 닻을 내린 곳, 그의 종교였다. 엘리엇의 시작품과 관련하여 깊이 있는 차원에서 사랑을 이야기한 학자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나는 한껏 고조되었고, 나의 엘리엇 읽기는 그의 시극으로 넘어갔다. 최소한 4년 이상의 간격을 두고 씌어진 그의 시극들을 읽는 과정에서 나는 '왜 사랑이 고통일 수 밖에 없는가'를 알게 되었고, 인간의 운명이란 하늘이 채워 준 족쇄가 아니라, 스스로의 수많은 자유로운 선택의 축적의 결과임을 알게 되었으며, 우리는 매일 서로에 대하여 죽으며, 그래서 우리는 매 번 서로 낯선 사람으로 만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엘리엇에 대한 과거의 연구와 최근의 연구를 한 권의 책으로 묶고 싶었던 이유는, 그의 작품을 꿰뚫고 있는 '정신의 틀'을 가늠하면서 느끼게 된 두 가지의 공감 때문이다. 한 가지는 지고(至高)한 것에 도달하기 위한 인간의 모든 노력의 단계에서 고통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바른 정신 속에서 수용되기만 한다면 우리의 삶의 실존의 고통은 더 높은 단계로 우리를 끌어올리는 묘약인 것이다. 그래서 고통을 받는 위대한 능력 밖에 없던 엘리엇은 고통을 자신에게로 끌어 당겼다. 엘리엇의 정신의 틀을 특징 지워주는 두 번째 공감은 인간의 연약함에 대한 엘리엇의 절실한 인식이다. 회의에서 사랑으로, 사랑에서 고통으로 그리고 고통에서 다시 사랑으로 이어지는 인간의 궁극의 문제에 대한 엘리엇의 잠정적 해답의 변화의 저변에는 항상 무엇인가를 결심했으면서도 완전히 실천하지 못하는, 인간의 연악함에 대한 깊은 이해가 깔려 있다. 인간은 지상의 모든 것들을 제압하고 다스리는 힘과 지혜를 지닌 존재이지만, 아주 작은 일에도 쉽게 상처받으며, 겹겹이 쌓이는 그 상처들이 주는 고통으로 인하여 하루도 온전히 평안하게 잠들지 못하는 존재이다. 공감만으로 우리는 당장 무엇을 이루어 내지는 못한다. 그러나 공감은 우리를 보이지 않는 사람들과 교감하게 하며, 이 교감은 광막한 우주 속에서 우리들 서로를 이어주고 한없이 따뜻하게 감싸 준다. 시인에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것이 그 이상 무엇이겠는가? 제1부에 수록된 글의 순서는 모두 필자가 엘리엇을 읽으며 새롭게 발견했던 인간의 궁극의 문제에 대한 잠정적 해답의 순서를 따랐다. 그것은 인간과 세계와 신에 대한 회의와 고통으로부터, 하나 뿐인 생명을 바칠 수 있는 사랑을 통하여, 마침내 신과의 합일을 위한 온전한 준비를 마치는 긴 여정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엘리엇은 뉘우침의 행위를 뉘우치는 자의 뉘우치는 대상에 대한 사랑의 행위로 보고 이 사랑이 그를 구원한다고 말함으로써, 죄의 고백과 용서를 영원한 사랑과 구원의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제2부의 '엘리엇의 시와 시극에 나타난 궁극적 관심'은 이 지점까지의 엘리엇 연구의 축약으로써, 엘리엇의 시와 시극을 꿰뚫고 있는 엘리엇의 종교적 사유의 궤적을 보여주는 글이다. 엘리엇의 시에 나타난 '회의의 포스트모던적 성격'은, 그가 사라지고 없는 포스트모던 시대에서 그가 왜 계속 유효한가를 드러내 보이기 위하여 씌어진 글이며, '엘리엇과 폴 틸리히'는 엘리엇의 사상의 근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면서 동시에, 필자가 엘리엇의 시의 깊이를 이해하는 데 크게 도움을 준 틸리히가, 엘리엇에게 끼친 정신적 영향을 가늠해 보기 위하여 씌어진 글이다. 제2부의 글들은 제1부에 연구된 내용을 새로운 주제에 적응시켜 활용한 글이므로, 제1부의 중요 부분들이 상당히 재생되어 나타나고 있음을 참고해 주기 바란다. 제3부의 [황무지]에 관한 글은 엘리엇의 시세계 속에서 이 작품이 갖는 중요성 때문에, 다른 비평가나 학자들의 관점과 다른 필자 나름의 관점이 생길 때까지 유보하다가 마지막으로 쓴 것이기 때문에, 엘리엇이 쓴 작품의 연대기 속에서 뚝 떨어져 맨 뒤에 위치하게 되었음을 밝힌다. 엘리엇에 관한 글을 쓰는 과정에서 엘리엇과 폴 틸리히가 교환한 편지의 내용을 인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엘리엇의 미망인 Valerie Eliot 여사에게 감사하며 머리말에 대한다. 용봉동 연구실에서 저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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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7 제 1 부 사랑과 고통의 변증법 서론 17 회의의 의미 23 ― [프루프록의 연가]에서 [성회 수요일] 까지 사랑의 의미 78 ― [네 개의 사중주] 사랑이 고통이 되는 명제 105 ― [대성당의 살인]에 나타난 상징들의 의미 고통의 근원에 대한 탐색 136 ― [가족의 재회] 사랑의 두 방법 161 ― [칵테일 파티] 자유와 운명 209 ― [비서(秘書)] 사랑과 구원 252 ― [원로 정치인] 결론 283 제 2 부 T. S. 엘리엇의 문학과 종교, 포스트모더니즘 T. S. 엘리엇의 시와 시극(詩劇)에 나타난 "궁극적 관심" 291 T. S. 엘리엇의 시에 나타난 회의의 포스트모던적 성격 315 T. S. 엘리엇과 폴 틸리히 336 제 3 부 {황무지} '투덜거림'의 미학 ― T. S. 엘리엇의 {황무지}에 나타난 음악의 종교적 성격 365 주(Notes) 399 인용문헌 430 색 인 444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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