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머리말 ? 한국새로운하여 1. ??인식?? 대 ??재인식?? ?? 낡은 진영 대립을 넘어서 2006년 2월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이하 ??재인식??)이라는 책이 세상에 나왔습니다. 나 오자마자 이 책은 예상을 넘는 큰 관심을 끌고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그와 함께 이 책의 논리와 사회적인 영향력에 대해 많은 이들의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재 인식??의 공과功過와 사회적 ‘관심’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나 대안은 제출되지 않았습니다. ??재인식??이 큰 관심을 끌었던 것은 무엇보다 우선 책의 편집진이 표방한 ‘??해방 전후사 의 인식??(이하 ??인식??)을 넘어 한국 현대사를 재인식한다’는 의도가 현실성을 지녔기 때 문일 것입니다. ??인식??은 1979년의 제1권을 시작으로 1989년의 제6권이 마지막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는 저 암울하고도 위대한 ‘80년대’라는 시대가 곧 ??인식??의 자궁이자 터전이었음을 말 해줍니다. 하지만 이제 ??인식??의 세계해석과 역사인식은 현실에 대한 설명력을 다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재인식??의 영향력은 반사이익과 같은 것이고, 그것이 갖는 힘은 ?? 인식??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진보학계’가 스스로 초래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 적입니다. ??인식?? 제6권이 나온 지로부터 17년, 생각해보면 그 사이에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습니 까? 현실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했고, 세계자본주의는 신자유주의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 입했습니다. 남한은 GDP 규모로 세계 10위권의 ‘강소국’이 되었고, 북한은 ‘벼랑 끝 전 술’로 ‘자주성’을 겨우 유지하는 최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게다가 날로 가속화되는 디지 털 혁명은 개인들의 삶과 사회적 소통양식에 근원적인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유감스럽게 도 이 모든 변화들은 마침내 ??인식?? 류의 민족주의나 민중주의의 관점을 ‘낡은 것(Out of date)’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현실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역사학의 ‘서술’과 ‘지체’에 대해 다시 깊이 고민해야만 했습니다. 그 동안 한편으론 학수고대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인간해방과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 관 점을 지키면서 ??인식??을 지양하고,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의 근?현대사를 설명하는 ‘역사’ 를 말입니다. 그래서 ??재인식??이 ‘개봉박두’ 예고되었을 때, ‘이제야 나와야 할 것이 나왔 다’라는 기대로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책장을 펼치자 기대는 곧 큰 실망으로 바뀌고 말 았습니다. 오늘날 ??재인식??이 한국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명백히 부정적이고 ‘파괴적’입니다. 물론 ??재인식??에 수록된 논문들 가운데에는 애초의 기대에 부응하는, 그리고 새로 열리고 있 는 한국사 인식의 지평을 보여주는 좋은 글이 여러 편 있습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그 리고 결과적으로 ??재인식??은 한국 학계와 사회를 냉전적인 진영 논리로 채색하고 말았습 니다. (통칭해서 ??재인식??이라 부르게 된 것을 양해해주십시오. ??재인식??에 논문을 낸 분 들 가운데에는 편집진의 생각이나 역사관과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여러분이 억울하게 쓰게 된 ‘보수우익’이라는 누명에 분노와 당황스러움을 표명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이는 단지 보수와 기득권 세력이 ??재인식??을 부당하게 전유하거나 고의로 ‘오독’해서만 이 아닙니다. ??재인식??은 스스로 김대중 정권 이후에 의식화?행동화한 이른바 ‘보수우익’ 의 정치적 이해에 복무하면서 시대착오적인 좌우 대립에 편승하고자 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 책이 소위 ‘뉴사 교과서인 양 읽히고 있다는 것은 이런 사 실을 잘 보여줍니다. 물론 우리의 실망은 ??재인식??이 가진 ‘정치성’과 그 퇴행성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재인 식??의 그런 퇴행성에는 논리적 빈곤과 역사 해석의 한계가 그대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인식??은 ??인식??의 문제를 조금도 극복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인식 ??을 다시 정당화하는 기능까지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굳이 이 책 ??근대를 다시 읽는다 ?? 한국 근대 인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위하여?? 를 역사비평사와 함께 엮기로 한 것은, 역사인식에 대한 정치적 논란과 그에 상응하는 논리적 빈곤이 우리 학계에서 움트고 있는 새롭고도 다양한 흐름마저 모두 묻어버릴 위 험을 걱정해서입니다. ??재인식??이 야기한 혐오감 때문에 그 책에 수록된 몇몇 좋은 논문 이 이미 그런 피해를 보았듯이, ??인식??을 정당하게 극복해야 하는 우리의 과제 전체가 정치적 논란 속에 무화될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의 과제는 개발지상주의와 국가주의로 요약되는 근대주의와, 제국주의의 쌍생 아로서의 민족주의, 이 양자를 모두 넘어서 역사를 새롭게 인식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 것은 곧 오늘날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새로운 시간의 지평에서 다시 한국과 ‘민족’의 ‘역 사’를 다시 바라보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그 지평을 다시 ??인식??의 시간으로 되돌릴 수 는 없습니다. 2. 차이와 반복 ?? 대립의 논리적 한계 ??인식??과 ??재인식??은 전혀 상반되는 역사인식을 보여주는 듯하지만, 기실 양자 사이에는 공통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습니다. 뒤엉켜 있는 공통점과 차이점을 분별하여 정치적으로 윤색된 대립을 지양하는 것은 우리 학계 공동의 과제일 것이며, 이 점이 바로 우리가 이 책을 묶기로 한 이유입니다. 우선 ??인식??과 ??재인식??의 대립 중에서 허구적이라 느끼는 것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애 국주의)의 문제입니다. ??재인식??은 ??인식??의 민족지상주의에 맞서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비판하고 ‘건전한 애국주의’를 함양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애초에 민족주의와 애국주의 가 명확하게 분리될 수 있는지부터 의문이지만, ??재인식??의 논리적 기저에는 도저히 이 해하기 힘든 그리고 무척 낡은 사고방식, 즉 ‘(근대)국가는 문명의 상징’이고, ‘민족은 전 근대적 야만의 상징’이라는 이분법이 깔려 있습니다. 더욱 곤혹스럽고 황당한 것은 이 논리가 ‘대한민국=문명,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야만’ 이라는 사고를 정치적 배후이자 ‘의도’로 삼고 있다는 점입니다. ??재인식??의 논리는 민족 주의를 지양?극복하기는커녕 새로운 우익적 ‘대한민국 국가주의’를 강화할 뿐입니다. 이 애국주의가 ‘건전’하거나 ‘열린’ 성질의 것이라는 가능성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지금의 형 국은 변형된 국가주의가 통일을 절대시하며 북한체제를 무조건 긍정해온 구래의 민족주 의와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꼴입니다. 그러나 이는 무의미한 거짓 대립입니다. ??인 식??과 ??재인식??은 민족과 국가를 나눠가진 채, 또는 공유한 채 근대를 특권화하는 지적 실천의 일환이었다고 보입니다. 그것은 역으로 근대를 공유한 채 국가와 민족을 선택적 으로 특권화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식??과 ??재인식?? 사이의 대립선은 ‘근대’와 ‘탈근대’를 두고 그어져 있습니다. ??재 인식??에는 탈민족주의적이고 탈근대주의적인 지향을 담은 글이 여러 편 수록되어 있어 서, 언뜻 보면 ??재인식??에 실린 글 전체가 탈근대론을 지향하고 있는 것 같은 착시현상 을 일으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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