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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

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

정영목 (옮긴이)

뿌리와이파리·2005-03-05

  • 역사
  • KDC 2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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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문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애초에 어떻게 해서 남자들이 언제 어떤 전쟁을 할까 하는 문제에서부터 몇 시에 저녁상을 차리면 좋을까 하는 문제에 이르기까지 모든 문제를 결정하면서 지금처럼 세상을 통제하게 되었을까? 마치 우리의 문제들에 답변이라도 하듯이, 또 다른 문제가 머리를 내밀었다. 수백 년 동안 남자 아이 여자 아이 가릴 것 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남성 신이 우주와 그 안의 만물을 창조했고, 이어 자신의 형상을 따라 남자를 만들었고, 그런 다음에야 뒤늦게 생각이 난 듯이 남자가 하는 일을 유순하게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서 여자를 창조했다고 가르쳐 온 사회에서 우리가 달리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남편을 위해 남편의 몸으로 만들어졌으며, 또 머지 않아 인류의 타락의 원인이 될 여자 이브의 이미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모든 여자의 이미지가 되었다. 애초에 어떻게 해서 이런 관념이 생겨났을까? 기독교나 유대교나 이슬람교를 따르는 사회에서는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뱀의 말에 귀를 기울여 금지된 열매를 먹고, 이어 아담에게도 같은 일을 하도록 유도했다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어린 시절에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맛있는 열매를 먹은 이 행위 때문에 낙원을 잃었다고, 아담과 이브, 결국은 모든 인류가 이 축복과 만족의 고향으로부터 추방당했다고 배운다. 우리는 또 이런 행위의 결과 하느님이 나서서 여자가 남자의 지배에 복종해야 한다고 선포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남자는 그때 신으로부터 여자를 다스릴 권리를 선사받았던 셈이며, 이것은 신의 명령에 따라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불변의 권리처럼 여겨진다.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추방당했다는 것은 새로운 소식도 아니건만, 오늘날의 여성에게 현대에 일어난 어떤 일보다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유대-기독교 신앙의 가치와 도덕(심지어 우리 현대 문명의 가장 세속적인 측면에까지 깊이 침투해 있다.)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여성의 평등한 지위를 얻기 위해 투쟁하다 보면, 이런 창조의 전설을 그 역사적 기원들에 이르기까지 철저하게 검토해 보는 것이 우리의 목적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일임을 곧 깨닫게 된다. 이 정보들을 통해 우리는 현대의 종교들이 여성 최초의―그리고 그 이후의 지속적인―억압과 예속에서 해 온 역할, 그리고 그렇게 된 이유를 파악할 수 있다. 인간의 발전에서 선사 시대와 역사 시대 초기에는 최고의 창조주를 여성으로 섬기는 종교들이 있었다. ‘위대한 여신’―‘거룩한 여성 조상’―은 기원전 7000년 신석기 시대 초부터 서기 50년경 마지막 남은 여신 신전들이 폐쇄될 때까지 예배의 대상이었다. 어떤 학자들은 여신 숭배가 후기 구석기 시대인 기원전 25000년경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추정하기도 한다. 반면 보통 ‘태초에’ 일어난 것으로 여겨지는 성경의 사건들은 실제로는 역사 시대에 일어났다. 대부분의 성경학자들은 헤브라이-기독교의 신 야훼―더 익숙한 이름은 여호와―의 첫 예언자 아브라함이 빠르면 기원전 1800년경, 늦으면 1550년경에 살았다고 보고 있다. 가장 의미심장한 일은 수천 년 동안 이 두 가지 종교가 동시에, 그것도 이웃해 사는 민족들에게 공존해 왔다는 것이다. 고고학?신화학?역사학적 증거들은 모두 여성 종교가 결코 자연스럽게 사그라진 것이 아니라, 남성 신들을 최고로 받드는 신흥 종교 옹호자들이 수백 년에 걸쳐 지속적으로 박해하고 탄압한 결과 말살되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신흥 종교로부터 아담과 이브의 창조 신화와 실낙원 이야기가 나왔다. 지혜롭고 용맹한 여성 창조주를 섬기던 사회의 여자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훗날 남성 종교의 옹호자들은 왜 이전의 신앙들을―심지어 그 기억마저―그렇게 격렬하게 탄압했을까? 아담과 이브의 전설이 함축한 진정한 의미는 무엇일까? 그것은 언제, 왜, 씌어졌을까? 이 문제들에 대하여 필자가 발견한 답들이 이 책의 내용을 이룬다. 여자들의 의식(儀式)에 대한 탄압의 이야기인 『하느님이 여자였던 시절』은 인간의 타락과 실낙원에 관한 유대-기독교 신화를 낳은 역사적 사건과 정치적 태도를 설명하기 위해 씌어진 것이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왜 그런 낙원 상실의 책임을 여자 이브에게, 그리고 그 이후로 모든 여자에게 무겁게 떠안겼는지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씌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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