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작가의 말 콩닥콩닥 두근두근 어리다고 해서 인생이 없는 것은 아니지요. 인생이란 간단히 말해서 ‘살아가는 일’을 뜻해요. 어린 시절, 내 인생은 속이 좀 상한 편이었지요. 키가 적당히 크지 않고 지나치게 컸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예쁜 옷도 신발도 사 신을 수 없었어요. 그런데다가 아이들은 대개 비슷한 키와 몸집을 가진 또래 아이를 친구로 삼아 친구가 별로 없었지요. 홍점이 말고는요. 그래서 혼자 노는 버릇이 붙은 듯해요. 나무토막의 네 귀퉁이에 못을 박아 밥상이라며 소꿉놀이를 했지요. 테가 부서진 바구니를 들고 개울로 나가 물고기를 건져 올렸고요. 겨울이면 종이로 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띄웠어요. 여러 가지 놀이 중에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물고기 잡기였어요. 꼬리지느러미를 살랑살랑 흔들며 헤엄쳐 다니는 송사리들이 내게 함께 놀자며 꾀는 듯했어요. 물고기들은 헤엄쳐 돌아다니다 이따금 몸을 옆으로 눕히곤 했는데 그때마다 반짝이는 비늘이 눈부셨어요. 삼학년이 되어 난 오학년인 언니 반의 석재혁 오빠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재혁 오빠가 벗어놓은 운동화만 보아도 가슴이 두근거렸지요. 나와 같은 반인 석경옥의 오빠이기도 한 재혁 오빠가 나를 좀 알아봐 주었으면 했어요. 키만 큰 여자아이가 아니라 노래도 잘 부르고 그림도 잘 그리는 아이로요. 재혁 오빠의 말 한 마디로 하늘에 둥둥 떠오르는 기분이었다가 반대의 기분이 되기도 했어요. 걸핏하면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요. 세월은 마치 바람을 탄 구름처럼 흘러갔어요. 어느 때는 뭉게뭉게, 어느 때는 쏜살같이 달려갔어요. 이제 나의 인생은 어리지 않지요. 어른이 된 나는 어린이들에게 ‘오로지 공부에 온 정신을 쏟아라’라고 말하지 않아요. 그렇게 되면 철 따라 변하는 하늘, 산, 나무, 들꽃 등의 아름다움을 놓치고 말 테니까요. 남자 친구, 또는 여자 친구를 좋아할 겨를도 없고 말 테니까요. 여러분의 어린 인생이 밝게 빛나길 바랄게요. 이상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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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작가의 말 4 벙어리 저고리 9 석재혁 오빠 23 고쳐 쓴 낙서 35 뱀아, 용서해 줘 47 도둑질 61 예술가의 저울 75 나 때문이야! 91 흰 구름이 두둥실 103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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