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머리말 필자는 2003년 3월에 ??전통연행예술과 인형오브제??라는 제목의 책을 내면서 약속한 것이 있다. ‘개별 인형연행에 대한 미시적 연구’, ‘인형연행의 역사적 연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인형문화전통의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스스로의 다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십여 년이 흐른 후, 본 연구를 통해 그 약속을 어느 정도는 지킨 것 같아 다행스럽다. 물론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인형연행의 문화전통에 대한 십여 년간의 모색을 본 연구로 일단락 짓기로 한다. 본 연구는 그동안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통적 인형연행을 대상으로 했다. 본 연구를 위해 필자가 선차적으로 수행한 것은 인형연행이라는 개방적이고 확장된 개념의 설정이었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인형극과는 다른, 보다 개방적이고 확장된 개념의 설정은 필자에게 새로운 연구 과제를 제시했다. 그동안 무시하거나 인식하지 못했던 대상들을 눈에 들어왔고, 그 대상들을 체계적으로 정리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대상들을 관통하는 이면의 그 무엇에 대한 탐구 욕구가 생긴 것이다. 그렇게 필자에게 제시된 연구 과제는 보다 구체화되어 본 연구의 목적이 되었다. ‘인형연행의 다양한 양상을 문헌 자료와 현장에서 확인’하고, 그 ‘통시적 흐름 혹은 전통을 체계적으로 기술할 방법을 모색’하며, ‘인형연행의 문화전통 전반에 흐르는 어떤 핵심적 동인을 추론’하는 연구가 진행된 것이다. 3가지로 정리된 본 연구의 구체적인 목적을 위해, 필자는 크게 3부로 구성된 목차를 설정했다. 1부 ‘인형연행의 존재 맥락과 그 양상’, 2부 ‘인형연행의 전통을 기술하는 몇 가지 방향’, 3부 ‘인형연행의 문화적 기반과 인간의 욕망’ 등으로 목차를 구성하고 연구를 수행한 것이다. 3부로 구성된 목차는 그 자체적으로 긴밀하게 연관된다. 1부에서 다양한 인형연행의 양상을 조사하고 정리한 후, 2부에서 인형연행의 다양한 양상을 통시적 흐름 혹은 전통의 차원에서 체계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3부에서 그 통시적 흐름 혹은 전통을 관통하는 핵심 동인을 추론하는 유기적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여 결론에 이르는 본 연구의 전반적인 논의 과정은, 서론과 결론에서 자세하게 정리되었기에 굳이 반복하지는 않는다. 다만 필자 나름대로 도달한 지점, 혹은 인형연행에 대한 연구를 일단락 짓는 경계 지점에서의 중간 결론 정도는 밝혀야 할 것 같다. 인형은 스스로 말을 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한다. 인간 연행자의 조종을 통한 움직임은 투박하다. 인간 연행자의 목소리 연기를 통한 발화 역시 자연스럽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인형연행은 오랜 기간 존재해 왔고, 앞으로도 존속할 것이다. 그것은 인형연행이 인간의 일탈적 욕망과 초월적 욕망을 구체적으로 드러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벗어난 자연적 존재의 파격적 모습을 드러내려는 예술적 욕망’과 ‘초자연적 존재를 마음대로 하려는 주술적 욕망’이 인형연행 속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것이다. 연행 속에서 인형은 인간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는 것을 능히 해낼 수 있다. 인형연행이 갖는 너른 표현의 가능성은 거의 제한이 없다. 인간이 상상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들을 연행인형은 능히 해낸다. 더구나 그 너른 가능성 속에서 여러 표현들의 교배가 이루어지며, 상상 그 이상의 표현까지도 가능한 것이 인형연행이다. 따라서 인형연행은 상상력의 바다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인형연행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그리고 미래에도 언제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무제한의 상상력과 그 실현이다. 이는 인형연행이라는 장르가 새로운 상상력 훈련의 발전소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동시에 인형연행에 대한 연구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필자가 도달한 이 생각을 체계적이면서도 논리적으로 풀어가는 데에는 2003년에서 2010년 사이에 여러 학술지를 통해 발표한 논문들이 적절하게 활용되었다. 본 연구를 진행하는 데 근간이 된 논문들을 각 부와 장별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부 1장 ?조선시대 제의적 연행 인형 연구?(??한국민속학?? 37, 2003. 6) 1부 2장 ?토박이 광대패 인형극의 전승 양상?(??구비문학연구?? 20, 2005. 6) 2부 1장 ?인형극의 역사적 전개 양상?(??연희, 신명과 축원의 한마당??, 국사편찬위원회 편, 2006. 10) 2부 2장 ?인형연행사 기술의 새로운 모색?(??공연문화연구?? 19, 2009. 8) 2부 3장 ?인형연행 속 ‘낯선 표현’의 산출 기반과 그 통시적 향방?(??구비문학연구?? 30, 2010. 6) 2부 4장 ?한ㆍ일 ‘발인형연행’의 양상 비교와 그 형성 과정?(??비교민속학?? 36, 2008. 8) 3부 1장 ?‘연행 인형’을 통해서 본 조선시대 사람들의 인형 인식 양상?(??구비문학연구?? 19, 2004. 12) 3부 2장 ?전통인형연희의 연행 방식 연구?(??한국민속학?? 43, 2006. 6) 인형연행의 문화전통이라는 본 연구의 지향에 맞춰, 이미 발표된 필자의 논문들이 수정되고 보완되었다. 독립적이면서도 완결성을 갖는 하나의 연구로 구성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논지에 있어서는 저본이 된 논문들과 큰 차이가 없다. 이는 본 연구가 2003년 이후부터 장기적으로 모색해 온 결과물임을 말하는 것이다. 2003년 3월에 필자는 또 하나의 다짐을 했었다. ‘조사하고 연구하는 학문적 광대’가 되겠다는 선언을 한 것이다. 여기에는 적극적인 추임새와 격렬한 논쟁이 이루어지며 출렁거리는 학문판에서 적극적으로 필자의 생각을 펼쳐보겠다는 의지가 함축되어 있었다. 되돌아 본 십여 년 동안 필자는 열심히 조사하고 연구했다고 자부한다. 그 과정에서 좋은 학문적 벗들도 만났다. 흥청거리면서도 긴장감으로 가득 찼던 서대문에서의 굿 공부 모임과, 항상 밤을 새우는 격렬한 논쟁으로 점철된 사당에서의 민속 공부 모임에서 필자는 좋은 벗들을 만났다. 그들을 만난 것은 커다란 행운이었다. 그들은 필자를 자극했고 나태해지지 않도록 했다. 하지만 인형연행 연구와 관련해서는 기대했던 만큼의 반향이나 논쟁은 없었다. 민속학 차원에서는 이러저러한 논란이 있었지만, 인형연행 연구와 관련해서는 잠잠했다. 인형연행 연구와 관련해서는 격렬한 논쟁은 물론이고, 적극적인 추임새가 행해졌던 기억을 필자는 갖고 있지 않다. 인형연행과 관련한 필자의 모색들을 성실한 연구였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것은 나만의 성실함이고 모색이었던 것으로 자평한다. 학문이라는 것이 소통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할 때, 적어도 필자는 ‘혼자만의 세계에 머물러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고 자책을 해본다. 이제 필자는 인형연행의 연구와 관련한 적극적인 소통의 세계로 나아가려 한다. 그동안 필자는 반향이 있기를 기대만 하고, 기다리기만 했던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 자세를 바꾸려 한다.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것이다. 많지는 않았지만 그동안 이루어진 인형연행 관련 연구에 대해 적극적으로 추임새를 넣고자 한다. 그 추임새가 때로는 논란이 되고, 논쟁으로 비화되는 것을 필자는 피하지 않으려 한다. 필자의 태도 변화는 최근의 참여 관찰을 통해 새로운 면모와 가능성을 찾은 가면연행에도 해당된다. 인형연행과 가면연행을 포괄하는 전통연행의 연구 전반에 대하여 적극적인 추임새를 넣으려 한다. 인형연행의 문화전통 연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필자가 새롭게 하는 다짐이다. 사실 인형연행의 문화전통과 관련한 필자의 모색을 모아 하나의 저서로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은 3~4년 전부터 갖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다. 차일피일 미루며 몇 년이 지나갔다. 그러던 차에 한국연구원에서 좋은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2012년 한국연구원에서의 연구 지원은 필자의 나태함을 극복하게 하는 외적 자극이 되었다. 한없이 늘어지고 그러다가 시기를 놓치고 마는 오류를 범하지 않게 했다. 외부에서 채근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적어도 이번 연구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팔십여 권을 넘어서는 방대한 한국연구원의 한국연구총서 목록에 필자의 책이 누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2014년 12월 19일 허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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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머리말 서론 1. 개념 정의와 연구 배경 2. 연구 목적과 방법 제1부 인형연행의 존재 맥락과 그 양상 제1장 문헌에서 찾아낸 인형연행의 양상 1. 문제 제기와 논의 방향 2. 제의적 연행인형의 존재 양상 3. 제의적 연행인형의 기호 작용 4. 논의 정리와 이후 과제 제2장 현장에서 바라본 인형연행의 전승 양상 1. 가 선택된 까닭 2. 인형 제작 재료의 토착성과 인형 외양의 소박함 3. 연행자 수의 증가와 여성 연행자의 참여 4. 목소리 연기의 일인일역적 경향성과 토착적 연행술 5. 마을 공동체의 윤리 의식과 시각이 함축된 연행 내용 6. 전승에서 나타나는 토박이 광대패적 특징 제2부 인형연행의 전통을 기술하는 몇 가지 방향 제1장 인형연행의 역사적 전개 양상 1. 인형연행의 역사를 기술하는 시각 2. 고려 시대 이전의 인형연행 3. 고려 시대의 인형연행 4. 조선 시대의 인형연행 5. 인형연행의 시대별 특징 제2장 인형연행사 기술의 한 모색 1. 인형연행사 기술의 모색 2. 인형연행의 자료 정리와 분류 기준의 설정 3. 인형연행의 분류와 시대 구분 4. 내적 시대 구분에 따른 인형연행의 역사적 전개 과정 5. 새로운 인형연행사 기술 방식이 던지는 문제들 제3장 인형연행 속 ‘낯선 표현’의 통시적 향방과 그 사회?문화적 의미 1. 논의 방향 2. 인형연행에서의 ‘낯선 표현’ 3. ‘낯선 표현’이 낯설지 않은 이유 4. ‘낯선 표현’의 통시적 향방 5. ‘낯선 표현’의 통시적 두 양상의 사회?문화적 의미 6. 논의 정리 제4장 인형연행의 형성 과정에 대한 비교 문화적 접근 1. 개념 규정과 논의 방향 2. 의 독특함에서 찾은 논의 실마리 3. 한국 ‘발인형연행’의 형성과 양상 4. 일본 ‘발인형연행’의 양상 5. ‘발인형연행’의 한?일간 비교와 그 형성 과정 6. 논의 정리와 이후 과제 제3부 인형연행의 문화적 기반과 인간의 욕망 제1장 인형 인식의 두 양상과 그 문화적 기반 1. 머리말 2. ??조선왕조실록??을 통해서 본 인형 비유 3. 조선 시대 연행인형 인식의 양상 4. 인형연행 전 과정에서 드러나는 인형 인식의 두 양상 5. 연행인형 인식의 문화적 기반 6. 맺음말 제2장 인형연행 방식에 함축된 인간의 욕망 1. 전통인형연행의 연행 방식에 주목하는 까닭 2. 발화 연행의 다섯 유형과 그 양상 3. 움직임 연행의 다섯 유형과 그 양상 4. 인형연행 방식의 두 계통과 그 문화적 기반 5. 인형연행에 함축된 인간의 욕망 6. 맺음말 결론 1. 논의 정리 2. 이후 전망과 과제 참고문헌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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