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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하인리히

초록의 하인리히

고트프리트 켈러, 고규진

한길사

  • 문학
  • KDC 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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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우울한 삶을 보상하는 회상의 미학 고규진 (전북대 독문과) 1850년 5월 독일문학계에서 무명이나 다름없던 스위스 출신의 고트프리트 켈러는 두 번째로 독일에 체류하고 있던 베를린에서 그 도시의 유명한 출판업자에게 한 소설의 개요를 적어 보내며 출판을 상담한다. 우여곡절 끝에 이 소설은 1854년과 1855년에 걸쳐 총 4권이라는 방대한 분량으로 출판되었지만, 출판시장의 반응은 냉담하여 작가가 처해 있던 경제적 곤경을 구할 수 없었다. 작가는 작품의 실패와 함께 고향 취리히로 돌아와 15년 동안 공직 생활을 하다 은퇴한 다음, 환갑의 나이인 1879년부터 이 작품의 개정판을 출판하여 마침내 다음 해에 마침표를 찍는다. 30년 동안 작가의 업보였던 작품, 그러나 오늘날 스위스의 괴테로 추앙받게 만든 대작이 바로 여기에 소개되는 『초록의 하인리히』개정판이다. 1861년 마흔 두 살의 나이로 공직에 발을 들여놓음으로써 뒤늦게나마 안정된 삶을 찾을 때까지 그는 실패한 화가이자 경제적 무능력에 허덕이던 전업 작가로서 평탄치 못한 삶을 영위했다. 여성과의 사랑도 번번이 실패하여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는데, 거의 난쟁이 정도의 키가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작가의 내면세계의 콤플렉스와 살아온 삶에 대한 우울한 비관과 회한이 그의 시민적 삶의 방해요소가 되었던 것은 분명하다. 켈러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잃고 재혼한 어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불행하게도 열다섯 살 때에는 공업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이것으로 그의 정규교육은 끝이 난다. 이후 화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840년부터는 2년 동안 뮌헨에 체류하면서 화가의 길을 모색하였지만 곧 포기하고 작가의 길을 걷는다. 이 때 그는 주로 자연시, 정치적 소네트, 연애시, 연작시 등 다양한 장르의 시를 썼는데, 시인으로서의 데뷔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시집』(1846)은 1848년 시민혁명의 와중에서 주목을 끌지 못했으며, 독일 체류 동안 베를린에서 출판된 『신 시집』(1854)은 개인적, 문학적, 정치적으로 고립무원의 처지였던 까닭에 혁명 이후 독일 독자의 관심 밖에 있었다. 설령 켈러가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적인 애국 시인으로서 명성을 얻을 수도 있었겠으나 그것은 1848년 혁명기를 전후한 스위스 내에만 한정되었을 것이고, 독일어권 문단에서 뒤늦게나마 주목받게 된 것은 아무래도 서사작가로서의 유명세에 힘입은 바가 크다. 요컨대 켈러는 서정시인으로보다는 이후의 서사작품들, 즉 『초록의 하인리히』와 각각 다섯 편의 노벨레로 이루어진 『젤트빌라 사람들』 I, II부(1856/1874), 『일곱 개의 전설』(1872), 『취리히 노벨레』(1877), 『마르틴 잘란더』(1886) 등을 통해 서사작가로서의 명성을 쌓을 수 있었다. 아버지의 부재, 어머니와의 가난한 삶과 그로 인한 미래불투명성, 청소년기의 방황, 화가 수업의 실패, 하이델베르크 체류 시절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적 무신론과의 만남 등은 켈러의 산문문학의 밑그림과 배경이 되는 자전적 요소이다. 이러한 자전적 체험이 문학작품에서는 대개 아버지의 이상화, 어머니의 캘빈주의적인 금욕, 지체되는 사회화, 미적 상상세계에 경도되는 청소년기의 자유분방함,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 현세철학적인 무신론에 대한 성찰, 초기 자본주의의 상업주의적 현실과의 충돌과 그로 인한 좌절 및 욕망의 억압 등으로 형상화되어 표현된다. 이렇게 본다면 우선 전기적 사실들이 변형되고 승화되는 방식과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전기적 사실들을 결합시키는 작가의 심리적 소질을 자리매김하는 것이 켈러의 문학세계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통로가 될 수 있다. 『초록의 하인리히』는 자전적인 경험이 근간을 이룬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지만 초판과 개정판은 서술기법에서 큰 차이가 있다. 작품은 초판, 개정판 모두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하나는 소위 “청년시절의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청년시절의 이야기 이후의 일이다. 초판에서는 주인공이 화가 수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는 상황이 전지적인 3인칭 서술자에 의해 시작된 후, 곧 이어 주인공 하인리히에 의해 쓰인, 작품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시절의 이야기”가 1인칭으로 소개된다. “청년시절의 이야기” 이후 주인공의 체험은 다시 3인칭 서술자에 의해 진행된다. 반면 개정판에서는 “청년시절의 이야기”와 그 이후의 일도 1인칭 서술자에 의해 주도되어 있다. 『초록의 하인리히』의 개정판이 미학적인 측면에서 더 주목받는 이유는 액자소설의 기법으로 보기에는 현저하게 균형이 맞지 않는 초판의 문제점을 해결하여 형식적인 완결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내용상의 차이도 크다. 초판에서는 화가 수업을 축으로, 화가로서의 출세하려던 계획의 실패와 그로 인한 경제적 곤경, 현실 사회에 대한 환멸, 가족에 대한 죄의식과 어머니의 죽음이 계기가 된 젊은 나이의 자살이 내용상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작품의 형식적 완결성을 재고한 개정판에서는 초판의 기본적인 틀에 작가의 중장년기의 자전적 체험이 보태져 서술된 시간이 확장된 대신, 초판과 같은 이상적인 시민사회에 대한 강한 동경과 사회현실에 대한 직접적인 논박 등이 어느 정도 완화되어 있고 주인공도 자살하지 않고 살아남는다. 그러나 노년의 주인공의 정신적 인상은 어둡다. 그는 정신의 감금상태에서 우울하고 과묵한 관료로 살아갈 뿐이다. 요컨대 개정판에서도 주인공의 인생 유전을 통해 드러나는 것은 조화롭고 행복한 삶의 가능성이 아니라 위태롭고 혼돈스러운 세계 속에서 자아의 정체성 찾기에 실패한 한 인물의 우울한 체념이다. 일찍이 루카치는 『초록의 하인리히』에서의 주인공의 체념을 현실의 변용에 치중했던 동시대의 다른 리얼리스트들과는 구분되는 켈러의 소신 있는 리얼리즘을 증명하는 요소로 평가한 바 있었다. 자유의지를 통한 자아실현이 불가능해진 시대에서 유토피아적인 신기루는 단순한 도피만을 의미할 뿐이기 때문에, 체념만이 그 시대의 유일한 비상구였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총 4권 7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품은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서술시간에 있어서 큰 시차가 있다. “청년시절의 이야기”는 “나의 아버지는 아주 오래된 어느 시골 마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로 시작되어 어린 시절 사랑했던 연상의 여인 유디트의 미국 이민까지 묘사한 후 “나는 이제 내 삶의 첫 부분이 종결되고 다른 한 부분이 시작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3권 8장)로 끝나는데, 이러한 “청년시절의 이야기”를 쓰게 된 배경과 이유에 대해서는 한참이 지난 후 4권의 4장에 서술되어 있다. 화가로서 입신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와 살고 있는 독일의 도시에서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망이 암울한 경제적인 위기 상황과 역시 경제적 어려움에 방치되어 있는 어머니에 대한 죄의식은 주인공 하인리히로 하여금 자신의 처지와 내면을 보다 진지하게 성찰해보고 싶은 욕구를 일깨운다. 그는 자신이 살아온 과정과 자신의 존재를 생생하게 되돌아보고 싶은 바람에서 그때까지의 삶과 경험들을 쓰기 시작했던 것이다. “청년시절의 이야기”는 말하자면 자신의 과거에 대한 진지한 반추를 통해 자신의 현재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려는 인식론적 동기에서 시작된 것인데, 이러한 당초의 의도는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이 일에 착수하자마자 나는 비판적인 목적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예전에 나에게 기쁨이나 불만을 일으켰었던 모든 것에 대해 단순히 관조적인 회상에 몰두했다. 현재의 모든 근심은 사라지고, 그러는 동안 날이면 날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글을 썼거니와, 나는 근심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마치 아름다운 봄날에 오른편에는 오래 묵은 포도주 한 잔을, 왼편에는 갓 피어난 야생화 한 묶음을 놓아두고 정원을 향해 열린 방에 앉아 있는 사람 같았다. 나는 벌써 오래 전부터 나를 둘러싸고 있던 흐릿한 어둠 속에서 정말이지 청년기를 결코 살아보지 못한 것 같은 느낌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나의 손끝에서는 젊었던 시절의 활력적인 삶이 펼쳐졌고 이것은 (...) 나를 사로잡아 몰두하게 하였으며 때로는 더없이 행복하고, 때로는 깊은 회한의 기분을 들게 했다. 또한 3권 9장에서 “앞의 글을 쓴 지도 참 오래 되었다. 나는 그때의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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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하인리히 1 우울한 삶을 보상하는 회상의 미학|고규진 7 제1권 제1장 가문에 대한 찬미 29 제2장 아버지와 어머니 38 제3장 소년시절, 최초의 신학, 학교 걸상 50 제4장 신과 어머니에 대한 찬미, 기도에 대하여 60 제5장 메레트라인 69 제6장 신에 관한 그밖의 일들, 마그레트 부인과 그녀의 측근들 78 제7장 계속되는 마그레트 부인 이야기 88 제8장 어린아이의 범행 104 제9장 학교생활의 여명기 110 제10장 놀고 있는 어린아이 119 제11장 연극이야기, 그레트헨과 긴꼬리원숭이 128 제12장 독서광 가족, 거짓말하던 시절 141 제13장 무장(武裝)의 봄, 때이른 죄 152 제14장 허풍쟁이, 빚, 속물 어린아이 166 제15장 침묵 속의 평화, 최초의 적과 그의 몰락 176 제16장 무능한 교사, 못된 학생 188 제17장 어머니, 자연으로의 도피 199 제18장 일가친척 206 제19장 새로운 생활 216 제20장 직업에 대한 예감 226 제21장 안식일의 목가(牧歌), 선생님과 그의 딸 235 제2권 제1장 직업의 선택, 어머니와 조언자들 253 제2장 유디트와 안나 261 제3장 콩더미 속의 로맨스 270 제4장 죽은 자의 춤 281 제5장 일의 시작, 하버자트와 그의 작업장 291 제6장 사기꾼 307 제7장 6장의 연속 316 제8장 다시 봄 323 제9장 철학자와 소녀들의 전쟁 344 제10장 정자(亭子) 법정 353 제11장 신앙을 위한 노력 362 제12장 견진성사 의식 379 제13장 사육제의 야외극 389 제14장 텔 399 제15장 식사 중의 대화 407 제16장 저녁 풍경, 베르타 폰 브루넥 421 제17장 승려들 429 제18장 유디트 441 제3권 제1장 일과 명상 제2장 기적 그리고 진짜 스승 제3장 안나 제4장 유디트 제5장 스승과 제자의 어리석음 제6장 병든 자와 살아 있는 자 제7장 안나의 죽음과 장례식 제8장 유디트도 떠나다 제9장 작은 양피지 제10장 두개골 제11장 화가들 제12장 다른 사람들의 연애 제13장 또다시 사육제 제14장 어릿광대들의 결투 제15장 우울증 제4권 제1장 일과 명상 제2장 기적 그리고 진짜 스승 제3장 안나 제4장 유디트 제5장 스승과 제자의 어리석음 제6장 병든 자와 살아 있는 자 제7장 안나의 죽음과 장례식 제8장 유디트도 떠나다 제9장 작은 양피지 제10장 두개골 제11장 화가들 제12장 다른 사람들의 연애 제13장 또다시 사육제 제14장 어릿광대들의 결투 제15장 우울증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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