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엮은이의 말 우선 ‘죽여주옵소서’라는 다소 이례적인 술어를 제목으로 삼은 것은, 수록 시편의 제목이기도 하지만, 선생께서 부선망(父先亡)의 장남으로 단신 월남한 이래 어머님과 고향을 향해 지니셨던 심정이 그 한마디에 담겨 있다는 유족들의 말씀을 무겁고 아프게 여겼기 때문이다. 기구한 나라와 겨레의 처지를 어찌하지 못한 채 세월을 허송했다는 자책과 어머니께 매를 청하는 뼈아픈 참회가 어찌 선생만의 몫이겠는가. 책 속의 시편을 따로 찾아보아주시기를 아울러 부탁드린다. 『김규동 시전집』(창비 2011)에서 50편을 고르는 작업은 엮은이들이 맡았고, 유족과의 협의를 거쳐 생전에 남다른 인연이 있으셨던 30여분께 그중 한편씩을 택해 추모와 감상의 글을 붙여주실 것을 부탁드렸다. 선생의 연보는 전집에 실린 ‘자술연보’를 다시 살리기로 했다. 원고 수습과 제작과정은 창비가 맡아주었고, 소요되는 일체의 경비는, 행여 주변에 폐를 끼칠세라 유족들께서 앞장서 도맡아 나서주셨다. 더하여 임철규 선생이 평문의 재수록을 허락해주셨으며, 문단 어른들의 자상한 자문과 한국작가회의 시분과위원회의 조력이 큰 힘이 되었다. 김규동 선생의 생애(1925~2011)에는 태생지인 두만강가 종성(鍾城) 행영(行營)마을과 경성(鏡城) 학창시절의 눈보라가 스며 있고 북간도와 만주가 묻어 있다. 해방과 전쟁, 분단과 이산이 있고, 북의 평양과 남의 서울이 있고, 모더니즘과 리얼리즘, 서구적인 것과 민족적인 것이 배어 있으며, 또한 현실정치의 우와 좌가 선생의 생애 한켠을 스쳐간 바도 있다. 한반도 100년의 방황과 좌절의 거의 모든 좌표들을 망라하고 있는 셈이다. 이제 5주기를 당하매, “그저 열댓편 빼면 내 시 더 볼 것 없어요” 겸손하시던 함경도 억양의 맑은 음성이며, “시위장 같은 데서 가끔 만나면/불쑥 호주머니에 쑤셔 넣어주시던/김규동 선생의 백양담배 한 갑”(황명걸 시 「점등사」)의 온기가 새삼 그립고 안타깝다. 48년 김일성대학 학생의 신분으로 이남에 내려온 이래, 선생은 살얼음 딛듯 60여년을 사셨다. 그러나 만년에 들어 몸이 점점 작아지고 등도 굽으시는 대신, 갈수록 얼굴은 소년처럼 맑아지시던 것을 누구나 따뜻하게 기억하고 있다. 아아, 대체 언제나 선생의 위패를 모시고 두만강변 고향을 찾아, 고목이 되었을 그 ‘느릅나무’ 아래 차일을 치고 이웃들께 더운 술 한잔을 대접해볼 것인가. 2016년 9월 김정환·김사인 삼가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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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 말 김정환 김사인 Ⅰ. 시의 기억_추모산문 시집 『나비와 광장』 1955 「나비와 광장」 김광규 「전쟁과 나비」 마종기 「전쟁과 나비」 문덕수 「고향」 맹문재 시집 『현대의 신화』 1958 「곡예사」 이시영 「밤의 신화」 박철 시집 『죽음 속의 영웅』 1977 「한 시대」 민영 「희망」 김병익 「북에서 온 어머님 편지」 염무웅 시선집 『깨끗한 희망』 1985 「송년」 도종환 「분단」 이승철 「달아오를 아궁이를 위한 시」 김종해 시집 『오늘밤 기러기떼는』 1989 「형벌」 이근배 「오늘밤 기러기떼는」 강형철 시집 『생명의 노래』 1991 「어머님의 손」 고은 「찾지 말아요」 김종길 「찾지 말아요」 김후란 「김광섭」 백낙청 「잡설」 구중서 시집 『느릅나무에게』 2005 「아침의 편지」 이동순 「느릅나무에게」 현기영 「두만강에 두고 온 작은 배」 윤정모 「아, 통일」 김준태 「누님」 김사인 「기억 속의 비전」 최원식 「죽여주옵소서」 백기완 「하늘 꼭대기에 닿는 것은 깃대뿐이냐」 최두석 미간 시편 2006-2010 「유년」 김명수 Ⅱ. 평론 1950년대 ‘모던보이’ 김규동, 그리고 그의 ‘귀환’ _임철규 Ⅲ. 시인의 모습 김규동 시인 연보 감사의 글_김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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