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신자유주의 무차별 폭력에 어떻게 할지 몰라 눈만 휘둥글린 채 주저앉은 우리에게 놀라운 통찰력과 동시에 가슴 벅찬 희망을 다시금 품게 해 준 Lenz Taguchi의 저서 『Going Beyond the Theory/Practice Divide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Introducing an intra- active pedagogy』?와의 만남은 그야말로 깜깜한 숲에서 작은 호롱불의 빛을 발견한 길 잃은 나그네가 갖는 기쁨과 환희 그 자체였다. 인식과 행위, 이론과 실제, 학습과 놀이, 인간과 물질, 다양성과 규범 등 끊임없는 ‘편 가르기’로 서로의 우월성만을 내비치는 데 전념해 온 우리로 하여금 Lenz Taguchi는 ‘편 가르기’를 멈추고 그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할 것을 요청한다. 즉, ‘진짜 유아’, ‘진짜 지식’, ‘진짜 발달’ 찾기를 그만두고 협력적 혁신과 창조를 선택할 것을 권한다. 지난 10년간 우리는 국가교육과정, 책무성, 평가 등의 미사여구로 포장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 유아의 삶을 송두리째 날려 버리는 모습을 목격하였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우리가 엄청난 우를 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왜 처음부터 강력하게 반대하지 못했을까?”, “이렇게 한순간에 무너질 줄 정녕 몰랐던가?” 정치적 갈등과 혼란만을 남긴 채 쓰나미가 지나간 바닷가 해변처럼 온갖 평가서류, 잡동사니로 가득 차 상처투성이가 된 유아 삶의 터전인 교실을 바라보면서 유아교육의 한 일원으로 최선을 다하지 못한 회한과 후회의 감정은 우리 역자들을 한자리로 불러 모았다. 그리고 우리는 그 자리에서 이 책의 저자인 Lenz Taguchi를 만났고, 그녀를 통해 페미니스트 과학자인 Barad와의 첫 만남을, 또 Deleuze와 Gattari와 재회를 하게 되었다. 이 모든 마주침으로 우리는 신자유주의에서 받은 상처를 회복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살아갈 유아와 예비유아교사를 위한 운동과 실험을 즐길 마음을 갖게 되었다. 두 상이한 방향인 다양성과 규범 사이에서 갈등을 열어 둔 채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능숙하게 파도 탈 수 있는 바가 우리가 가질 수 있는 최대의 희망이라고 밝히면서, Lenz Taguchi는 새로운 관계의 교육인 다소 생소한 내부작용의 교육(intra-active pedagogy)을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소개하고 있다. 내부작용의 교육이란 단순히 사람들끼리의 관계나 사람의 내적 관계를 넘어서서 모든 살아 있는 개체와 물질 간의 관계로 나아가고자 함이다. 즉, 행위주체성에 대한 인간의 독과점적 지위를 내려놓고, 물질의 그것 또한 인정하면서 물질과 주체성 사이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이런 교육 활동을 통해 실천을 가시화하고 물질화하면서 새로운 이해를 창출하고 실제를 풍부하게 만들고자 한다. Lenz Taguchi는 자신이 주장한 내부작용의 교육을 논의하기 위해 제1장과 제2장에 거쳐 이론적 기반으로 질료와 담론의 이분법적 사고에 대한 비판과 더불어 내부작용의 핵심 용어인 되기(becoming)와 이기(being)에 대해 실례를 들어 풀어낸다. 이어서 제3장에서는 내부작용 교육을 일어나게 할 연구도구인 교육적 기록작업(documentation)에 대해, 제4장에서는 유아 앎의 과정을 중심으로 기록작업이 방법론적으로 활용된 사례들을 엮어낸다. 제5장과 제6장에서는 이 내부작용의 교육을 교사교육기관으로 옮겨 예비유아교사들이 수학과 학문적 글쓰기를 어떻게 내부작용적으로 배우게 되었는지를 보여 준다. 마지막으로 제7장에서는 내부작용의 교육과 관련하여 정치적 및 윤리적 이슈를 논의하면서 윤리적 존재론적 인식론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렇게 물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내부작용의 교육을 풀어낸 이 책은 아이러니하게도 독자들이 읽기에는 매끄럽지 않을 수 있다. 번역에 참여한 우리 역자들이 그러했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기존 인식체계와는 전혀 다른 이해방식과 생소한 용어들로 읽는 과정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들과 내부작용하는 가운데 우리는 그것이 향하고 있는, 가리키고 있는 그 새로움을 찾아내면서 함께 기뻐하였다. 이 책을 읽을 유아교육 구성원들 또한 이런 기쁨을 맛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기쁨이 우리 유아들의 ‘도둑맞은 삶’을 되돌려 놓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앞서 밝혔듯이 Lenz Taguchi와의 만남은 뜻밖의 선물이었다. 현실의 암울함에 좌절하면서도 이를 해결해 보고자 몸부림치는 유아교육자들에게 그녀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던져주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새로움은 항상 생성되고 있어요, 그리고 여러분도 할 수 있어요, 우리도 했으니까요.” 늘 그러하듯이 번역과정은 쉽지 않은 협력적 혁신과 창조과정이었다. 그 과정을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마무리 짓게 해 준 창지사의 지원에 감사드린다. 그리고 유아교육 번역자 되기 과정에 있고, 또 계속하기를 바라는 번역에 참여한 10여 명의 유아교육자들의 겁 없는 용기의 행진이 이어지를 희망한다. 아울러 이 행진에 유아교육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두 팔 벌려 초대하고자 한다. 2017년 12월 번역에 참여하면서 들뢰즈를 공부한 사람들 씀
목차펼치기접기
●?들뢰즈와 내부작용 유아교육:?이론과 실제 구분 넘어서기 ?3 ●?출판시리즈명:?Contesting Early Childhood ?5 ●?역자 서문 ?7 ●?출판시리즈 편집자의 말 ?11 ●?감사의 글 ?30 ●?서문 ?32 CHAPTER 1 이론/실제 및 담론/질료의 구분을 넘어서 ?63 CHAPTER 2 존재론적 인식론에서 배우기와 되기 ?100 CHAPTER 3 교육적 기록작업의 도구 ?130 CHAPTER 4 내부작용 교육과 이중 운동 ?171 CHAPTER 5 유아교사교육의 이분법적 실제 넘어서기 ?209 CHAPTER 6 혼종-글쓰기 과정: 학문적 글쓰기에서 이론/실제의 흑백논리 넘어서기 ?241 CHAPTER 7 유아교육을 위한 내재성의 윤리와 잠재성의 윤리 ?271 ●?참고 문헌 / 300 ●?색인 / 314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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