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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TV를 켜다: 마르크스주의 미디어 연구의 쟁점과 전망

마르크스, TV를 켜다: 마르크스주의 미디어 연구의 쟁점과 전망

마이크 웨인 (지은이), 류웅재‧김수철‧이희은‧이영주‧성민규 (옮긴이)

(도서출판)한울·2013-07-15

  • 사회과학
  • KDC 3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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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옮긴이 서문 다시 마르크스를 호출하는 시대의 마르크스주의 미디어 연구 언제부터인가 그리고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마르크스와 그의 지적 유산은 어느 누구도 좀처럼 말하지 않게 되었거나 최소한 공적 담론의 영역 내에서 공공연히 외면되어오던 주제였다. 한때 한국 사회에서는 마르크스란 이름을 호명하거나 ??자본론??, ??경제학-철학 수고??, ??정치경제학 비판??, 또는 ??독일 이데올로기?? 등 그의 저작을 소지하는 것이 곧바로 이적이나 범법, 혹은 불온함의 상징이었고, 그로 인해 신체적, 사회적, 법적 제약을 감내해야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이 시기에는 오히려 마르크스의 주장이 일종의 교리와도 같이 세상을 구원해줄 어떤 것이라는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아우라aura가 있었다. 이는 역설적으로 마르크스의 현실적 유용성, 또는 사회적 실천에 지침이 되는 이론으로서의 잠재성이나 기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일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심화, 혹은 신자유주의로 명명되는 시대적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서 이런 신비감이 소멸됨은 물론, 그의 진지한 문제제기와 이론마저도 현실 설명력과 적용력을 상실한 구시대의 유물로 여겨지고는 한다. 특히 지난 세기 말, 그의 이론을 현실 운용의 원리로 차용한 정치경제 체제의 급격한 몰락은 이후 ‘역사의 종언’이나 ‘이데올로기의 종언’ 등의 담론에 의해 자본주의의 항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승리로 선언적으로 자축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의 붕괴와 소련의 해체, 최근 G2라는 용어가 상징하듯이 세계무대에서 중국의 급부상과 시장개방 등 일련의 사건은 특정한 양식의 자본주의와 이에서 파생하는 세계화, 개인주의, 소비주의, 민영화, 시장화, 효율성, 경쟁 등의 이데올로기 및 담론정치를 보편화하고 일정 부분 공고화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2007년 시작된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의 주요국 및 미국 뉴욕 등 세계적 대도시의 시위에서 촉발된 전 지구적 금융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한 광범위한 이의 제기는 오래전 자본의 위험과 방종에 대해 설득력 있게 경고한 마르크스와 그의 사상을 다시 한 번 주목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1930년대와 1970년대의 대공황에 비견해도 좋을 작금의 세계 경제위기, 그리고 이에 연동하는 정치와 문화의 영역에서 새로운 처방이 필요한 때에 마르크스의 진단이 그의 사후 13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인류 역사의 발전과정에 대한 마르크스의 설명이나 사용가치, 교환가치, 잉여가치 등의 개념은 주류 정치학이나 경제학의 관점에서 볼 때 논란의 여지가 있고, 변화하는 시대를 적실성 있게 설명하기에는 부적합한 낡은 틀이라는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마르크스의 작업을 통해 그가 제시한 일련의 개념과 이를 풀어내는 틀거리가 현재의 정치경제적, 그리고 구조적 모순뿐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와 문화, 인간의 존재조건과 관계의 문제들에 대한 숙고와 전향적 논의에 일종의 실마리를 제공해줄 수 있으리라는 근거 있는 믿음을 얻게 된다. 이는 마르크스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 무수한 사회문화적 맥락을 포함한 현실에 대한 진지하고 비판적인 논의에서 자연스럽게 그의 아이디어와 이미지가 소환되거나 중첩되는 데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커뮤니케이션학의 주요 쟁점인 미디어 공공성, 전 지구적 미디어와 정보의 확산, 대중문화의 상업화, 노동의 유연화, 다문화 사회, 명품과 몸에 대한 관심, 테크놀로지의 발전과 부작용, 정치경제적 변동과 미디어의 역할 등은 마르크스가 이미 오래전에 논구했거나 죄르지 루카치, 안토니오 그람시, 루이 알튀세르, 허버트 마르쿠제, 테오도어 아도르노, 발터 벤야민, 위르겐 하버마스, 레이먼드 윌리엄스, 스튜어트 홀, 장 보드리야르, 질 들뢰즈, 프레드릭 제임슨, 에르네스토 라클라우, 샹탈 무페, 슬라보예 지젝, 안토니오 네그리, 데이비드 하비, 지그문트 바우만 등 그의 지적 전통을 계승하는 후학들에 의해서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흐름은 수용자와 미디어 효과 등 현재 무엇이 일어나고 있고, 이를 토대로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를 예측하거나 통제하는 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학에서 요구되는 비판적 연구의 새로운 방향은, 언론 혹은 방송환경이나 커뮤니케이션 테크놀로지의 급격한 변화의 양상 속에서도 좀처럼 쉽게 변하지 않는 ‘보편성의 정치’와 오늘날의 현실에 일정 부분 조응하는 기존 비판적 패러다임의 공리 및 전제에 어떻게 인식론적이며 실천적으로 천착하느냐의 문제와 관련된다. 이런 점에서 마이크 웨인Mike Wayne의 ??마르크스, TV를 켜다Marxism and Media Studies??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연구의 핵심적이며 성찰적인 과제들을 마르크스주의적 시각에서 방송 산업의 소유와 집중, 독점과 경쟁, 자본주의 위기, 공론장 등으로 범주화해 이론적, 경험적, 역사적으로 확대하고 심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기존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의 비판적 연구에서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접근은 대부분 방송의 소유와 통제 등 주로 산업적이거나 제도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강했다. 이 책의 미덕은 이러한 주제들을 무게 있게 다루면서도, 동시에 비판적 연구의 고전적이며 이론적인 논의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실을 설명하거나 밝게 비추는 방식으로 활용하고 분석한다는 데에 있다. 나아가 이러한 이론과 개념 적용의 범위를 미시적이고 일상적인 부분에까지 솜씨 있게 확장시키며 현실 분석 및 적용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는 견지에서 일정한 차별성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책은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에서 기인하는 위기와 내파의 징후는 물론, 전 지구적 층위에서 신자유주의 체제가 야기하는 일련의 문제들을 사회, 문화의 영역에서 적절하게 진단하는 틀을 제공해주고 있다. 나아가 이러한 거시적 담론과 의제를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경험적 사례들을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하고 검증함으로써 방송과 영상 미디어를 둘러싼 다양한 현상과 효과가 사회와 문화의 영역을 포함한 우리의 일상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또 이를 어떻게 ‘낯설게 보기’ 하는 가운데 개선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한 시대적 화두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글로벌 자본주의와 관련된 위기의 징후들이 여기저기서 드러남과 더불어 이를 대안적으로 상상하기 위한 비판적 이론과 시각에 대한 관심이 국내외에서 높아지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연구 분야에서도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에 따라 다양한 사회 현상-사회운동, 권력구조, 민주주의, 지적 재산권 등-들과의 관계에 대한 정치한 분석과 조망을 충족시키는 비판적·대안적 시각 및 논의들에 대한 요구가 증대하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마이크 웨인은 미디어 정치경제학적 시각을 차용해 포스트포드주의Post-Fordism 이론과 독점자본주의 이론 간의 긴장과 공모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현재 방송 미디어가 독점과 경쟁을 미디어 상품의 생산, 분배, 소비의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시켜 나가는지 실증적으로 논의한다. 예를 들어, 디즈니 사의 자사 미디어 기업들에 대한 소유권 통제와 자본 집중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거대기업에 내재화되고 있는 독점자본주의의 특성을 분석하는 데 매우 흥미롭고 유용한 사례이며 창의성, 민주적 기업경영, 사회적 협력 등과 같은 일반화된 개념들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에 도움을 준다.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 이른바 ‘객관성’ 주장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가운데, 미디어산업이 만들어내는 지식과 규범과 사회적 관심사들에 대한 미디어 이용자들의 창의적이며 비판적인 거리두기 방식에 대해 탐색한다는 점이다. 또한 마르크스의 주요 개념과 분석 대상인 사용가치, 교환가치, 소외, 물신 숭배, 토대와 상부구조, 국가 등에 대해서도 다양한 사례를 들어 흥미로운 논의를 하고 있다. 이를테면 저자는 최근 뉴미디어 산업의 발전을 자본주의의 내재적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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