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을 내면서아시아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변화에 대한 비교사회적 연구아시아 민주화는 사회불평등 구조에 어떤 변화를 동반했는가조희연(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사회학·민주주의연구소 소장) 박은홍(성공회대 사회과학부 교수·정치학) 이홍균(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연구위원·사회학) 1. 한국 및 아시아의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분석의 문제의식과 틀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민주주의와 사회운동연구소에서 개칭)는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복합적 갈등과 위기에 대한 아시아 비교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차년도의 결과는 ??복합적 갈등 속의 한국 민주주의??와 ??복합적 갈등 속의 아시아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2008년에 출판되었고, 2차년도 연구 성과가 이번에 ??한국 민주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동학??과 ??아시아 민주화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동학??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에 이르렀다. 1차년도에 펴낸 두 권의 책에서는 한국과 아시아에서의 정치적 독점의 변형(통상적인 의미의 정치적 민주화 과정)을 연구했다. 이번 2차년도의 연구에서는, 정치적 탈독점화가 진행되면서 실질적으로 사회경제적 평등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차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리고 그러한 변화 과정에 작용하는 요인들은 어떤 것이며 그 요인들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가를 분석하고자 했다. 다층적인 탈독점화로서의 민주화 1차년도의 연구는 ‘다수자 통치로서의 민주주의를 소수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하고자 하는 문제의식에서, 소수자의 불평등·차별·배제·소외를 만들어내는 다수자적 기득권 구조를 ‘독점(monopoly)’이라는 개념으로 파악하면서 접근했다. ‘민주주의의 급진적 확장’이라는 시각에서 일종의 ‘(탈)독점론적 민주주의론’을 구성하고자 시도한 셈이다. 이 프레임에서 정치적 배제,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차별을 유지하는 구조를 정치적 독점, 경제적 독점, 사회적 독점이라고 불렀으며, 민주주의의 새로운 재구성을 위해 민주주의의 대립물이라고 할 수 있는 ‘독재’를 (단순히 독재자가 장기 집권하는 체제가 아니라) 정치적·경제적·사회적 차원에서 독점이 결합되어 있는 일종의 ‘독점 복합체’라고 규정했다. 당연히 민주화는 바로 이러한 여러 수준의 독점들이 변화하는 ‘다층적인 탈독점화(de-monopolization)’ 과정이 된다. 문제는 민주주의라는 ‘그릇’에 담겨 있는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탈독점화(민주화)의 수준과 내용이 무엇인가이다. 물론 ‘최소주의적 변화’에서 ‘최대주의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그 편차는 다양하다. 즉,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사회경제적 평등이 높은 수준에서 달성되는 사례가 있는 반면, 과거의 불평등구조가 단지 형태 변화를 보이거나 심지어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오히려 악화되는 경우도 있다. 우리의 시각에서 보면, 과거에 독재라는 정치적 형식 속에서 특정한 형태로 결합되어 있던 경제적·사회적 독점은 민주주의라는 새로운 정치적 형식 속에서 변형되어 새로운 구조로 정착되고 있다. 다시 말해, ‘정치적 독점과 사회적·경제적 독점의 독재적 결합’이 해체(de-coupling)되고 민주주의라는 정치적 형식 속에서 재결합(re-coupling)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민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경제적 불평등(경제적 민주화)과 사회적 차별(사회적 민주화)이 어떻게 변화되는가에 따라 다양한 사회경제적 구성을 갖는 민주주의가 형성됨을 의미한다. 이 책은, 정치적 탈독점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실질적으로 사회경제적 평등이 얼마나 진전되었는지, 또한 경제적 불평등과 사회적 차별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래서 1차년도의 연구 성과로 출간한 두 권의 부제를 ‘정치적 독점의 변형 연구’로, 2차년도 연구 성과를 묶은 두 권의 부제를 ‘사회경제적 독점의 변형 연구’로 붙였다. 이러한 이론적·개념적 분석틀에 기초하여 한국 및 아시아의 민주화를 분석하고자 하는 것은, ‘다수자 통치’로서의 민주주의를 ‘소수자’의 시각에서 분석해 보고자 하는 문제의식 때문이다. 모든 사안에서 그러하듯, 민주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변화를 누구의 눈으로 분석하는가는 중요한 문제이다. 독재가 위로부터의 동원과 억압을 통해 다수자의 정치적 선호(preferences)와 지지(support)를 왜곡하고 통제하는 체제였다면, 민주화의 핵심 과제는 자유선거를 통해 다수자의 선호와 지지에 부응하는 ‘공정한 다수자 통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여기서 공정한 선거 같은 것이 중요해진다. 우리의 연구는 ‘다수자 통치’로서의 민주주의를 ‘소수자적 시각’에서 재구성하는 것을 지향하고 있는데, 민주화가 진행되면 어쨌거나 선거 민주주의를 통해 다수의 의사에 의해 집권 세력이 변화하는 ‘다수자 통치체제’-비록 불안정하더라도-가 정착되어 간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체제 하에서 소수자의 사회경제적 위치와 대우에 많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소수자라고 함은 노동자계급, 소수자, 하위주체(subaltern), 약자, 하층계급, 민중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들을 포함하며 그 구성도 다양하다. 이 책에서는 (정치적 배제, 경제적 불평등, 사회적 차별을 받는 소수자로서) 사회경제적 하위주체라는 표현을 주로 사용할 것이다. 현재 한국을 포함하여 아시아의 많은 민주화 국가들은 다양한 형태의 위기들을 경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민주화 과정은 단순히 독재적 통치방식을 선거 민주주의적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만으로 종결되지 않는다. 독재하에서 억압된 계급·계층 갈등과 종족 분쟁의 이슈들을 민주주의 제도 틀 내로 수렴하는 동시에 사회경제적 소수자나 하위주체들의 불만과 저항을 체제 내부로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민주화 이후의 위기와 불안정은 바로 이러한 과정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독재하에서 계급·계층 갈 등(경제적 불평등을 둘러싼 갈등)과 종족·인종 분쟁(사회적 차별을 둘러싼 갈등)에서 약자 집단의 요구와 이해는 국가권력에 의해 억압되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는 민주주의적 각축의 공간이 출현하기 때문에 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여러 집단이 각축한다. 독재하에서 갈등이 억압되었다고 한다면, 민주화가 진행되면서 이전의 억압된 갈등은 ‘표출의 자유’를 얻게 되었다. 물론 사회경제적 하위주체들이 자신들의 요구와 이해를 때로는 폭력적으로까지 표출하기도 한다. 그런데 사회경제적 강자 집단들의 ‘민주주의적 저항’과 비타협, 시장적 기제를 통한 기득권의 유지 노력 등으로 인해 약자 집단들의 ‘기대치’와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가 수용해내는 ‘현실치’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하게 된다. 소수자와 약자 집단들의 기대치는 커졌는데, 새로운 민주주의적 공간 내에서 성취할 수 있는 현실치는 그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회경제적 하위주체들이 반독재 투쟁 속에서 그리고 민주화 이후의 새로운 정치적 경험을 통해 과거 독재 때와는 다른 감수성을 가짐으로써 이러한 괴리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 결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지속적으로 불안정해진다. 즉, 약자 집단들의 기대치와 현실적인 충족 간의 거리만큼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는 불안정하게 된다. 필자들은 기본적으로 민주주의는 ‘적대적 갈등’ 체제가 아니라 ‘비(非)적대적인 갈등적 타협’ 체제, 나아가 ‘비적대적 공존’ 체제라고 본다. 이런 점에서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총을 들고 싸우는 ‘근대 이전’의 정치적 갈등 형식이 지지표를 더 많이 얻어서 승자를 결정하는 근대적인 정치적 갈등 형식으로 전환(from bullet to ballot)된 것이다. 여기서의 관건은 여러 사회경제적 주체들의 요구와 이해가 억압되지 않고 수렴되면서 민주주의 제도 내에서 타협되고 조정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어느 체제이든 간에 모든 요구와 이해가 공개화된 갈등의 주제로 전화되지는 않는다. 사회경제적 하위주체들이 그것을 쟁점화하고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지 않는 한, 특정한 불평등과 차별·배제는 ‘주어진’ 것으로 되면서 공존하게 된다. 사실 독재하에서 독재에 의해 강요된 불평등과 차별·배제는 대중들과 ‘공존’했다. 그러나 대중들 자신이 변화를 요구하면서 민주주의가 부활된 상황에서의 문제는 민주주의 내부에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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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을 내면서 | 아시아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변화에 대한 비교사회적 연구 아시아 민주화는 사회불평등 구조에 어떤 변화를 동반했는가|조희연·박은홍·이홍균 9 1. 한국 및 아시아의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경제적 불평등 분석의 문제의식과 틀 9 2. ‘아시아 편’의 구성과 내용 23 제1장(총론) |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와 경제적·사회적 독점의 변형적 재편 신자유주의적 지구화 속에서 진행되는 민주화의 사회경제적 성격|조희연 29 1. 문제의식과 배경 29 2. 정치적·경제적·사회적 탈독점화의 이론적 논의 35 3. ‘정치적 신과두제’하에서의 ‘민주주의적 정치’와 경제적·사 회적 독점구조의 변화 66 4. ‘정치적 포스트-과두제’하에서의 ‘민주주의적 정치’와 경제적·사회적 탈독점구조의 변화 112 5. 민주화 과정에서의 사회적 탈독점화: 인종적·종족적 갈등을 중심으로 143 6. 요약과 맺음말 163 제2장 | 민주주의 이행 이후 필리핀의 사회경제적 독점과 그 변형적 재편 다층적인 독점의 해체 없이 민주주의는 공고화될 수 없다|박승우 199 1. 머리말 199 2. 민주주의 이행 이전의 경제 엘리트와 경제적 독점 201 3. 민주주의 이행 이후 경제적 독점의 변형적 재편: 변화와 지속 214 4. 계층적, 지역·종족적 불평등 231 5. 이론적 함의: 민주주의 이행 이후의 사회경제적 독점과 민주주의 공고화 243 6. 맺음말 250 제3장 | 타이: 경제자유화와 ‘지배하는 지배계급’의 민주주의|박은홍 257 1. 문제의 제기 257 2. 이론적 논의와 분석틀 259 3. 시장국가 형성의 배경과 진화 263 4. 시장국가의 절정과 위기 272 5. 결론 282 제4장 | 인도네시아 민주화 이후 국가권력의 독점구조 해체과정과 ‘국가’의 재구성|이기호 289 1. 들어가는 글 289 2. 국가형성과정에서 내재된 갈등과 수하르토 정권의 독점구조 291 3. 수하르토 정권의 독점구조 해체과정과 제도화 300 4. 독점구조 해체의 사회경제적 배경과 국가의 재구성 307 5. 맺음말 316 제5장 | 민주화 이후 대만 경제독점구조의 재구조화 국가, 자본 및 지방파벌의 삼각동맹|박윤철 321 1. 들어가는 말 321 2. 경제적 독점구조의 역사적 연원과 재구조화 형태 324 3. 권위주의 시기 당국 자본주의하의 경제적 독점구조 330 4. 민주화 이후 당국체제 완화와 경제적 독점을 위한 삼각동맹체제 337 5. 정권교체와 삼각동맹의 이원적 재편 348 6. 맺는말 352 제6장 | 아시아 민주주의, 젠더-거버넌스와 사회경제적 독점해체 필리핀 사례를 중심으로|허성우 361 1. 서론 361 2. 연구 배경: 이론적 논의·연구 방법과 대상 363 3. 필리핀 민주주의에서의 여성적 빈곤과 사회경제적 독점 374 4. 필리핀 젠더-거버넌스의 여성빈곤퇴치 전략과 사회경제적 독점 해체전망 386 5. 결론: 민주주의와 젠더 정치학 연구에의 함의 414 제7장 | 동유럽의 민주화 이후, 사회·경제적 독점의 해체 과정|이홍균 423 1. 머리말 423 2. 동유럽에서 정치적 독점의 해체 과정 426 3. 정치적 독점의 해체 이후: 계승 정당의 출현과 자본가로의 변신 433 4. 정치적 독점의 해체에 이은 사회적 독점의 해체로서 민족적 분열 441 5. 맺음말 448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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