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엮은이 서문 다각적 접근을 통한 브라질 연구의 필요성 1990년대 초 신자유주의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 브라질도 재빠른 반응을 보이며 작은 정부와 시장논리의 중시, 국내시장의 개방 등을 추진했다. 왜냐하면 군부독재(1964~1985) 이후 등장한 사르네이(Jos? Sarney) 정부 시절 초 악성인플레이션과 4만여 건이 넘는 크고 작은 파업에서 갈 길을 잃고 있던 브라질에게 새로운 돌파구로 비쳤기 때문이다. 혼란과 무능을 상징했던 사르네이 정부가 물러난 뒤 1990년, 40세의 나이에 권좌에 오른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Fernando Collor de Mello)와 재무장관이었던 젤리아 카르도주(Z?lia Cardoso)가 신자유주의의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콜로르는 대선캠프에서 선거자금 모금을 담당했던 P. C. 파리아스(P. C. Farias)의 매관매직행위가 언론에 폭로되면서 2년 만에 탄핵되었고 정국은 다시 혼란에 휩싸였다. 그러나 부통령이던 이타마르 프랑쿠(Itamar Franco)의 승계와 재무장관으로 기용된 종속이론가 페르난두 엥히키 카르도주(Fernando Henrique Cardoso)의 일명 ‘헤알플랜(Plano Real)’에 힘입어 브라질 경제는 차츰 안정을 되찾았고 이 여세를 몰아 카르도주는 대선에 출마, 1995년부터 2002년까지 대통령직을 연임하게 된다. 종속이론가였던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뒤 자신이 대학교수로서 쓴 책들은 모두 잊어달라고 말하면서 서구의 신식민주주의로 비난을 받던 신자유주의의 화신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그가 재임한 8년간은 어떤 면에서 신자유주의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폐해, 즉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가속화시킨 기간이었고 이러한 사태는 1999년 IMF에 435억 달러라는 긴급 구제금융 지원을 받는 것으로 절정을 이루었다. 이에 대선 4수만에 정권을 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cio Lula da Silva)는 좌파로 분류되면서도 카르도주 정부의 신자유주의정책을 이어갔고 그러면서도 사회적으로 소외되던 저소득계층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했다. 카르도주가 빈곤층에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면 룰라는 이미 브라질이 그 단계를 지나 절대빈곤국으로 전락하고 있다면서 가족기금(Bolsa Fam?lia)과 같은 사회적 포용정책을 적극 추진했다. 때마침 세계가 자원전쟁에 빠져들고 있었기에 지하자원이 풍부한 브라질은 IMF에게 진 빚을 앞당겨 갚고도 그 IMF에 100억 달러를 차관형식으로 빌려주는 이른바 채권국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넘쳐나는 외환보유고에 힘입어 빈곤계층에게 막대한 현금을 생활비로 지원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추락한 국가의 위신을 끌어올리고, 세계 10위 안에 드는 경제규모에 걸맞은 국가로서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G20을 비롯한 각종 국제커뮤니티에서 리더로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 차세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위한 것이었다. 임기 중에 멩살렁(Mensal?o)과 같은 정치권의 고질적인 검은 커넥션과 부패의 고리가 드러났지만 그가 연임한 기간(2003~2010) 동안 브라질 경제는 호의적인 대내외적인 여건 속에 순항을 거듭했고 그 결과 임기 말에는 전 국민의 87%가 정치를 잘했다는 찬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 여파로 정치계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지우마 호우세피(Dilma Rousseff)를 후임자로 지목, 그녀에게 정권을 물려줄 수도 있었다. 그가 물러난 뒤 현 지우마 호우세피 정권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집권 초기에 전임 대통령 룰라의 그늘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리더십을 보여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고 그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회 환경에도 직면해 있다. 2013년에 상파울루를 중심으로 발생했던 신중산층들의 불만과 시위사태가 그것이다. 룰라 정부 시절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편입된 사람의 수가 적게는 3,500만 명에서 많게는 5,000만 명에 이르며, 이들이 브라질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이제 이들은, 사회에 만연한 각종 문제들을 카니발과 축구를 향한 열정과 그것이 낳는 환희에 묻히도록 자신을 내맡기는 듯 보였던 기존의 모습과는 달리, 이제 더 이상 숨기거나 무시할 수 없는 사회의 고질적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을 치르는 데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기보다는 아직도 열악한 교육, 의료보건, 대중교통 등에 투자를 늘리라는 이들의 목소리는 이미 달라진 세태, 즉 인터넷과 SNS를 통한 사회적 연결 및 소통의 망이 다각화되고 그 공유의 속도가 어느 때보다도 빠른 현 브라질 젊은 층의 새로운 모습을 대변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현 정부는 물론이고 향후 브라질 정치계와 국민도 더욱 진지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할 과제인 셈이다. 브라질은 올해 월드컵을 치르고 2016년에는 올림픽을 개최한다. 게다가 올해 10월에는 총선을 앞두고 있다. 부패 척결을 위해 지우마 정부가 추진하는 ?피샤링파 법(Lei de Ficha Limpa)?(‘깨끗한 이력’을 의미)이 총선에서는 처음으로 적용될 예정으로, 실제로 얼마나 엄격하게 이 법이 적용될지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GDP기준으로 세계 7대 규모의 경제를 자랑하는 브라질이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를 어떻게 치를 것이며 변화하는 시대에 어떠한 인물을 선택할지 몹시 궁금해진다. 그러한 의미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쓴 글들을 한 곳에 모은 이 책이 독자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서는 룰라에서 호우세피로의 변환기에 있는 시점에서 최근의 브라질 사회 내부의 사회적 변동을 살펴봄으로써 브라질의 미래를 전망해보고자 했다. 국제적으로는 라틴아메리카의 다른 국가들과 함께 라틴아메리카 계열 다국적 기업 물치라치나스(Multilatinas)의 반열의 선두에 있는 브라질계 초국적기업의 성장 및 증가와 국제적 패권 강화 등 브라질이 실로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인지할 수 있다. 국내적으로도 2004년 이후 GDP 증가와 개인의 불평등문제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 왔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사회계층구조도 복잡·다변화되어 더 이상 파벨라(favela, 브라질의 빈민촌) 거주자는 빈곤층이라는 공식으로 단순화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브라질은 이 같은 긍정적 신호들과 함께 인프라 부족과 부패, 폭력과 같은 고질적 문제들을 여전히 안고 있기도 하다. 이 모든 변화들이 브라질 전역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거대한 영토를 가진 만큼 변화의 양상과 속도가 모든 지역에서 동일하지는 않다. 이는 비단 도시와 농촌지역의 차이는 아니며, 더 이상 단순히 ‘발전’ 혹은 ‘지연’이라는 이분법으로 농촌사회를 판단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되었다. 이에 브라질 농촌사회가 겪고 있는 근본적 변화는 이에 대한 새로운 정의와 분류가 필요하게 되었음을 제시하고자 했다. 세계에 분명하게 인식된 브라질의 부상은 이렇듯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전개되고 있으며, 이를 이해하는 우리의 접근법도 기존의 이분법적이고 결정론적인 것에서 탈피해야 함을 시사한다. 제2부에서는 변화하는 국제정세에 발맞춰 변화해온 세계체제 속에서 브라질의 위치와 브라질이 취해온 대외관계의 변화를 조명해보고자 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브라질은 세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면서 다각적인 외교공세를 펼쳐왔으며, 이는 명실공히 ‘파워외교(power diplomacy)’라 칭할 만큼 전례 없이 당당하고 진취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룰라 재임 기간에 특히 정점을 찍었던 이러한 외교방식은 호우세피 정권에 와서 분야별로 다소 누그러진 양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에 호우세피가 취임한 지 4년째에 접어드는 지금, 그러한 파워외교가 세계체제 속에서 브라질의 위치를 공고히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 어떠한 실용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 실제로 어떤 결실을 거뒀는지, 나아가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를 고찰해보았다. 아울러 국제적 차원의 자본주의 위기가 몰아치는 가운데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세계적 생산 지형도를 살펴보고, 2000년 이래 시작된 브라질의 세계 위상 재정립 문제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브라질 사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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