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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발간에 즈음하여 근대 산업사회의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류는 풍족함을 얻었다. 그러나 산업사회가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가져온 반면, 동시에 수많은 과학기술이 새로운 위험성을 만들어냈고 불투명성 또한 증대시켰다. 예를 들면 감염증을 조금이라도 예방하기 위해 수질 개선에 사용되는 약품이 한편으로는 발암의 위험을 만들어내고, 생활에 편리한 플라스틱 용기의 보급이 그 폐기나 사후처리 문제를 초래하기도 한다. 또 식량 사정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유전자 조작이나 안정된 에너지 공급을 위해 고안된 원자력발전 등은 유사시에 얼마만큼의 피해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지, 그 리스크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게다가 이들 리스크는 화재나 교통사고, 범죄 피해, 나아가 실업, 빈곤, 질병, 이혼, 폭력, 왕따, 사생활 침해 같은 기존의 리스크들과 결합하여 문제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산업사회가 글로벌화하면서 현대사회는 테러행위나 국가 간의 돌발적 분쟁 같은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로 겹겹이 둘러싸이게 되었다. 과학기술의 진보와 더불어 각종 리스크는 점점 더 비대해지고 있으며, 그 피해는 기존의 계급이나 계층 또는 국경의 차이를 뛰어넘어 확산되고 있다. 현대는 ‘리스크사회’이다. 이러한 리스크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학문의 틀이 아닌 새로운 학제적學際的 대응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리스크사회와 산업사회는 표리表裏관계에 있다. 산업사회가 부富를 증대시켜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말하자면 빛의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에 비해 리스크사회는 산업화가 가져오는 어둠의 부분, 즉 생활의 불안이나 공포, 불확실성, 통제하기 어려운 미래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자의 차이는 리스크사회가 지닌 반성적·재귀적再歸的 속성에서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리스크사회는 부의 생산과 확대보다 그것이 가져오는 공포나 불안에 대해 응답적應答的이며, 그것들의 원인을 찾고 해소하는 데 민감하다. 따라서 리스크사회의 관점은 산업화가 가져오는 부작용을 체계적으로 해명하고 평가하는 데 필요한 시각을 제공한다. 리스크사회의 또 다른 의의는 그것이 21세기의 과제인 지속가능한 사회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관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 관점은 모든 것을 감수하고 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확보한 풍족함을 잘 활용하여 지속적인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리스크에 대한 취약성을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나 건강, 금융, 법, 기업과 산업, 소비, 주거, 근로, 여가, 교육, 가정 등 모든 방면에서 리스크에 대한 연구를 행할 필요가 있다. 이 시리즈는 이러한 학계의 동향을 민감하게 파악하여, 앞으로의 리스크 연구의 체계화―리스크학學의 구축―에 대비하기 위한 시도로 기획되었다. 리스크학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관점, 리스크의 정의, 리스크 분석, 리스크 평가, 리스크 관리 등에 관한 정비가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지금까지 축적된 개별 리스크론들을 정리해야 한다. 그래서 이 시리즈에서는 다음과 같은 구성을 택하기로 했다. 먼저 기존의 리스크론을 토대로 리스크학學을 전망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리스크사회의 특질과 그 관리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제1권). 그다음은 각론 편으로(제2~5권), 리스크 연구에 관한 선진 분야이며 축적도 있는 경제와 과학기술 분야를 다루었는데, 우리는 이 분야에서 축적된 것들을 연구의 기본으로 삼았다. 이어서 개인정보의 누출 리스크와 이에 대한 법률상의 보호, 사이버 사회에서의 리스크와 법 등 법률 분야에서의 리스크 대처를 다루는데, 이는 최근 들어 부쩍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분야다. 또한 가족이나 교육 현장, 질병과 의료, 여가와 사교 등 좀 더 폭넓은 사회생활 분야를 다룬다. 각 분야에서는 ①리스크가 어떻게 정의되고 있고, ②이제까지 리스크 문제를 놓고 어떤 논쟁이 있었으며, ③현 상태에서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과제는 무엇인가 등에 대한 규명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를 바탕으로 ④리스크 회피 내지 저감화低減化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해결법을 제시했다. 우리는 이러한 사고 과정을 통해 향후 각 학문 분야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으로 리스크에 대한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는 일본 리스크론자들의 학문적 업적을 이 시리즈에 집결했으며, 이 시리즈가 ‘리스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의 구축에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2007년 7월 엮은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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