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와 사상: 복지국가 이데올로기의 역사적 전환
김윤태 (엮은이), 김윤태·박종현·송다영·신광영·신정완·이상호·이정우·정태석·한동우·홍훈 (지은이)
한울엠플러스 주식회사·2016-08-25
- 384쪽
- 사회과학
- KDC 33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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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을 펴내며 이 책은 복지와 사상에 관한 다양한 논문을 모은 책이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서 사회정책과 복지국가에 관한 학문적?대중적 관심은 커졌지만, 복지와 사상의 관계를 다룬 책은 거의 없었다. 이 주제가 매우 학제적인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복지에 관한 철학적?사회학적?사상사적 접근이 소개되지 않은 현실은 아쉬운 일이다. 실제로 사회정책과 복지국가의 전환은 사회경제적 구조의 변화, 기술의 변화, 정치적 역학관계, 선거제도, 정당, 노동조합, 시민사회조직의 상호 복합적 관계에 의해 결정되는 동시에 사람들의 가치, 이데올로기, 담론, 이론적 논쟁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이런 점에서 복지와 사상의 관계를 연구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한 학문적?실천적 의미를 지닌다. 사상 또는 이데올로기는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틀(프레임)을 제시한다. 사상이 제시하는 관점에 따라 빈곤과 복지에 대한 전혀 다른 분석과 해결 방법이 만들어질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복지에 관한 다양한 사상은 산업혁명과 함께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전통사회에서 복지는 대부분 종교적 자선의 영역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18세기 서구에 산업사회가 등장하면서 개인의 능력과 성취를 강조하는 사고가 널리 확산되었다. 고전적 자유주의는 개인의 노력과 생산력의 향상으로 복지 혜택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 예상했다. 반면에 사회주의는 빈곤이 사유재산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았으며 경제체계의 급진적 개혁을 강조했다. 특히 마르크스주의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자본가와 노동자의 사회적 관계가 빈곤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보았다. 이런 점에서 인간의 복지는 궁극적으로 사회주의 혁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다고 믿었다. 20세기 이후 복지를 둘러싼 사상적?이론적 논쟁이 치열해졌다. 먼저 사회민주주의는 마르크스주의와 달리 자본주의 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정치적 참여를 통해 점진적으로 노동자의 복지를 확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케인스주의는 자본주의를 합리적으로 개혁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으며, 완전고용과 사회복지를 지지했다. 개인의 자유와 공동체의 이익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한 사회적 자유주의는 자본주의와 복지국가의 결합을 지지했다. 20세기 후반의 위대한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은 복지의 사상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아마르티아 센Amartya Sen의 ‘역량’ 접근법도 빈곤의 원인과 해법에 관한 사고의 전환을 촉구했다. 다른 한편으로 페미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도 복지에 관한 새로운 급진적 관점을 제시했다. 오늘날 복지에 관한 사상 가운데 현실적 영향력이 가장 큰 사고는 신자유주의이다. 1980년대 이후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온 신자유주의는 정부의 시장 개입이 빈곤을 심화시킨다고 반박하며 복지국가에 대한 이념적 공격을 감행했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Margaret Thatcher 정부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행정부가 등장하면서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전 세계적으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등 국제경제 기구도 감세, 탈규제, 공기업의 사유화, 자유무역의 정책을 추구하면서 ‘워싱턴 합의’라 불리는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이 각국 정부에 널리 확산되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가 위세를 떨쳤던 지난 30년 동안 각국의 사회경제적 불평등이 커졌고 빈곤은 심화되었다.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시대에서 복지는 이념적?정치적 공격의 집중적 대상이 되었다. 다른 한편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다양한 이론적 주장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 책은 복지의 역사를 사상과 이데올로기의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여기서 다루는 다양한 이론과 주장은 복지에 관한 매우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각 이론은 모두 나름의 사회경제적 맥락을 지녔으며, 정치인 또는 정치세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이처럼 복지는 오랜 역사를 거치는 동안 다양한 이데올로기적 입장을 반영하며 전개되었다. 복지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복지정책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복지에 영향을 미친 다양한 인간의 사고체계, 사상, 담론, 이데올로기를 이해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아울러 현실 속 다양한 실천에 대한 평가를 통해서 인간의 사상체계는 새롭게 변화한다. 이론 없는 실천이 없고, 실천 없는 이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소개하는 복지에 관한 다양한 사상이 사회정책과 복지국가, 나아가 대중의 복지 태도와 복지 정치의 역동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 책의 출간은 2015년 비판과 대안을 위한 사회복지학회가 기획한 월례강좌에서 비롯되었으며, 특히 회장을 맡으신 이태수 교수의 도움이 컸다. 그리고 월례강좌를 제안한 고 백인립 교수가 초기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월례강좌를 운영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던 최혜지 교수와 권미리 간사에게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월례강좌에 기꺼이 시간을 내어 학생들에게 좋은 강연을 해주시고, 귀한 원고를 보내주신 모든 선생님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이 책을 엮으면서 월례강좌 발표문 이외에도 새로운 논문을 추가했는데, 기고해주신 신정완 교수와 이상호 교수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각 분야에서 전문적 연구를 수행한 분들의 글을 한자리에 모으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이 책이 사회과학계에 보기 드문 시도였다는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이 책의 편집 과정에서 도움을 준 고려대학교 대학원생 김희정 연구조교, 배혜원 연구조교에게도 감사드린다. 이 책을 출간하기로 결정한 한울엠플러스와 윤순현 차장님, 그리고 원고를 훌륭하게 편집해준 편집부에게도 감사드린다. 부디 이 책이 복지국가를 공부하는 학자뿐 아니라 학생과 시민사회의 활동가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2016년 8월 김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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