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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교사

피아노 교사

재니스 Y.K. 리 (지은이), 김안나 (옮긴이)

문학동네·2009-10-28

  • 문학
  • KDC 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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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옮긴이의 말 『피아노 교사』는 재니스 Y. K. 리의 장편소설 데뷔작이다. 그것도 언론의 호평을 받으며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한 화려한 데뷔작이다. 이만한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작품의 강점으로는 참신한 배경(홍콩 역사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기), 흥미로운 소재 (전쟁과 사랑과 동서양의 만남), 인간 본성에 관한 주제(생존과 사랑의 충돌), 그리고 저자의 탁월한 소설적 기량(품위 있는 문체, 다중구조의 내러티브) 등을 들 수 있다. 완성도와 인기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문학작품이 대부분 그렇듯, 『피아노 교사』도 ‘전쟁’이라는 서사적 장치를 깔고 있다. 여기에 교묘하게 비틀린 문화적 계층구조 안에서 동서양이 혼재하던 영국 식민지 홍콩을 무대로 하여, 2차 대전 이전과 이후 십 년을 넘나드는 시점으로 남녀 세 명의 사랑이 어긋나고 파괴되는 과정을 냉정하게 그려낸다. 저자의 시각은 통합적이며 객관적이다. 매혹도 열정도 고뇌도, 배신과 죽음과 절망도, 탐욕과 위선과 파멸도, 하물며 전쟁과 살상과 고문까지도 냉철한 시선으로 담담하게 서술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독자들에게 감정이입의 기회를 제공하고, 한 번 책을 잡으면 끝까지 놓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스토리는 세 명의 남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영국 장미’ 클레어, ‘이국적인 전갈’ 트루디, 그리고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윌 트루스데일. 이들은 각각 저마다의 이상적인 사랑을 추구하지만 자신이 가진 한계와 상대가 가진 한계, 그리고 역사적 한계를 넘지 못하고 좌절한다. 클레어 클레어가 꿈꾸는 것은 화려함이다. 영국 시골 마을의 단조롭고 협소한 세계로부터 탈출해 홍콩으로 온 그녀는 서방에서 온 이방인들과 상류층 중국인들이 누리는 번드르르한 사교계에 매료된다. 그녀는 타인의 화려함을 훔쳐 자신의 세련을 조금씩 완성해간다. 그리고 남자를 만나 불륜을 시작하면서 관능과 대담이라는 또다른 상류층 특성을 연습한다. 그녀가 추구하는 사랑은 소유당하는 것이다. ‘낙인이 찍히기를, 타는 듯 쓰라린 붉은 상처를 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다른 사람의 낙인이 찍혀 있는 남자는 그녀를 소유하려 하지 않는다. 그렇게 클레어는 좌절한다. 트루디 미모와 재력과 인기, 그 모든 것의 정상을 누리는 트루디는 윌 트루스데일을 만남으로써 비로소 자신이 어떤 사랑을 원하고 있었는지 깨닫게 된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좋아해주는 사람, 그것이 바로 윌이다. 하지만 트루디는 너무 강하다. (그녀는 윌에게 ‘나는 굉장히 강하거든. 그래서 당신을 파괴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야’라고 말한다. 윌은 걱정하지 말라고 하지만, 나중에 혹시 그 말이 사실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그처럼 스스로의 강한 성격 때문에, 그리고 사람들이 그녀에게 기대하는 강한 성격 때문에, 트루디는 전쟁에 휘말리게 되고, 결국 윌의 사랑을 잃는다. (에드위나 스토치의 말을 빌리면, ‘윌 트루스데일이 트루디의 심장을 부숴버린 거야…… 그 걸출했던 트루디 리앙에게 부서질 심장이 있었는지 그 누가 알았겠어?’) 사랑을 잃은 트루디는 살아갈 의미가 없다. 그만큼 그녀에게 사랑은 절대적이다. 윌 트루스데일 영국인이지만 영국을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는 윌 트루스데일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홍콩에 와서 아무런 대책도 없이 트루디와 사랑에 빠진다. 식민지에서 누리는 특권 덕택에, 그리고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트루디 덕택에 윌의 생활은 수월하고 아름답게 흘러간다. 그러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윌의 운명은 바뀐다. 그는 영국식 도덕주의와 원칙주의를 앞세우며 트루디의 손길을 뿌리치는데, 트루디를 잃은 다음에야 그것이 도덕이 아니라 자신의 무력(無力)과 비겁 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죄책감과 자괴감으로 살아가던 윌 앞에 클레어가 나타난다. 하지만 ‘영국 장미’는 ‘이국적인 전갈’을 이길 수 없다. 마침내 트루디의 유제(遺題)를 해결한 다음에야 그는 구원을 받는다. (“나는 당신을 용서해.” 트루디가 말한다. 윌은 이 말에 매달린다. 이제 어떻게 그녀를 떠날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홍콩 이 모든 것의 배경에는 홍콩이 있다. 열대의 습기, 짙푸른 녹음, 자극적인 냄새 가득한 뒷골목, 다양한 인종과 다양한 계급이 공존하는 도시. 피크에 있는 대저택에서의 파티부터 완차이 시장 골목에 있는 노점상에 이르기까지, 저자가 그려내는 1950년대 홍콩의 모습은 마치 영화를 보듯 생생하고 사실적이다. 이 다채로운 모습들을 통해 저자가 보여주는 것은 생명력 충만한 홍콩이다. 그것은 화려함에 대한 동경과 열병 같은 사랑을 모두 버린 클레어가 마침내 평화로운 삶을 발견하는 곳이다. 외국인과 상류층이 모여 사는 센트럴도 피크도 아닌 완차이에 자리 잡은 클레어는 현지인처럼 시장 골목 노점에서 국수를 먹고 아마처럼 옷을 입으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거리의 냄새에 익숙해질 때쯤, 클레어는 활기찬 도시의 일부가 됨으로써 그 생명력을 공유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를 지탱하는 것은 단순한 깨달음이다. 일단 저 거리로 나서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그녀는 거리 풍경 안으로 녹아들고, 거리의 리듬에 흡수되어, 수월하게, 세상의 일부가 되는 것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마치 영화를 본 것처럼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주인공들이 먹던 음식 냄새도 코끝에 남아 있다. 저자에게 홍콩이 그러했듯, 독자에게 이 책은 강력한 흡입력을 가진다. 또한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혔듯이 종종 소설이 작가를 찾아내기도 한다면, 『피아노 교사』는 작가를 찾아낸 것에 그치지 않고 독자도 찾아낼 것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사랑과 배신, 전쟁과 평화, 삶과 죽음, 그리고 동양과 서양이 만나서 어긋나고 충돌하고 파괴하고 마침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푸르른 녹음에 덮이는 역사적 경험을 놓칠 수 없을 테니 말이다. 2009년 10월 김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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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한국어판 서문 제1부 제2부 제3부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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