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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오드리와 티파니에서 아침을

샘 와슨 지음 노지양 (옮긴이)

문학동네·2011-09-10

  • 문학
  • KDC 68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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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예고편 우연이라기보다 차라리 운명 같은 수많은 사건들처럼 ‘순수한’ 오드리를 ‘그다지 순수하지 않은’ 콜걸 홀리 골라이틀리 역에 캐스팅한 사건은 할리우드의 여성 묘사 방식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1950년대 말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되던 성역할의 변화를 수면 위로 드러낸 것이다. 물론 할리우드 영화는 언제나 섹스가 중심에 있었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전에는 나쁜 여자들만이 섹스를 즐길 수 있었다. 몇몇 예외가 있지만, 영화 속의 착한 여자들은 싱글의 자의식을 느끼기도 전에 결혼으로 골인해야 완성품 인생을 보장받았다. 남자들과 놀아나던 관능적인 부류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져버렸다. 그들은 대가를 치른 것이다. 성과 사랑을 즐기던 여자들은 고통받거나/후회했고 사랑하거나/결혼했고 아니면 고통받고/후회하고/결혼하고/죽었다. 이 영화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거의 비슷했으니, 바로 이거다. "여자들, 그렇게 살지 마십시오." 하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달랐다. 어느 날 갑자기 여자가 혼자 살고 저녁 약속을 하고 멋을 부리고 술을 마시는, 말하자면 요즘 젊은 독신 여성의 생활방식인데, 그게 전혀 저속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독신이라 해도 전혀 부끄럽지 않았다. 재미있어 보였고 심지어 부러웠다. 주인공이 오드리 헵번이라 그랬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1961년에 헵번을 만난 관객들은 이 점을 놓쳤거나 즉시 깨닫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드리의 홀리 골라이틀리를 보면서 난생처음 글래머러스하고 와일드하며 판타지한 삶, 천진난만한 독립성과 성적인 자유가 있는 삶, 무엇보다 실제로 따라할 수 있고 지금 당장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판타지를 만났다.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전 영화에서 글래머러스한 여성이란, 새틴 드레스로 온몸을 감싸고 족제비털 코트를 걸친 시크하고 매혹적인 블루버드 위의 여인들, 오직 영화배우들만이 연출할 수 있는 비현실적인 차림으로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여성에게만 적용되는 말이었다. 하지만 홀리는 달랐다. 그녀의 옷은 아주 단순했다. 그리 비싸 보이지도 않았다. 그런데도 어찌된 영문인지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돈도 넉넉지 않고 좋은 집안 출신도 아닌 홀리 골라이틀리도 얼마든지 글래머러스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교계 여성이나 패션모델이었다면 그녀의 패션 감각에 그리 경탄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무언가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전혀 초라해 보이지 않았으며 스타일이란 무기로 타고난 계급의 한계를 극복했다. 오드리의 홀리는 나이와 사회적 지위, 성생활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글래머를 이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레이스 켈리의 룩은 너무 안전하다. 도리스 데이의 룩은 별로 따라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룩은 얼굴과 몸매가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면 과해 보인다. 하지만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오드리는 다르다. 너무도 민주적이다. 하마터면 이 영화가 탄생하지 못할 뻔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라. 오드리 헵번은 그 역을 맡고 싶어 하지 않았고 검열관은 시나리오에 반대했으며 스튜디오는 '문리버'를 부르는 장면을 편집하려 했다. 블레이크 에드워즈는 어떻게 결말을 맺어야 할지 몰랐다(사실 두 가지 엔딩을 찍어두었다). 또한 당시엔 카포티의 소설을 영화화하기 어렵다고들 했다. 지금 생각하면 우습지만, 사실이다. 오드리가 출연 계약서에 사인을 하기 전까지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에 관여한 파라마운트 사의 모든 사람이 영화 제작에 반신반의했다. 제작자인 마티 주로와 리처드 셰퍼드가 판권 계약을 하긴 했지만, 카포티의 소설을 영화화하기란 달 착륙에 버금가는 불가능한 미션처럼 여겨졌다. 주인공은 너무 정신머리 없는 캐릭터인 데다 게이 내레이터가 등장하지 않나, 드라마는 전혀 극적이지 않고 심지어 해피엔딩도 아닌 소설을 대체 어떻게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겠다고 했는지 괜히 설레발치며 나선 거나 아닌지 후회하기도 했다. (책으로도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적잖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카포티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하퍼스 바자》는 몇몇 단어를 지적하며 출판을 거부했다.) 파라마운트는 티파니가 도덕적으로 취약하다는 사실은 알았다. 그래서 아주 조심스레 실제 오드리는 전혀 홀리 골라이틀리 같지 않다고 언론 플레이를 하며 미국인들을 설득해야 했다. “오드리는 창녀가 아니다. 약간 엉뚱하고 괴짜일 뿐." 천지 차이 아닌가. 하지만 제 아무리 파라마운트라 해도 사실을 모두 덮을 수는 없었다. 1961년 어떤 사람의 영화평이다. “그 티파니 영화는 도덕적인 관점에서 올해 최악의 영화다. 창녀가 돈 많은 여자에게 붙어사는 남자에게 안길 뿐만 아니라 도둑질을 무슨 장난으로 안다. 십대들이 보고 따라할까 겁난다.” 당시 성혁명은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었기 때문에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은밀한 모반이었다. 마치 수업시간에 선생님 몰래 돌리는 달콤하면서 끈적끈적한 러브레터처럼. 그러다 걸리면? 당장 퇴학이다. 그러한 리스크와 세상의 반감에도 불구하고 제작자들은 어떻게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을까? 어떻게 오드리에게 본인의 커리어를 위협할지 모를 역할을 맡길 수 있었을까? 시나리오 작가 조지 액슬로드는 어떻게 검열을 피해갈 수 있었을까? 위베르 드 지방시는 어떻게 그토록 도발적인 리틀 블랙 드레스를 유행시켰을까?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궁금증,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본 미국 관객들은 어떻게 ‘배드 걸’을 ‘굿 걸’로 보았을까? 사실 그때는 아무도 그리될 줄 몰랐다. 누군가 오드리 헵번에게 미리 결과를 말해주었어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손사래를 쳤을 것이다. 하지만 오드리 헵번과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만든 모든 사람은 세간의 예상을 뒤엎고 상황을 전복해버렸다. 이 책은 바로 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 사람들의 혼란과 갈등, 떨림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목차펼치기

차례 출연진 홀리 골라이틀리의 뉴욕 예고편 1. 생각하다 1951-1953 2. 원하다 1953-1955 3. 보다 1955-1958 4. 만지다 1958-1960 5. 좋아하다 1960 6. 시작하다 1960년 10월 2일-11월 11일 7. 사랑하다 1961 8. 더 원하다 1960년대 홀리를 찾아서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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