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自序 벗은 나뭇가지마다 매몰찬 찬바람이 스쳐지나가는 만동晩冬의 냉천인데도, 앞 베란다에서는 다붓한 사랑초 한줌이 유난히도 뜨거운 꽃잎을 피워 올리고 있다. 본래 인적 드문 외진 산간이나 낯선 절터의 뒤안길에 호젓이 피는 새침한 꽃도 아니고, 그렇다고 궁궐이나 귀한 집 안마당에 작열하듯 치장한 호사스럽게 별난 꽃도 아닌, 그저 아무 데서나 가릴 것 없이 제 철이기만 하면 마구 피워대는 걸쭉하니 깊고 은은한 향기의 소박하고도 범상한 들꽃이, 그만 그 동안 지켜온 모든 이치와 원칙을 거슬러 자체의 법칙에 따라 열렬히 불꽃같은 반동反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불꽃은 이를테면 획일적이지 않게 최선의 일치를 달성해 낼 수 있는 확신에 찬 익명의 직립 열정인데, 나는 이러한 반동과의 일상적 경험에서 우리들의 정신적 습관에 관류하는 어떤 유類의 무시간적이고 초극적인 원시 생명원인을 한 가닥 들여다보고 있는 듯하다. 그것은 단순한 관조가 아니라 침잠이며, 그러므로 나는 그 반동의 불꽃에 동화함으로써 몽상夢想의 조화에 의해 실재와 허구가 쌓아올린 이중성의 영상映像을 발견하기를 꿈꾼다. 아마도 그 영상은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이 맞부딪치는 절대의 원초성에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고서야 나방이가 불꽃을 향하여 저리도 제 몸을 스스로 내던지면서까지 찰나의 황홀에 그토록 연연해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이 자기소멸에 숨겨진 묵시?示의 함의에 이른다면 타인의 고독이 곧 나의 고독으로 안내되는 이 같은 만유萬有의 연쇄連鎖에 대하여 어느 누가 의아해 할 수 있을까. 따라서 이 시집 속에서의 ‘나’는 나와 동거하는 동시대의 모든 ‘너’이며 ‘나’와 ‘너’ 사이의 모든 변증법적 존재를 이름한다 하여 부정할 이유는 없다. 산문이 하나씩 쌓아올리는 ‘건축’이라면, 시는 극도로까지 깎아서 쪼아 만드는 한편의 ‘조각’이다. 시는 작고 오묘한 형상으로 꿈꾸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랄 수 있다. 어쨌건 시를 쓰거나 읽거나 간에 시란 내게 있어서 내가 살아가는 역사의 공터에 몽유하는 작은 잎새들이다. 따라서 나는 꿈꾸지 않으면 아니 되는 것이고, 꿈꾸는 것이 사는 것이요 사는 것이 꿈꾸는 것이라고 믿는다. “한 알의 모래 속에서도 세계를 본다.” 하지 않았던가. 사랑초 불꽃에 몸을 녹이며 천국을 꿈꾼다고 하여 나의 작은 잎새들이 결코 가당치 않다고는 아무도 말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세상 사람들은 울며 태어나는 순간에서부터 애당초 모두가 다 시인이였으니까. 그리하여 홀로 척박한 땅 고난의 길 위에 걸어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있어 함께 기도하고 함께 소망하는 사람들, 나의 모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정중하고도 신중하게 이 작은 잎새들을 띄워 보내는 바다. 2009년 겨울 어느 추운 날 아침, 연구실에서 최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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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산 시집 ??나의 작은 잎새들?? 차례 서;문덕수?――― 3 자서?――― 9 해설:바람 타는 섬, 그 존재론적 고백론;양병호?― 127 1. 저 섬에 가고 싶다 나의 집?――― 17 열두 계단을 오르며?――― 18 빛으로?――― 19 저 섬에 가고 싶다?――― 20 당신을 기다리고 있노라?――― 21 천 년을 살거나?――― 22 해금?――― 23 바람과 나?――― 24 꽃의 이별?――― 26 어떤 침묵?――― 27 꽃그늘?――― 28 나무와 나?――― 29 나의 작은 별들?――― 30 삼봉산에서?――― 31 바람 속에?――― 32 2. 바람의 눈물 야상곡?――― 35 불면의 강?――― 36 해학?――― 37 고양이와 나?――― 38 나의 작은 잎새들?――― 39 바람의 눈물?――― 40 초추?――― 41 유년기?――― 42 어떤 꽃잎?――― 43 귀가?――― 44 나와 나?――― 45 송년 파티?――― 46 나이?――― 47 내가 나를?――― 48 3. 한 아이가 세상을 만든다 풋달?――― 51 꽃잎 지다?――― 52 그 해 겨울?――― 53 황사바람?――― 54 개불알꽃?――― 55 폭포?――― 56 무지개?――― 57 잔설?――― 58 파란 들?――― 59 안개?――― 60 제라늄 꽃?――― 61 한 아이가 세상을 만든다?――― 62 베고니아?――― 63 구름 떼?――― 64 꽃바구니?――― 65 4. 바다는 죽지 않을 것이다 오월이 오면?――― 69 파연?――― 70 이 순간만은?――― 71 그대 슬퍼하지 말라?――― 172 골목길?――― 73 하루살이?――― 74 눈이 내린다?――― 75 섣달 그믐?――― 76 슬픈 장미?――― 77 항아리?――― 78 하얀 나비?――― 79 바다는 죽지 않을 것이다?――― 80 아이가 울고 있네?――― 81 파도야 우지 마라?――― 82 5. 산사 가는 길 새싹?――― 85 별들이?――― 86 줄의 중간?――― 87 산사 가는 길?――― 88 너 잠든 사이?――― 89 새벽?――― 90 달과 풀잎?――― 91 길?――― 92 아파트의 달?――― 93 나목?――― 94 저 산이?――― 95 나의 목마른 꽃?――― 96 뜨락에서?――― 97 무명초?――― 98 촛불 앞에서?――― 99 6. 허수아비 외딴 섬?――― 103 어떤 풍경?――― 104 복권?――― 105 한낮?――― 106 기항지?――― 107 이유?――― 108 서울 가는 사람들?――― 109 환영?――― 110 발 맞추기?――― 111 허수아비?――― 112 한강에서는?――― 113 심포에서?――― 114 장날?――― 115 7. 당신에게 가는 길 추기경의 눈물?――― 119 당신의 궁전?――― 120 원하노니?――― 121 당신에게 가는 길?――― 122 당신의 그림자?――― 123 고백?――― 124 어떤 기다림?――― 125 드릴 수 없는 것도?――― 126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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