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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역 사기 서

완역 사기 서

사마천

(주)위즈덤하우스·2015-12-24

  • 360쪽
  • 역사
  • KDC 9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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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해제 는 예악禮樂·역법曆法·치수治水·경제 등 치국평천하의 근간을 이루는 전장典章 제도를 다루고 있다. 이는 제도를 역사적으로 접근하는 일종의 제도사制度史에 해당한다. 모두 여덟 편으로, 이른바 팔서八書로 불린다. 청대의 왕명성王鳴盛은 《십칠사상각十七史商?》 〈팔서소본八書所本〉에서 〈서〉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한 바가 있다. 《사기》의 〈서〉는 《예기禮記》와 《대대례기大戴禮記》, 《순자荀子》, 가의賈誼의 《신서新書》 등에서 발췌해 지은 것이다. 팔서의 체제와 관련해 크게 세 가지 견해가 있다. 첫째, 《예기》에서 말하는 육관六官의 정무를 본뜬 것으로 보는 견해다. 천관天官의 여덟 가지 기능이 그것이다. 관청을 다스리는 팔법八法, 도성을 다스리는 팔칙八則, 군신君臣을 다스리는 팔병八柄, 백성을 다스리는 팔통八統 등이 거론된다. 둘째, 《서경書經》의 팔정八政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견해다. 북경대 교수를 지낸 범문란範文瀾이 대표적이다. 팔정의 식食·화貨·사祀·빈賓·사師를 〈평준平準〉·〈예禮〉·〈병兵〉·〈봉선封禪〉으로 분류하고, 팔정의 나머지 사공司空·사도司徒·사구司寇의 업무를 〈악樂〉·〈천관天官〉·〈역曆〉·〈하거河渠〉로 나누었다는 것이다. 셋째, 《주역周易》의 팔괘八卦에서 나온 것으로 보는 견해다. 사마천司馬遷이 한무제漢武帝 때 태사령太史令에 임명되고, 황로黃老 사상을 추종하며 《주역》과 음양론 등을 익힌 점에 주목한 견해다. 사마천은 부친인 사마담司馬談을 따라 장안長安으로 간 뒤 동중서董仲舒 등에게 고전을 배웠고, 태사령에 임명된 뒤 역법개정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로 사마천은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에서 유사한 언급을 한 바 있다. 《주역》의 팔괘를 흉내내 팔서를 만들었을 공산이 크다. 총 여덟 편인 〈서〉는 두 편씩 짝을 이루고 있다. 〈예서禮書〉와 〈악서樂書〉, 〈율서律書〉와 〈역서?書〉, 〈천관서天官書〉와 〈봉선서封禪書〉, 〈하거서河渠書〉와 〈평준서平準書〉가 그렇다. 팔괘에서 하늘을 뜻하는 건乾과 땅을 뜻하는 곤坤, 물을 뜻하는 감坎과 불을 뜻하는 리離 등이 두 개씩 짝을 이룬 것과 닮았다. 〈예서〉와 〈악서〉는 함께 읽어야 한다. 유가儒家가 중시하는 치평의 기본 틀인 예악을 논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가 군도君道와 신도臣道의 의리와 역할을 구분하는 군신지의君臣之義에 방점을 찍고 있는 데 반해, 악은 군신의 공치共治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양자는 서양의 권력구조와 마찬가지로 견제와 균형의 당사자다. 일면 협력하면서도 일면 대립하는 관계에 설 수밖에 없다. 사마천은 《예기》가 역설했듯이 예를 법法 위에 두었다. 법은 피치자被治者인 서민을 대상으로 삼는 데 반해 예는 치자治者인 군주와 사대부를 대상으로 삼기 때문이다. 고금을 막론하고 법으로 모든 것을 제어할 수는 없다. 공자孔子와 순자荀子 등이 예치禮治를 역설한 이유다. 예는 법과 달리 위정자들의 기본자세와 행동지침 등을 다루고 있다. 법은 타율적인 데 반해 예는 자율적이다. 그만큼 위정자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신권臣權의 상징인 사대부들이 불순한 생각을 품거나 방자한 모습을 보일 경우 서민들과 마찬가지로 예가 아닌 법으로 다스릴 수밖에 없다. 예와 법의 간극이 이처럼 미세하다. 예치를 역설한 순자의 문하에서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韓非子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니다. 한비자는 위정자를 서민과 마찬가지로 법치로 다스려야만 한다고 보았다. 한비자가 활약하던 전국戰國시대 말기에 이르러 난세의 심도가 더욱 깊어진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전한前漢 때의 유가들은 엄격한 법치뿐 아니라 예치도 매우 각박하다고 보았다. 《예기》 〈악기樂記〉에서 예치의 각박한 모습을 순화시키기 위한 악치樂治의 필요성을 역설한 이유다. 악치의 가장 큰 특징은 군신이 한 몸처럼 호흡을 같이하며 치평에 임하는 데 있다. 군신공치君臣共治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한 것이다. 〈예서〉와 〈악서〉가 짝을 이룬 것은 예치와 악치가 마치 음양의 조화처럼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는 《순자》의 〈예론禮論〉과 〈악론樂論〉의 주장과 같다. 〈예서〉와 〈악서〉는 상당부분 〈예론〉과 〈악론〉을 그대로 옮겨온 것이다. 순자가 역설한 예치 정신이 〈예서〉와 〈악서〉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작용하고 있다. 순자의 제자들은 《예기》를 주도적으로 편제한 당사자다. 예악에 관한 논의가 《예기》 〈악기〉에 집대성되어 있는 이유다. 원元나라 때의 저명한 장서가 장안張晏이 〈예서〉와 〈악서〉를 후대인의 위서로 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예서〉는 원래 제목만 있고 내용은 없는 편명 가운데 하나였다. 〈악서〉 역시 목록만 있고 글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청대의 고증학자 양옥승梁玉繩도 《사기지의史記志疑》에서 〈악서〉 역시 〈예서〉와 마찬가지로 후대인이 《예기》 〈악기〉를 발췌해 끼워 넣은 것이라며 후대인의 위서로 보았다. 일각에서는 《시경詩經》·《서경》·《역경》·《예기》·《춘추》와 더불어 육경六經의 하나로 꼽힌 《악경樂經》이 중간에 사라지면서 《예기》 〈악기〉에 그 흔적을 남긴 것으로 보기도 한다. 부록에 《예기》 〈악기〉를 실어놓았다. 예로부터 예악을 얼마나 중시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음률音律과 역법을 다루고 있는 〈율서〉와 〈역서〉 역시 율력律曆이 짝을 이루고 있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율서〉의 전반부에서 음률이 아닌 무공武功과 병도兵道를 논하고 있는 점이다. 중간에 나오는 전쟁과 관련한 “태사공 왈” 대목을 전후로 그 내용이 완전히 다른 이유다. 일각에서는 후반부를 후대인의 위작으로 보기도 한다. 그러나 후반부 역시 “태사공 왈”이 나오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병도와 음률을 하나로 묶어 〈율서〉를 편제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역서〉는 말 그대로 역법을 상세히 논하고 있다. 〈역서〉가 〈율서〉와 짝을 이룰 수 있는 이유는 1년이 열두 달인 것처럼 음률도 열두 음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논리 위에 있다. 이른바 음양오행陰陽五行 이론의 확장이다. 주목할 것은 음력 10월을 세수歲首로 삼은 진시황秦始皇 때의 역법 체계가 다시 음력 정월을 세수로 삼는 하력夏曆으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원래 은력殷曆은 음력 12월, 주력周曆은 음력 11월, 진력秦曆은 음력 10월을 세수로 삼았다. 모두 음양오행의 상극相剋 이론을 좇은 결과다. 한나라는 한무제 때 음력 정월을 세수로 삼는 하력으로 돌아갔다. 이것이 올바른 것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일각에서는 〈역서〉를 통해 사마천이 한무제의 역법 개정에 비판적인 견해를 피력한 것으로 보는데 이는 지나치다. 오히려 사마천은 스승 동중서의 영향을 받아 오행론을 신봉했다. 천문天文과 제천祭天 문제를 다루고 있는 〈천관서〉와 〈봉선서〉 역시 하늘을 매개로 짝을 이루고 있다. 천자天子 내지 천도天道 개념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춘추전국시대의 제자백가는 천도를 지상에 구현한 인도人道의 최종 책임자는 하늘의 뜻을 대신하는 천자로 보았다. 천자가 하늘에 제사를 올리는 제천 내지 하늘을 받드는 봉천奉天 의식의 상징으로 통용된 이유다. 이는 오직 천하의 주인인 천자에게만 허용된 특권이었다. 중원中原 주변의 제후왕은 이런 일을 할 수 없었다. 그것은 곧 반역을 의미했다. 형이하의 천문 개념이 〈천관서〉와 〈봉선서〉에서 형이상의 천덕天德 및 천도 등과 더불어 형이상적인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혜성의 출현을 군덕君德의 쇠퇴에 따른 흉조로 풀이한 것이 그렇다. 동중서가 《춘추번로春秋繁露》에서 천도와 인도를 하나로 묶어 형이하의 현실정치를 형이상의 도덕정치로 추상화한 이른바 재이설災異說의 연장에 해당한다. 이것이 미신임은 말할 것도 없다. 공자가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멀리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팔서 가운데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수리水利와 경제정책 전반을 논한 〈하거서〉·〈평준서〉다. 〈하거서〉는 고대의 수리 사업을 비롯해 한무제 때의 수리와 수해 상황을 통시적通時的으로 분석하고 있다. 수천 년 동안 중농重農을 재정경제 정책의 핵심으로 삼은 데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은 황하黃河의 문명이 시작될 때부터 수리 문제를 왕조의 성패와 직결시켜 생각했다. 〈하거서〉가 재화의 생산과 수급 문제를 다룬 〈평준서〉와 짝을 이루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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