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머리말 우리 사회는 지금 거대한 격랑을 만나 표류하는 배처럼 위태롭기 짝이 없어 보입니다. 평생 건설 현장을 누비던 대통령이 대선 공약임을 내세워 추진하는 대운하의 급류에 온 산과 온 강이,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까지 몽땅 휩쓸려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전 인수위원장의 발언과 대통령의 정책 피력으로 촉발된 ‘영어 몰입식 교육’은 현재 전국 단위의 사교육 열풍을 불러일으켜 교육계의 난제 중의 난제로 치달아 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존폐의 기로에 서 있던 국보법이 난데없이 활개를 치며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고 있고, 적법한 절차를 밟아 파업 중이던 노동자와 추모제에 참석한 교사들에 대해 공권력을 동원해 대량 구속하는 등 이른바 ‘신新공안정국’이 도래하는 기현상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천혜의 조건을 마다하고 산천을 굽이쳐 흘러가는 아름다운 생명의 강을 파헤쳐 운하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국민들의 먹을거리와 안전을 도외시한 채 졸속 선심성 외교의 결과물이 돼버린 미국산 30개월짜리 쇠고기 전면 수입 파동, 1% 부자들로 구성된 강부자 고소영 내각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와 위장 전입, 탈세 등 매일 악취를 풍기는 현실은 어디까지 흘러갈까요. 알 수가 없습니다. 지금 청계천과 광화문, 시청과 여의도 등 서울 주요 도심에서는 밤마다 교복을 입은 2.0세대들의 촛불 시위가 한창입니다. 386세대 부모를 둔 똑똑한 중고등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불안한 미래를 걱정하며 자신들의 이야기를 열렬히 토로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수십억대, 많게는 수백억, 수천억대의 재산가들로 구성된 나라의 실권자들은 왜 이 아이들에게 불안과 고통을 짐 지우고 있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초롱초롱한 눈빛의 아이들에게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예감하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는 해괴한 이 현상을 우리 문학인들은 더 이상 좌시할 수가 없어 기어이 펜을 들었습니다. 이 책에 필자로 참여한 22명의 작가들은 문학 본연의 정연한 자세로 현 상황을 직시하며, 높은 권좌에 앉아 비틀거리는 정치인들의 몽매와 의뭉스러움을 때로는 준엄하게, 때로는 해학과 웃음을 버무려 풍자하고 야유하기를 주저하지 않았음을 밝힙니다. 이 책 『초중딩도 뿔났다』에 수록된 22편의 콩트는 대체로 국토 훼절과 생태계 파괴로 이어지는 한반도 대운하 비판, 국민 식생활 교란 및 위험성을 경고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경고, 영어 몰입교육의 허구성에 대한 비판, 1% 부자 내각의 추악한 비리 고발, 강부자 고소영 소망교회 인맥 등 측근 정치에 대한 비판 등의 내용이 해학적인 문체와 날카로운 풍자의 필치로 그려져 있습니다. 이 책에 수록된 콩트의 내용은 우리 시대의 배가 더 이상 난파하지 않도록 진심으로 바라는 문학적 희구입니다. 설령 정권 담당자들의 허위를 공격하고 그 위선을 까발리는 내용이라 할지라도 진정 우리나라 산천과 백성의 숨결을 잊지 말아 달라는 염원이 바탕에 깔려 있음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나 알 것입니다. 이 책을 보며 우리 모두가 한바탕 웃고 넘어가되, 이 땅 이 하늘 아래 모든 만물이 참으로 다치지 않고 오래오래 그 본디 모습으로 살가운 여정을 계속하기를 바랍니다. 바라건대, 깊이 생각을 모아 서로 섬기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2008년 여름 편집자
목차펼치기접기
차례 김성동 | 굿모닝, 오륀쥐_13 공선옥 | 영감님이 뿔났다_31 한창훈 | 다시, 구멍에 대하여_ 43 이남희 | 천국행 KTX_53 안재성 | 나 돌아갈래_63 임영태 | 영호 씨의 코드는 저질 국민이다_77 김상영 | 뼈대 있는 집안_85 이시백 | 몰입沒入_95 김곰치 | 악몽 107 윤동수 | 내 말을 믿지 마라!_117 조헌용 | 금이 나왔다_131 유응오 | 유 기자의 ‘특종’_143 최용탁 | 뭘 잃어버렸다고?_153 유영갑 | 은평리 이장 선거_163 김현영 | 기쁘다 구주 오셨네_173 유시연 | 미국놈 만세다_183 박구홍 | 세상에서 펄벅과 박경리님을 가장 사랑하는 어느 귀부인의 경우_193 정용국 | 여민락與民樂_205 박숙희 | 양아치, 큰형님을 만나다_217 김종성 | 낯선 손님_227 강기희 | 저거 홍식이 아녀_237 박선욱 | 달인_247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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