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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석환 북한산 및 한양도성 스케치전

건축가 김석환 북한산 및 한양도성 스케치전

김석환

기문당·2014-12-09

  • 예술
  • KDC 61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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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북한산과 한양도성 스케치전??을 열며 1 2008년 영풍문고의 초대를 받아 ??한국전통건축 드로잉전??을 열 때 작가의 글을 쓰면서 ??내가 스케치전을 할 만큼 제작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름의 어려움을 무릅쓰고 어디서나 그렸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그리고 그 후로 6년이 지나 다시 서울특별시 서울도서관의 초대를 받아 이번 전시를 가질 수 있게 된 것도 그 때 밝힌바 대로 줄곧 스케치를 한 것이 쌓여졌기 때문이다. 나는 평소 산행이나 답사를 떠날 때마다 스케치북을 휴대하고 이동 중 눈에 띠는 풍경을 스케치 해 왔다. 대부분 홀로 북한산을 오르지만 간혹 함께 동행한 일행들은 내가 한겨울 산행 중에도 스케치를 하는 모습을 보고 열정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그처럼 일상적으로 스케치를 하게 되는 것은 사물에 대한 예민함 때문일 것 같다. 그리고 늘 깨어 있는 감각으로 사물과 함께 호흡하며 내 눈앞에 펼쳐 보이는 감각적인 장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화면에 담아두고자 하는 의욕을 항상 느껴왔기 때문이다. 그것은 대상에 이끌린 나의 감각을 필치에 의해 내 기억 속에 각인하는 의미가 된다. 르 꼬르뷔제는 "빈 백지에 무엇인가 그려 넣으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나의 인격이 된다."고 했다. 그처럼 아무 형상도 없던 빈 백지 위에 내가 사물로부터 받은 감각이 필선을 통해 그려지고 나면 그만의 생명력을 지니고 존재하게 되고 거기에 나의 감각과 호흡이 고스란히 담겨지게 된다. 빈 종이에 무엇인가 그린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앞에 보이는 거대한 자연의 모습을 백지위에 그리려는 생각을 갖고 막 시작할 때는 막막한 부담감과 공허감이 느껴진다. 하지만 시작을 하고 진행하다 보면 무의식적으로 필선이 쌓여가고 점차 안정감 속에 그림이 완성되어 가며 사물의 기운과 표정이 담기게 되고 어느 사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백지 위에 새로운 이미지로 태어나 감각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나의 그림은 현장에서 이루어진다. 내가 현장 작업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내 그림이 직접 보이는 대상으로부터 받는 감동과 생명력을 농축해 옮기는 과정 속에 탄생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의 감각에 이끌려 그때그때 그리는 스케치는 현장을 떠나서는 이루어질 수 없다. 그래서 나의 그림은 실경을 충실히 묘사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필자가 이번 전시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바로 북한산과 한양도성의 총체적인 모습을 실경으로 포착한데 있다. 어떤 사람들은 화가의 뛰어남이 실제 풍경보다 더 아름다운 이미지를 창조하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진경산수로 불리는 정선의 금강산 그림이나 인왕재색도 등도 실제 모습 그대로가 아닌 화가의 사유를 통해 재탄생한데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나의 작업은 실경을 충실히 묘사하는 것 자체를 중시한다. 우리가 대하는 갖가지 풍경으로부터 각각 고유의 감각을 인식하듯이 북한산은 북한산만의 빼어난 감각을 지니고 있고 나의 작업 의미는 내가 대하는 그 고유의 감각을 충실히 살려내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고 본다. 나의 스케치는 대상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본능적인 몸짓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된다. 그동안 사람들이 나의 필치를 칭찬 하는 일이 더러 있었다. 필력을 타고 났다거나 스스럼없는 필치에 기가 느껴진다며 개인적으로 그림을 사러온 사람도 있었다. 그렇지만 현장 작업에는 늘 어려움이 따른다. 여러 장을 연이어 그릴 때는 종이 이음부에서의 매끄러운 연결에 신경이 쓰이고 바람에 종이가 펄럭여 애를 먹기도 한다. 또한 방대한 풍광을 현장에서 그리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긴장 속에 작업을 지속하다 보면 커다란 피로감이 몰려온다. 2 내가 북한산을 지금처럼 좋아하게 된 것은 낙동정맥 단독종주 이후 북한산만을 집중적으로 다니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2000년대 초에 부족한 운동과 일상에서 생기는 심신의 피로를 회복하려는 생각으로 산행을 시작한 이후 백두대간 종주, 낙동정맥 단독종주, 일본 북알프스 종주, 불수사도북종주, 서울경계걷기 등을 했다. 그런데 낙동정맥 종주 후에는 멀리 오가는 시간을 내기 어려워 주로 북한산만을 찾게 되었다. 내가 살던 고향의 뒷동산을 오르듯 일상가운데 일을 하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다녀오기도 했다. 북한산은 그처럼 삶터로부터 가까우면 산행의 묘미를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산이다. 그동안 다녀 본 여러 산이나 금강산과 설악산 같은 아름다운 산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산들과 다른 특별한 아름다움에 점차 매료되었다. 북한산은 세계에서 단위 면적당 가장 많은 탐방객이 찾는 산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을 만큼 찾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매주 찾는 사람들도 많다. 북한산에 올라 어쩌다 다른 사람들과 예기를 하다 보면 이구동성으로 북한산은 올수록 좋고 정말 명산임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 같은 북한산의 감각은 때깔옷을 입듯 현란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중후하고 큰 느낌이다. 북한산은 웅장하게 솟은 백운대, 인수봉, 만경 대등 정상부의 웅혼한 기상과 장쾌하게 뻗은 여러 갈래의 능선과 그 능선을 이루는 각각의 봉우리 들이 모여 거대한 기운을 뿜으며 산세의 경관을 표출한다. 그리고 주봉과 능선들이 서로 중첩되고 원근의 조화를 이루며 빼어난 풍광을 이루고 있다. 북한산은 대부분 화강암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어 암릉을 오를 때는 바위에서 뿜어 나오는 커다란 기운을 느끼게 된다. 북한산에 오르면 장엄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은 그 같은 지질조건 때문이다. 풍수가들은 봉우리는 기가 모인 것이고 능선은 기의 통로라고 한하는데 특히 바위로 이루어진 바위는 기가 매우 세다고 한다. 그리고 북한산 산행을 하면서 그러한 기를 몸으로 부딪치게 된다. 이번에 스케치전을 할 만큼 그림이 쌓이게 된 것은 내가 평소 그 공간에 많이 있었음을 의미한다. 그 장소에 머문 시간이 쌓이면서 스케치도 점차 쌓여 왔다. 북한산의 이곳저곳을 스케치하는 동안 그리고 내가 스케치하며 체험한 북한산의 빼어난 풍모를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 전시는 단순히 평소 습관적인 스케치만으로 된 것이 아닌 좀 더 의식적인 준비 과정이 있었다. 쌓여가는 스케치를 정리하다가 문득 북한산의 전체 모습을 다 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과정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된 것은 전경에 대한 포착 의식이다. 이전까지는 눈에 바라보이는 부분들만을 한 장으로 그렸었는데 전체 풍경을 담기 위해 그림을 여러 장의 종이 위에 연이어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스케치전의 시기가 특별히 정해진 것은 아니었다. 언젠가 있는 것을 내 보인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스케치전의 시기와 장소가 구체화 되고부터 점검하고 빠진 것을 그린다는 것이 북한산을 다시 분주히 찾게 되었다. 내가 쓴 필기구는, 처음에는 거의 다 오래전부터 써 오던 붓펜을 사용했다. 그러다 전경 묘사를 하면서 펜으로 그린 그림이 많아졌다. 그 외 연필을 사용한 스케치도 있다. 스케치를 하다보면 사용하는 필기구마다 각각의 맛이 다르다. 붓은 음영과 입체감을 표현하기 알맞다. 그런데 펜은 실제적인 형상을 좀 더 명확하게 표현하기에 편리했다. 이번 작품들 가운데 전경 스케치는 펜을 사용한 그림이 많다. 그리고 연필은 소묘의 맛을 살릴 수 있어 좋다. 많은 사람이 북한산을 오르면서 각자 느끼는 인상이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북한산 경관은 백운대, 인수봉 등 주봉의 인상이나 북한산성입구 쪽에서 펼쳐 보이는 암봉의 연이어진 풍경 그리고 산에 올랐을 때 내려다보이는 광활한 시선 등을 인상으로 갖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북산한의 인상들은 대체로 부분적일 수밖에 없다. 북한산의 경관은 각양각색이어서 항상 가도 새로움을 느낀다. 그처럼 깊고 다양한 북한산의 느낌을 몇 장의 그림으로 나타낼 수 없었다. 그래서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 주기 위해 북한산의 전체 풍광을 다 담아내고 싶었고 전체를 포착하기 위해 전경, 원경, 주능선, 주봉 및 계곡, 북한산 내경, 성곽 및 성문 등 목차를 정하고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북한산은 서울과 고양시, 의정부에 걸쳐 광활한 구역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평지인 도심 안에서는 능선이 실루엣처럼 지날 뿐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서울 시내에서 가장 뚜렷이 보이는 것은 북한산 끝자락으로 경복궁의 주산인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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