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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통신문 소동

가정 통신문 소동

송미경, 황K

스콜라·2017-02-14

  • 84쪽
  • 문학
  • KDC 8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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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아이들이 더 많은 소동을 일으키고 그걸 수습하기도 하면서 자라면 좋겠어요 어린 시절 나는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 노는 일을 아주 좋아했습니다. 빈집에 동네 아이들을 다 불러 모아 시장 놀이를 한답시고 신문으로 돈을 만들고 집안의 모든 집기류를 마당에 갖고 나와 늘어놓고 팔거나, 삼촌이 정성껏 그려 놓은 펜화 위에 크레파스로 색을 칠하며 놀기도 했습니다. 선생님께서 학예회를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반 아이들과 함께 매일 모여 학예회 연습을 열심히 한 일도 기억납니다. 연극도 준비하고 연주회도 준비하고 마술쇼도 준비하고 합창도 준비하고 마침내 시간표를 다 짜서 선생님께 보여드리기도 했어요. 그래서 하는 수 없이 선생님은 우리에게 학예회 할 날을 주시기도 했지요. 엄마를 찾으러 간다며 온 동네 아이들을 다 데리고 먼 곳까지 걸어갔다 오는 바람에 동네가 발칵 뒤집힌 적도 있었어요.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주 어린 나이에도 사라진 적이 있었는데, 경찰과 동네 사람들까지 다 힘을 합쳐 나를 찾는 소동이 있었다고 해요. 사람들은 혹시 내가 하수구 구멍에 빠진 것은 아닌가 싶어 동네의 구멍이란 구멍은 모두 들여다보았다고 해요. 나를 찾은 곳은 동네 야산이었는데 어떻게 올라갔는지는 모르나 나는 거기에서 흙바닥에 그림을 그리며 놀고 있었다고 합니다. 집의 금고 번호를 외워 두었다가 돈을 꺼내서 온 동네 아이들에게 아이스크림콘을 사 주기도 했는데 이런 사건들은 아직도 나의 어머니께서 종종 내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학교에 강아지를 데리고 가거나 교회에 생쥐를 데리고 가거나 숨바꼭질을 할 때 남의 김칫독에 들어가 숨거나 하며 나는 어린 시절을 아주 흥미롭게 보냈습니다. 잠자리에 들면 다음날 손톱만큼 작은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엿장수 아저씨에게 팔려간 강아지가 돌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돌아올 거라고도 생각했지요. 그래서 매일 아침을 기대하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나는 아주 어릴 때부터 어른들이 보기엔 쓸모없는 일들을 열심히 하면서 자라 온 셈이에요.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키면서요. 나는 아이들이 더 많은 소동을 일으키고 그걸 수습하기도 하면서 자라면 좋겠어요. 물론 말없이 그 소동을 지켜봐 주고 같이 웃기도 하는 그런 어른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고요. 그래야 세상이 힘만 있고 지루한 자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을 거예요. 우린 서로 웃을 수 있는 엉뚱하고 쓸모없어 보이는 일들을 열심히 해 보기로 해요. 내일 우리에게 조금 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기대하면서요. 늘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켜 주는 나의 사랑하는 아이들 시원, 은율, 이상이 그리고 나의 조카 예인, 현준이 그리고 늘 나의 작은 소동들을 눈을 반짝이며 응원해 주는 사랑스러운 어른, 김민정 편집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2017년 1월 송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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