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저자의 말 현대 한국 사회는 배려와 소통에 의한 포용으로 상생의 길을 열어 나가기보다는 경쟁에서 이기는 이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승자 독식의 삶을 당연시하는 사회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다. 이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을 중시하는 가운데, 어느덧 구성원 상호 간에 불신과 적대감이 팽배함으로써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도덕적 공감 능력과 도덕적 판단력 등의 미비와 경시(輕視)로 반인륜적인 사건과 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성인이라 일컫는 대학생 또한 인성 함양을 통해 윤리적이고 바람직한 삶을 추구하기보다 경쟁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스펙 쌓기와 경쟁력을 갖추는 데 여념이 없다. 이번에 발간하는 『융복합 시대의 인간과 윤리』는 ‘이 시대를 사는 한국의 지성인들이 가치 있는 삶을 영위하자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모색하고자 하는 의도로 집필된 책이다. 이 책의 용도는 크게 두 가지로 설명될 수 있다. 첫째, 집필진이 모두 참여하는 공동 강의(team teaching)의 교재로 활용될 수 있다.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소속 6명의 교수진이 전원 집필진으로 참여해 자기의 전공을 살려서 두 개씩 주제를 선정한 뒤, 이것을 전체적으로 조율해 목차를 배열했다. 따라서 이 책은 다양한 윤리학적 이론과 현대 한국 사회에서 당면할 수 있는 여러 주제들을 고르게 다루고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따라서 이 책을 교재로 하는 강의는 이 시대 지성인들의 윤리적인 요구에 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둘째, 윤리적 삶 자체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의 모든 지식인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현대 한국 사회가 처한 여러 입장을 염두에 두고, 서로 어울려 살아야 하는 국가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각자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방향과 기준을 제공하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윤리학적인 전문 지식의 전달보다는 과거와 현재, 미래에 걸쳐서 우리 주변의 실제 상황에서 발생했고, 발생하고 있고, 또 발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물음들에서 그 실마리를 찾고자 했다. 실천학으로서의 윤리학은 우리의 실제 삶의 시공간과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언행을 바탕으로 삼는다. 따라서 평상시 자신의 말과 행동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려는 의지를 다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은 이러한 실천적인 삶의 영위에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융복합 시대의 인간과 윤리』를 구성하는 12개의 주제가 모두 물음을 제기하는 형태로 되어 있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음으로 주제를 제시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즉, 독자들이 본문을 읽기 전에 먼저 제시되어 있는 물음을 보고 그에 대한 답을 나름대로 자문자답해 보면 책의 본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질문의 중요성, 나아가 제대로 된 문제의식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도 내포되어 있다. 각 장의 뒤편에 제시된 몇 개의 질문 역시 이런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제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 구성 및 그 개략적인 목차를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이 책을 읽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제1장의 질문은 ‘왜 인간은 윤리적이어야 하는가?’이다. 윤리적인 삶이란 무엇이며, 이러한 삶이 어떤 의미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제시해 보려고 했다. 제2장의 질문은 ‘환웅은 왜 하늘에서 땅으로 내려왔을까?’이다. 우리 민족 최초의 건국신화인 단군신화에 나오는 환웅(桓雄)이라는 존재에 초점을 맞추어서 그의 하강(下降)이 갖는 의미와 동물에서 인간으로 변신한 웅녀(熊女)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해명해 보려고 했다. 제3장의 질문은 ‘나와 남은 같은 존재인가, 다른 존재인가?’이다. 여기서는 나와 남은 어떤 면에서 같고 다른지,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올바른 삶을 영위하기 위해 나와 남의 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이며, 또 무엇을 실천할 것인지를 다루고 있다. 제4장의 질문은 ‘인간의 본성은 착한가, 악한가?’이다. 맹자 성선설의 형성 배경과 그 사고방식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나아가 순자 성악설의 형성 배경과 그 사고방식의 장단점을 살펴보려고 했다. 여기서 인간 본성에 관한 각각 다른 관점을 이해하고, 오늘날 지향해야 할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5장의 질문은 ‘게임 욕구와 중독,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이다. 인터넷,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보급이 초래한 사회 병리 현상 중 하나인 게임 중독에 주목하고 그 원인과 결과를 탐색했다. 여기서는 불교의 연기법(緣起法)과 인과론(因果論)에 의한 해명과 함께 게임 중독을 예방하고 치유하기 위한 한 방안으로써 호흡명상법에 의한 집중력[의지력] 배양을 제시했다. 제6장의 질문은 ‘위험한 직업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이다. 정의와 행복에 대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그리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에서 공동체와 개인 간의 관계에서 각자의 직업에 대한 의미, 정의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기 위한 실제적 노력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7장의 질문은 ‘사슴을 쫓는 사냥꾼에게 사슴이 숨은 곳을 말해야 하는가?’이다. 여기서는 도덕적 판단에 있어 행위의 동기와 결과가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현대사회의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서 의무론과 목적론의 시각을 응용해 통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며, 의무와 행복의 관점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검토하고 윤리적 실천을 생활화하는 문제를 다뤘다. 제8장의 질문은 ‘예의에 어긋나지 않으려면 나와 남의 경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까?’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예의가 갖는 의미, 현대사회에서 지켜야 할 경계 윤리,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야기되는 예의 없음의 문제를 경계 윤리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해석해 품위 있는 생활을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려고 했다. 제9장의 질문은 ‘국가의 잘못된 정책에 대해 시민은 복종해야 하는가?’이다. 여기서는 국가와 국민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왜 국민은 국가 권위에 복종해야 하는지, 국가 권위에 불복종하는 것은 왜 용납될 수 없는지 등을 탐구해 보고, 건전한 국가공동체의식을 갖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다루고 있다. 제10장의 질문은 ‘지구 반대편의 기아 상태의 어린이를 도와야 하는가?’이다. 이 장은 세계 시민주의가 등장하게 된 배경, 그 등장에 대한 시각, 평화의식에 근거한 다양한 세계시민주의 등을 이해하고, 이것이 마주치는 도전과 그 극복 과제를 다루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제11장의 질문은 ‘말기 환자의 연명 의료를 결정할 때 고려할 문제는 무엇인가?’이다. 여기서는 말기 환자의 연명 의료 결정과 관련한 주요 문제, 특히 윤리 문제에 관해 숙고해 보고, 말기 환자의 존엄성을 실현하는 방안에 대해 성찰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마지막 제12장의 질문은 ‘(무인)자율주행 자동차는 탑승자와 보행자 중 누구를 먼저 보호해야 하는가?’이다. 여기서는 과학기술의 진보, 지식정보화, 네트워크의 포괄적 결합이 불러올 미래의 삶의 모습과 그 삶을 상징하는 존재이자 도구로서의 ‘로봇’ 개념을 이해하고, 다양한 로봇들과 인간이 공존하는 데서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들에 대해 마련해야 할 대안들을 탐색해 보고자 했다. 이번에 이 책이 출판되어 세상에 나오기까지 많은 이들의 정성스러운 관심과 손길의 도움을 받았다. 이 자리를 빌려 교정 및 편집 전반을 꼼꼼하게 챙겨서 지적해 준 경상대학교출판부의 김종길 선생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일상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는 계기와 윤리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출발점을 마련해 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머리말 인사를 갈음한다. 2016년 여름 경남 진주 가좌동 연구실에서 집필진을 대표하여 손병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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