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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의 미학

스타일의 미학

리처드 슈스터만 (지은이), 이혜진, 김미경, 김명석, 임윤경, 신은희, 이혜진 (옮긴이)

북코리아 출판사·2013-05-30

  • 철학
  • KDC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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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문 요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미국에서도 인기가 있습니다. 템플 대학에 재직하던 시절 제자였던 서울대학교의 김진엽 교수가 번역한 『프라그마티즘 미학』(북코리아)에서 저는 랩의 예술성에 대하여 논하였는데, 올해는 꼭 그 책의 영문판이 나온지 20주년이 됩니다. 이번에 『스타일의 미학』을 작업할 때, 강남 스타일이라는 한국의 랩 음악이 유행하여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제가 『프라그마티즘 미학』을 썼던 1992년에는 미학에서 대중음악이나 서브컬처에 대해 논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스타일을 논하는 데에도 대중성이나 일상성을 다루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은 간과해서는 안 될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연히 저는 CNN에서 싸이가 춤추는 것을 보게 되었는데, 무슨 말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중독성 있는 리듬과 비트, 그리고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가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한국에서도 이 ‘강남 스타일’이 열풍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한국에는 가본 적도 없는 열 살인 어린 딸도 학교에서 이 음악을 듣고 와서는 ‘강남’이 무슨 뜻인지 물어봤을 정도입니다. 다행히 저는 재작년과 작년에 서울에 강연을 하기 위해 몇 번 강남에 머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딸아이에게 그것이 지명이라는 것을 말해줄 수 있었습니다. 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넓고 쾌적한 커피숍인데, 거기서는 몇몇 학생이 영어를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저의 인상은 강남을 제대로 설명하기에는 매우 국한적인 것일 것입니다. 강남이란 말을 알기 위해서는 저와 같은 외국인 또는 그 지역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알기 힘든, 아마도 매우 특수한 한국에서의 지역적 성격과 의미를 알아야 할 것입니다. 반면 스타일이라는 말은 시대, 국가, 인종, 사회계층, 연령에 구분 없이 많이 쓰이며 주목받는 말입니다. 아마도 강남 스타일의 성공 요인 중 하나는 한국인이 아니면 잘 알 수 없는 지역적 특수성을 지니는 ‘강남’이라는 말과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 쓰이는 서구식 외래어 ‘스타일’의 묘한 결합이 빚어낸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이 ‘스타일’이라는 말은 어디서나 쉽게 쓰이는 말이기는 하지만 그 말의 진정한 의미를 제시하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스타일은 그 앞에 수식어가 무엇인지에 따라서 그 수식어가 지니는 성질이나 특성 또는 매력을 설명한다는 매우 독특한 역할을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강남 스타일’을 가지고 스타일의 의미를 생각해보도록 하죠. 강남 스타일의 경우에는 강남이라는 어떤 지역의 스타일을 의미하면서도 싸이가 그 특정 스타일을 자신의 곡으로 표현하였기 때문에 ‘강남’이 어떤 지역인지 모르는 외국인의 경우 싸이의 스타일이 강남 스타일인 것처럼 생각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곡이 유명해짐에 따라서 ‘강남’이라는 지역과 ‘한국’이라는 나라가 더 알려지고, 또다시 강남이나 한국과 같은 어떤 특정 단체의 스타일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단지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고, 싸이의 강남 스타일에서 나오는 코믹한 요소들이 그 지역 모든 이의 스타일을 표현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도 적어도 비디오에서 드러나는 위트 있는 풍자나 말춤에서 볼 수 있는 생동감 등은 활발하게 발전하고 있는 젊은 한국의 이미지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지는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경우, 어떤 단체의 스타일이 다시금 개인의 스타일로 재해석되고, 그 개인의 스타일이 다시 그 단체의 스타일을 재구성하게 하였다고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스타일이 진정으로 무엇인지는 일면적으로 설명될 수는 없고, 오히려 양면성, 아니 더 나아가 복잡한 성질로 이해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에서 그웬덜린은 “정말 중요한 점에서 말이지, 진짜 중요한 것은 스타일이지 성실함이 아니야(In matters of grave importance, style, not sincerity is the vital thing).”라고 하였습니다. 이걸 보면 과거 빅토리아 시대에도 스타일은 중요한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이때 쓰이는 스타일은 성실함과 마찬가지로 어떤 가치평가적 측면을 이미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지역의 스타일을 중립적으로 설명하는 경우의 스타일과는 다른 경우라고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스타일은 이렇게 존재론적인 문제를 지닐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그 어원을 더듬어 파악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습니다. 본문에서 다루겠지만, 스타일은 복잡한 어원적 문제나 단지 개인의 스타일뿐만 아니라 어떤 특정 사회나 시대에 따라서 특징지어지는 스타일(제1장 ‘소마틱 스타일’에서는 총괄적 스타일이라고 하고 있는)도 있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을 분석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분과적 원리에 따라서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러한 것들을 복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일이 지니는 다양성이 이 책을 쓰게 된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이 책은 「소마틱 스타일」이라는 논문과 그 논문에 관련하여 다섯 개 분야의 한국의 석학들이 제시한 다섯 가지 질문에 필자가 응답을 하는 형식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스타일이라는 말이 지니는 복잡성에도 불구하고 다섯 개 분야 5문 5답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형식을 취했는데, 적어도 형식에서는 접근성이 있도록 하자는 의도에서였습니다. 이 책은 제1장 소마틱 스타일, 제2장 예술과 스타일, 제3장 권력과 스타일, 제4장 로봇과 스타일, 제5장 미디어와 스타일, 제6장 종교와 스타일의 여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순서는 책을 읽기 쉽도록 하기 위하여 정해진 것이며 독자들에게는 모든 부분이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스타일의 미학』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쓰였으며, 각 장에서 어떤 내용을 다루고 있는지는 좀 더 명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으로 이 책의 구성에서 각 장의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제1장을 차지하는 ‘소마틱 스타일’은 내가 2011년 북경대학에서 열린 세계 미학 대회의 강연에서 쓴 논문으로, 이 책에서는 Journal of Aesthetics and Art Criticism (2011)에 실린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여섯 개의 파트로 구성된 은 책 한 권에 해당할 만한 내용을 축약적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대중서로 다루기에는 어려울 수도 있는 논문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 스타일에 관해서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일상생활에서의 예나 누구나 지니고 있는 오감에 관련한 스타일의 차원들을 다룸으로써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또한 스타일, 특히 우리의 신체에 관련하는 스타일인 소마틱 스타일은 그 문제 자체가 어려운 미학 이론과 예술론으로 무장되지 않은 사람들도 누구나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일 것입니다. 오히려 이 논문은 그러한 어려운 미학 이론을 익숙한 몸과 스타일의 의미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2장 ‘예술과 스타일’에서 이혜진 선생이 제시한 질문들은 스타일의 뜻을 그 용어의 유래에 주목한 것이었습니다. 이 장은 스타일과 나의 소마틱 스타일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고 생각하였기에 제일 먼저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혜진 선생은 스타일과 예술의 문제를 스타일이란 용어에 대한 탁월한 역사적 이해를 바탕으로 흥미 있는 질문들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녀는 근현대 서양에서 스타일 용어의 변용에 있어서 스타일이 문체나 예술 등의 제한된 의미에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관련하는 의미로 확장되었다는 것과 관련하여 필자의 소마틱 스타일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스타일과 나의 소마틱 스타일에 대한 그녀의 해석에 내가 더 강조하고 싶은 것은 서양 고대철학이나 동양철학에서도 외양, 행실, 품행을 다루었으며 그것을 우리는 ‘소마틱 스타일’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3장 ‘권력과 스타일’에서 김미경 교수는 몸의 서열화와 힘의 논리를 패션 폴리틱스의 관점에서 다루었습니다. 그녀는 단지 정치가들의 스타일을 논하는 진부한 방식이 아니라 권력이라는 문제가 우리의 정치, 사회, 문화, 젠더의 다양한 측면에서 어떻게 드러나고 이미지화되는가를 통찰력 있게 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특정 개인이 가진 성질로서 스타일을 좁게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이런 다양한 측면에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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