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일본형 근대가족

일본형 근대가족

센다 유키 (지은이), 김복순 (옮긴이)

논형·2016-03-30

  • 216쪽
  • 역사
  • KDC 332.2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이 책의 타이틀을 정할 때 이것 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근대가족’론이 소개된 지 사 반 세기가 지났다. 근대가족이라는 것은 정 치적·경제적 단위의 사적 영역이며 남편이 돈을 벌고 아내가 가사를 책 임진다는 성별 역할 분업이 성립해 있고, 어떤 종류의 규범 세트 ―일생 에 한 번 운명의 사람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만들며 살아간다는 낭만 적 사랑, 아이들은 천사와 같이 사랑스럽고, 어머니는 아이들을 무조건 본능적으로 사랑한다는 모성, 가난하더라도 친밀한 가정 속에서 자신의 가족이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 등의 신화로 채색된 ― 를 동반하는 가족 의 형태를 가리킨다. 우리들에게 당연하다고 생각되어 왔던 이러한 가족 상에 ‘근대가족’이라는 이름을 붙여 전근대 사회로 눈을 돌리면 우리들은 망연해진다. 전근대사회에는 독신자도 많았으며 연애라는 개념도 없었고, 따라서 ‘운명의 사람과 사랑에 빠져 죽을 때까지 함께’라는 생각으로 결혼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막내아들이 독립하기 이전에 아버지는 죽었다. 또한 아이들이 죽어도 아버지는 울지 않았으며 아이가 순진하다고도 생각하 지 않았고, 애초에 가족에 프라이버시는 없었다. 좀 더 말하자면 지금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산과 소비의 단위인 ‘가족’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 ‘가족Family’이라는 개념이 나타나는 것은 구미의 경우에도 17세기이며, 그 때에도 봉공인奉公人 등의 비혈연자를 포함하고 있었다. 일본의 경우에도 ‘가족’은 Family의 번역어로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진 말이며, 처음에는 가족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가족 개개 ‘성원’을 가리키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이처럼 전근대 사회에서 가족의 부재를 감안한다면, 가족이라는 경험도 역사적으로는 ‘특수’한 존재의 형태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족을 둘러싸고 우리들이 겪는 경험은 ‘근대가족’의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 ‘근대가족’론은 ‘가족’을 상대화했으나, 나는 또 하나 상대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일본’이다. 1980년대에는 아직 일본의 근대는 ‘특수’하다는 둥, 이미 ‘포스트모던’을 맞이하고 있다는 둥, 아직 ‘전근대’이고 ‘봉건적’이며 ‘시대에 뒤떨어져 있다’고 인식되어 있었다. 그 ‘전근대성’이나 ‘특수성’을 대표한 것이 ‘일본의 가족’이며 ‘이에家’였다. 그러나 ‘근대가족’으로 눈을 돌려보면, 일본의 근대가족은 특별히 ‘특수하지도’ ‘뒤쳐지지도’ 않았다. 합리적인 시민사회의 영역과 달리 원래 가족은 ‘감정’이 할당된 영역이다. ‘감정’의 표면적인 비합리성에 발목을 잡히게 되나, 원래 ‘모성’이라든지 ‘연애’라는 애정이 만들어진 것은 근대 이후이며, 사적 영역인 가족의 비합리성은 매우 ‘근대적’이다. 근대에는 시민 영역과 가족 영역이 분명히 분리되어 각각 ‘공’과 ‘사’라는 이름이 붙여져 서로 정반대의 규범― 파슨스Parsons의 말을 빌리면, 보편주의/개별주의, 업적본위/귀속본위, 감정중립성/감정성, 한정성/무한정성, 집단지향/자기지향이라는 정반대의 행위의 규범― 이 할당되었다. 시민사회에서는 절도 있고 공평하게 상대를 대하는 것이 요구되었으나, 가족에게는 애정을 가지고 대할 것이 요구되었다. 그렇다면 일본의 ‘근대가족’이란 어떤 것인가? 이 질문에 아직 결론은 나와 있지 않다. 구미사회사의 연구결과로부터 나온 ‘근대가족’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일본의 가족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을 것인가? ‘일본형 근대가족’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일본의 ‘근대가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춰 한 번 천천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일본의 ‘근대가족’의 기본형은, 메이지 시대에 만들어졌다고는 해도 그로부터 백 년 이상이 경과했다. 특히 1990년대 이후 세계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가족의 변화도 현저해졌다. 그렇다면 일본 사회의 변화와 ‘근대가족’은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실제로 일본의 ‘근대가족’은 어떻게 변화했는가? 그것이 ‘근대가족’이라는 틀을 사용하면서 이야기된 경우는 의외로 적다고 생각한다. ‘근대가족’이 어디로 가는가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싶다.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