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작가의 말] 좋은 나라의 무늬 우리나라는 좋은 나라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변차가 심할 것이다. 문득 이미 흘러가버린 왕조시대의 역사를 더듬어가다가 구체성을 지닌 인물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이들이 이룬 결 바른 삶의 무늬는 역사의 부침에도 여전히 그 가치를 지니면서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자본을 최고 지선의 가치로 여기지 않을 수 없게 몰아가는 현대를 품에 안고 서 있다가, 이 부박하고 천박한 삶이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또한 어디에서 끝날 것인가를 짐작조차 하는 일은 차라리 사치스러운 일이다. 그 중심을 다잡고 나갈 수도, 자발적으로 자본의 위력에 굴복할 수도 없게 시대는 광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그렇다 할지라도 지난 세월 좋은 나라는 고사하고 한 사람의 생존조차 버거운 당대에 오로지 시문학 하나로 400년을 흘러내려 오면서도 변함없이 빛나고 있는 시정신의 소유자 매창梅窓(1573~1610)이나, 왕조가 지닌 당대의 불의와 불온을 온몸으로 버텨오다가 끝내 좌절한 허균許筠(1569~1618)의 지성을 헤집어 볼 수 있다는 것은 특별한 감동으로 창작의 근기를 자극하고도 남음이 있다. 더구나 이들은 당대를 살아오면서, 어쩌면 역사의 어느 모퉁이에서 구체적인 시공을 공유하면서 삶의 다사로운 결을 통해 시대의 고민을 나누어왔음이 분명한 단서를 만난 것은 의미 깊은 일이다. 그래서 이들은 흘러가버린 왕조시대라는 우주에서 튕겨져 나온 운석이거나, 아니면 이들은 질펀한 자본주의 시대에 연착륙하지 못하고 튕겨져 나온 시대의 부랑아다운 파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깊어졌다.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한 민족에게 오류의 역사는 되풀이 된다. 문학적 진실이 깊은 사유를 제공하고 서사 미학으로서 자신의 자리를 정립해야 한다면, 우주로부터 날아온 운석 한 조각에도 우주의 탄생과 맞물린 사람됨의 진정성의 무늬가 담겨 있으리라는 믿음이 이 작품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런 미학적 탐구의 길목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油然과 가족의 울타리가 내 사유의 온상이다. 내 삶의 결실일 수도 있는 손주들-璘多朗이 먼 훗날 이 작품이 저들 지적 호기심의 빌미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역시 버릴 수 없다. 소설집을 출간해 주신 ‘시선사’와 마중물을 부어준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에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2016년 10월 寓居 에서 魯 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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