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검은 달 하얀 그림자

박종윤 (지은이)

시선사·2021-02-10

  • 247쪽
  • 130×190mm
  • 문학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작가의 말 소설 창작집 ‘검은 달 하얀 그림자’에 함께 묶은 단편소설 9편 중 7편은 그동안 월간지나 계간지에 발표된 작품들이고 ‘까치방’과 ‘숲속의 고래’ 2편은 미발표신작이다. 하여 이 2편은 금년 2월과 봄호에 발표하기 위해 원고가 이미 문예지에 넘어가있는 상태이다. 이번 창작집출판은 한창 글발이 올라 미발표작품들이 넘쳐나던 때와는 달리 작품 채우기가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마치 빈궁한 가계(家計)를 꾸려나가는 아낙네가 쌀뒤주 밑바닥을 박박 긁어 담아 근근이 밥을 짓는 형상이었다. 씩씩하게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하면 본때를 보여주고 말겠다던 당찬 의욕도 이젠 세월 앞에 시난고난 시들어가는 것 같기도 하다. 작가가 소재고갈 이유를 들먹이는 것은 그만큼 게을러진 탓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중뿔나게 이어갈 배짱도 없고 허명인 줄 알면서 붙들고 버둥거리는 작태가 안쓰럽게 보일 뿐이었다. 가당치않게 소설가의 이름을 걸고 책상 앞에 머리를 싸잡아 매고 창작의욕을 높일 때는 대번에 용이라도 낚아 올릴 것처럼 당당했던 젊은 기백이 한때는 줄기찼었다. 그러나 이젠 세월의 무게가 늘어나기 시작하자 보잘것없는 민망스런 송사리라도 낚아채면 다행이지 싶었다. 그런 심사가 마음 한쪽 구석으로 자꾸 자금자금 덩달아 밟히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지금까지의 형편대로라면 글쓰기 자리를 걷어야 마땅하지 않은가. 그렇지 걷어야지하면서도 얼마만큼의 시간이 지나다보면 또 어디선가 공연히 어쭙잖은 자극을 받아 무슨 대단한 소명의식처럼 다시 책상머리를 틀어잡고 전전긍긍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면 참 신기하게 뭐하는 짓인가도 싶었다. 달리 할일도 없다. 그렇다고 글쓰기가 무슨 활수(滑手)한 고액 연금자의 취미생활처럼 만만한 손쉬운 작업은 아니다. 글쓰기의 고통 또한 임산부의 진통만큼 산고를 겪지 않고는 절대 모른다. 한 작품 한 작품 나름대로 따박따박 완성도를 높여가려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지 않고는 그 값진 의미를 알 수가 없다. 그런 능갈치는 위로에 덧대어 과부하적 집착을 하는 걸 보면 내 팔자는 천직처럼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모양이다. 어쨌든 한 끼 밥벌이도 되지 않는 소설쓰기지만 체력이 소진하는 그날까지 팔자를 핑계 삼아 거물에 걸린 비록 단 한 마리 송사리라도 소중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내일은 좋아지겠지 하며 수확하는 어부의 일상처럼 그냥 그렇게 이어지길 바랄 뿐이다. 2021년 흰 소의 해 설날 새벽 벽두 서울 길동에서 박 종 윤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