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문 사람들은 가끔 나에게, 교육은 받았지만 비전문가들인 사람이 경제학에 입문할 수 있는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 이런 질문은 날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경제학 개론 과목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개론서들이 있지만, 대개의 경우 힘들게 더듬어 가며 보아야 하는 그림과 그래프로 가득 차 있어, 책으로 읽기에는 마땅치 않다. 나는 보통 뉴스쿨대학교의 동료였던 로버트 하일브로너Robert Heilbroner의 ??세속의 철학자들??Worldly Philosophers[장상환 옮김, 이마고_옮긴이]을 추천하고 있다. 아마도 하일브로너의 능숙한 솜씨로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지만, 여러분이 들고 있는 이 책도 나의 관점에서 경제학의 핵심 이념들을 설명하려는 하나의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경제학과 관련된 책은 그곳에 삽입된 방정식들로 말미암아 독자의 절반을 잃게 된다는 격언에 따라 심화 학습을 바라는 학생들을 위한 방정식들과 그래프는 모두 부록에 넣었으며, 주체할 수 없는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 한, 건너뛰어도 된다. 나는 오랫동안 컬럼비아대학교의 버나드 칼리지에서 “정치경제학의 이론적 기초”Theoretical Foundation of Political Economy라는 과목을 가르쳤다. 이 과목의 주제는 실비아 휴렛Sylvia Hewlett의 참신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어, 경제학과 내에서 이루어진 토론들 그리고 학생들에게 나의 해석과 함께 아담 스미스Adam Smith, 토머스 맬서스Thomas Malthus,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 칼 마르크스Karl Marx,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William Stanley Jevons, 칼 멩거Carl Menger, 존 베이츠 클라크John Bates Clark, 마지막으로 존 메이너드 케인스John Maynard Keynes의 원문을 발췌해 읽도록 한 나의 아이디어에서 진전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단지 그래프와 정보들의 나열 형태가 아니라 일관된 대화의 형태로 경제학을 이해하고자 하는 자신들의 욕구를 만족시켰고, 또한 경제학적 언어와 아이디어의 흐름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그 후 나는 강의 내용을 집필했고, 그것이 이 책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이후에 나는 뉴스쿨 인문대학이 있는 유진 랭 칼리지에서 소스타인 베블런,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그리고 조지프 슘페터를 포함시켜 이 강의를 확장시켰다. 학생들의 좋은 반응으로 매우 보람을 느끼게 되었고, 더 많은 참고 문헌을 추가했다. 하지만 이 책이 전형적인 경제 사상사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역사적 관점을 사용해 복잡한 일련의 아이디어들을 일관되고 이해하기 쉬운 이야기로 조합했다. 물론, 이는 경제학사에 대한 많은 양의 독서와 강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나는 이런 광범위하고 큰 노력을 요하는 주제에 대한 학식이 깊지도 않고 전문가조차 아니다. 하지만 나는 여기저기에서 문제시되는 저자들의 텍스트를 넘나들며 작업해 왔고 논쟁들 배후의 논쟁들과 때때로는 정치경제학적 지식이 등장하게 되는 무의식적 지반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가상적인 재구성imaginative reconstruction을 추구해 왔다. 이는 내가 경제학을 다루는 방식이기도 하고, 뻔뻔스럽게도 나 자신의 목적을 위해 정치경제학 역사의 위대한 인물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점에서 독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이 책의 제목에 대해서 세 가지 정도의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첫째, 내가 말하는 “아담 스미스의 오류”란 무엇인가? 아담 스미스는 자신의 저서 ??국부론??The Wealth of Nations에서 여러 가지 타당한 발언들을 했다. 예를 들어 이기심이 인류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힘(그게 유일한 것은 아니지만)이라는 것은 의심할 바 없이 진실이다. 또한 경쟁적 자본주의 시장을 통한 이기심 추구가 물질적 부를 생산하고 혁신적인 기술 변화를 촉진하는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강력한 메커니즘이라는 것도 사실이다. 경쟁적 시장을 통해 이기심을 추구하는 것이 모두 윤리적으로 나쁘다는 주장은 결코 옳지 않을 것이다. 나는 “아담 스미스의 오류”라는 말을 통해, 이처럼 이미 많이 논쟁이 되었던 주장보다는, 좀 더 미묘한 어떤 것을 말하고자 한다. 내가 보기에, 그 오류는 경제적 삶의 공간을 그 밖의 나머지 사회적 삶의 공간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는 생각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경제적 삶의 공간은 객관적 법칙에 따라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사회에 이익이 되는 이기심을 추구하는 공간이며, 그 밖의 사회적 삶의 공간은 그런 이기심의 추구로 인해 윤리적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고, 다른 목적과 관련해서는 [이기심의 추구가-옮긴이]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는 공간이다. 훨씬 혼란스럽고, 덜 규정적이며, 도덕적 문제를 내포하는 정치[학-옮긴이], 사회 갈등, 그리고 가치들로부터, 그 자체의 특수한 조직화 원칙을 가진, 경제 영역의 이와 같은 분리가 학문 영역으로서의 경제학과 정치경제학의 토대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내 생각에 “아담 스미스의 오류”는 정치경제학과 경제학의 핵심이다. 위대한 경제학자들의 주장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주장을 이와 같은 수상쩍은 분할의 맥락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내가 이 책에서 보여 주려고 하는 것처럼, 정치경제학과 경제학은 그 핵심에 있어 사회적 삶에 대한 이와 같은 이원론적 관점을 화해시키려는 노력이다. 둘째, 아담 스미스가 이런 오류를 저질렀다는 것이 사실인가? 아담 스미스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국부론??에 의거해 이런 사실을 나보다 더욱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도 있다. 인간의 행위에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이기심에 대한 논의(제1권, 2장)에서 출발해 검소한 소유주wealth-owner를 공적 기여자로 묘사하고(제2권, 3장),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한 유명한 주장에서 절정에 이르는(제4권, 2장) 순서로 말이다. 하지만 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하고자 한다.『국부론??을 읽은 모든 사람들이 아담 스미스가 특정한 (내가 “아담 스미스의 오류”라고 했던) 렌즈를 통해 세계를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스미스는 너무나도 영리하고 교활해서 자신의 오류를 날 것 그대로 보여 주지 않는다. 실제로, 경쟁적 이기심을 스스로 조절한다고 했던 아담 스미스의 정치경제적 세계는 셀 수 없이 많은 가치 의존적인 정치적 사건들과 제도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는 정치와 경제의 상호 작용에 대한 균형적 관점을 제시하는 것으로 자유방임의 원리를 수정하고 있다. 그러나 스미스는 자신의 책에서 순수하게 경제적인 원칙들 ― 사적으로 소유된 상품을 위한 경쟁 시장 속에서 사익을 추구하는 개인들의 상호 작용으로부터 도출된 ― 에 대한 검토에서 출발하는 것이 옳다고 전제하고 있다. 내가 이 책에서 보여 주려 한 것처럼 아담 스미스의 후계자들이 이루어 낸 연구와 발견들은 정치경제적 문제에 대한 스미스의 개념화에 이미 내재해 있다. 셋째,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오류”는 정말 오류인가? 나는 이 책에서 제시한 가설이 논쟁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담 스미스의 직접적인 후계자이자, 주요 지적 산업으로 발전해 온 현대 경제학은 구체적으로는 경제적인 공간과 좀 더 광범위한 사회?정치적인 영역 사이의 분할이라는 생각을 깊숙이 내포하고 있다. 경제학 교육은 내가 아담 스미스의 오류라고 부른 세계관을 지속적으로 강화한다. 이는 경제적 법칙과 원칙들의 철학적 기초를 다루는 과정에서도 이따금씩 이루어지지만, 경제학의 모형과 일반적 원리들에 내재된 암묵적 가정들을 다루는 과정에 훨씬 더 만연해 있다. 경제학자들은 흔히 학생들에게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라”라고 가르치면서 자신들의 이런 측면들을 드러내곤 한다. 이런 점에서 내 책은 이런 관점에 대한 짧은 기소장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자처럼 생각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사실에 나는 개인적으로 감사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경제학자들의 사고방식이 사회에 대해 생각하는 그 어떤 사고방식보다 가치 의존적이며, 위험한 판단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줄 것이다. 나는 근본적으로 경제학이, 가장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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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감사의 글 서문 1. 아담 스미스의 비전 2. 음울한 학문 3. 가장 엄격한 비판 4. 한계주의자들 5. 허공의 목소리 6. 거대한 환상 더 읽어 보기 부록 옮긴이 후기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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