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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

유병례

뿌리와이파리·2017-02-22

  • 376쪽
  • 문학
  • KDC 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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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들어가며 석양은 한없이 아름다운데, 어쩌나 황혼에 가까운 것을 夕陽無限好 只是近黃昏 해질녘 서산으로 뉘엿뉘엿 지며 황금빛 광휘를 발산하는 석양은 똑바로 쳐다볼 수 없지요. 석양과 그 찬란한 낙조로 빠알갛게 물든 서쪽 하늘을 바라보면, 아, 하고 저도 모르게 탄성이 흘러나오고, ‘夕陽無限好(석양무한호) 只是近黃昏(지시근황혼)’을 나지막이 읊조립니다. “석양은 한없이 아름다운데, 어쩌나 황혼에 가까운 것을.” 당나라 시인 이상은의 시 「낙유원에 올라登樂遊原」의 구절입니다. 세계와 자아의 황홀한 합일, 그 잠정暫定된 시간과 예고되는 결말, 도취와 각성, 탐미와 회한이 함축된 이 시구는 지상의 모든 존재와 그 역정을 압도하는 거대한 일모日暮를 우러러 노래한 천고의 절창으로 회자되고 있지요. 석양과 황혼이 광대하게 어우러지는 해질녘은 성찰과 미학의 시간입니다. 탄성과 탄식의 시간이기도 하고, 일탈과 감흥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낮과 밤이 산문의 시간이라면 해질녘은 시의 시간인 것입니다. 그런 해질녘에 아니 해질녘의 그런 정서로 고즈넉이 세계와 삶을 사색하는 사람들과 함께 시를 읽고 또 시를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시는 세계와 삶을 조율하는 해질녘의 운율입니다. 어쩔 수 없이 자본과 비즈니스에 속박된 우리는 어느덧 자신에게서도 소외된 채 석양과 황혼을 오랫동안 잊고 살아온 듯합니다. 낮과 밤만 있고, 관행의 지속만 있을 뿐 일탈이 없는 지금은 시시포스의 바위를 명패처럼 목에 걸고 사는 시대입니다. 삶의 향유가 그리운 지금 여기에, 저는 다시 중국 고전시를 소개합니다. 새삼스럽습니다만 시는 비범하고도 평범한 휴머니즘의 발현이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사단칠정四端七情을 고무하여, 고독한 자를 더욱 고독하게 만들고 사랑하는 자를 더욱 사랑하게 만듭니다. 고뇌하는 자를 더욱 고뇌하게 만들고 슬픈 자를 더욱 슬프게 만들어, 카타르시스를 이루게 하지요. 우리처럼 세계와 삶에 슬픔과 아픔, 동정과 연민을 지녔던 시인들의 분신인 시를 만나 그 감성과 이성을 종유從遊해보지 않으시렵니까? 그들과 시대를 초월하여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우리의 가슴에 우리 시대의 해질녘 정서와 비전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이 책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는 KBS 제1라디오 〈행복한 시니어〉 코너에 1년 동안 방송된 원고를 정리, 보충한 것입니다. 새벽 방송이어서 꼭두새벽부터 누가 그렇게 열심히 들을까 생각했는데 뜻밖에 애청자가 적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두들 한시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고, 옛 시인들의 삶의 향기를 향유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방송을 시작할 때, 딱 일 년만 하겠다고 결심하였고, 그 결심을 드디어 실천하여 지난해 8월 31일자로 마지막 방송을 마쳤습니다. 이제 일 년 동안의 방송 내용을 다시 보완하여 세상에 내놓습니다.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늘 함께 고심했던 박윤선 편집 주간, 그리고 이 책을 선뜻 쾌히 출판해주신 정종주 사장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2017년 2월 계헌?軒에서 유병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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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제1부 헛헛한 마음 어떻게 달랠까? 산기운은 황혼녘 아름다워라_山氣日夕佳 일 년 중 아름다운 경치를 그대는 기억해야 하리_一年好景君須記 하하 웃지 않으면 그대는 바보_不開口笑是癡人 도연명 씨, 나만 술 많이 마셔 미안하이_酒足愧淵明 친구여 술 한잔 하세_能?一杯無 내 마음 흔들어놓은 봄꽃_江上被花惱不徹 여기는 별천지 인간 세상 아니어라_別有天地非人間 가거나 오거나 관여하지 않고_不幹去來者 제2부 꽃은 정녕 그리움이어라 그윽한 향 꽃 그림자 온몸 가득하여라_香滿衣巾影滿身 나뭇가지에 핀 연꽃_木末芙蓉花 뽕잎을 땁니다, 물가에서_采桑綠水邊 봄바람에 하늘거리는 아리따운 모습_絆惹春風別有情 꽃잎은 바람에 지려 하건만_風花日將老 아름다운 붉은 꽃, 이슬 맺혀 향기롭고_一枝紅?露凝香 마음은 온통 연꽃처럼 붉어요_蓮心徹底紅 강가에 무성한 하얀 갈대_??蒼蒼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붉어라_霜葉紅於二月花 배꽃 같은 눈꽃 활짝 피었네_千樹萬樹梨花開 만물을 적신다, 소리없이_潤物細無聲 제3부 재 속에 묻은 빠알간 열정 산은 높은 걸 마다지 않고_山不厭高 내 평생 잘난 사람 감춰두질 못해_平生不解藏人善 황금으로 서시 동상 만들어줘야 하리_黃金只合鑄西施 푸른 바다 보고 나면 모든 강물 시원찮고_曾經蒼海難爲水 결혼하기 전에 당신을 만나지 못해 한스러워요_恨不相逢未嫁時 내 마음 이미 단단한 쇳덩이 되었으니_此心已作金剛鐵 아름답고 무성한 복사나무_桃之夭夭 시어머님 식성 알지를 못해_?姑食性 아들딸 많이 낳는 세상_載弄之璋, 載弄之瓦 아무리 깊은 물도 건널 수 있으련만_水深深渡可渡 오의항 입구에는 석양이 비껴 있고_烏衣巷口夕陽斜 아! 아들 녀석 행역 나가 밤낮 없이 걷고 있겠지_嗟! 予子行役, 夙夜無已 맑은 마음은 통치의 근본_淸心爲治本 제4부 늙음, 그 완성의 미학 저무는 황혼인생이라 말하지 마오_莫道桑?? 몸아 너는 어찌 그리 태평하니?_心問身雲何泰然 인생칠십고래희_人生七十古來稀 나이 들어 늙으면 물러나야 하리_年高須告老 친구들이여 진정 날 걱정 마시게_交親不要苦相憂 또 다른 인생을 시작한 사람_別是一生人 제5부 지난 여름의 추억 이글거리는 해 천지에 가득하고_赤日滿天地 간간이 시원한 기운 느끼는 건 바람 때문이 아니어라_時有微?不是風 당신의 품안 들락이면서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켰지요_出入君懷袖, 動搖微風發 긴 대롱 드리우고 맑은 이슬 마시며_垂??淸露 시원한 바람 불어오는 가을이 되면_淸商一來秋日曉 제6부 옛 시절, 그 아련한 향기 동짓날 집집마다 팥죽을 쑤는구나_冬至家家作豆? 저무는 해, 골짜기로 기어가는 뱀과 같아라_欲知垂盡歲, 有似赴壑蛇 인파 속을 천번 만번 임 찾아 헤매다가_?裏尋他千百度 청명이라 가랑비 자욱이 날리는데_淸明時節雨紛紛 아버지 날 낳으시고 어머니 날 길러주셨네_父兮生我, 母兮鞠我 거리마다 씨름 시합 나무마다 그네 뛴다_街街爭角?, 樹樹?秋千 천 리 밖에서도 아름다운 저 달님 함께할 수 있기를_但願人長久, 千裏共嬋娟 명절 되면 가족이 갑절이나 보고파라_每逢佳節倍思親 부록│작가 소개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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