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역자 서문 본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독특하고 중요한 특색들을 지녔다. 그 특색을 간단히 알려주는 것으로 역자 서문을 대신하겠다. 우선, 본서는 기독교 자연 신학(또는 기독교적 철학적 신학)적 작업의 일환으로 집필되었지만, 알프레드 노드 화이트헤드(Alfred North Whitehead, 1861~1947)의 형이상학에 관한 최고의 해설서요 주해서로 높게 평가되는 저술이다. 비록 본서가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포괄적인 주제들 가운데 우선적으로 종교나 기독교 신학과 직접 관련될 수 있는 주제들만을 다루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주제들(특히, 신론과 인간론과 종교론 등)에 관한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핵심적 관련 진술들과 의미들을 직접적으로 해설하고 있기 때문에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에 대한 해설서요 주해서 자체로도 평가되며, 그래서 기독교 신학과 연관해 그의 형이상학의 성격을 온전히 파헤쳐 드러내 주는 명저로 평가 받아 왔다. 이런 의미에서, 저자에게 철학과 신학은 화이트헤드의 전체적이고 포괄적인 체계 내에서 우선적으로 주목해야할 주제들 중 배열상의 차이에 불과하다. 그런 방식으로, 과정 철학과 과정 신학은 각각 우선적으로 주목하는 주제들과 그렇지 않은 주제들 사이에서의 연관성이나 실제적인 내용상에서 원칙적으로는 차이가 존재하지 않으며, 화이트헤드의 명시적인 진술들은 물론이거니와 그의 축약된 암묵적인 표현들은 더욱 풍성하게 발전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화이트헤드에게서 전제되어 있는 것들을 명확히 드러낸다는 의미에서 말이다. 그래서 본서는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을 해설한 책이자 기독교 신학 책이다. 이는 신학의 형성과 관련해 규범이나 기준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논쟁적일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본서의 『구판(1965)』 서문과 제7장을 꼼꼼히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종교적 경험의 입장에서 화이트헤드의 어떤 입장들을 실제로 수정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그런 수정이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을 왜곡하는 것이 아니라 종교적 경험으로 그 체계를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키는 것으로 이해하고 주장한다. 실제로 저자는 본서에서 위대한 철학들을 활용했었던 과거의 기독교 신학들(가령, 어거스틴과 아퀴나스의 신학들)이 자신들의 실재적인 종교적 경험을 통해 그 철학들이 명시적으로 검토하지 않았거나 미약하게 표현하는데 그치고만 실재의 측면들을 더 분명하게 검토하고 표현해줌으로써 그 철학들을 더욱 풍성하게 발전시켰다는 의미를 제시하며,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을 기독교 신학으로 활용하는 본서에서의 작업도 그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단, 해당 철학 체계를 부분 발췌해 가는 형식이 아닌 온전히 수용하여 더욱 정합적이고 논리적으로 보충한다는 측면에서 말이다. 그런데 화이트헤드의 형이상학적 입장의 수정과 관련해 본서의 『구판』과 『수정판(2007)』 사이에서 하나의 아이러니컬한 변화가 일어났다. 이 점은 역자는 물론 본서가 『수정판』으로 재출간되는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길게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숙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알다시피, 화이트헤드의 신관을 둘러싸고 신을 ‘하나의 유일한 현실적 존재’로 볼 것인가 아니면 ‘현실적 계기들의 사회’로 볼 것인가의 문제에서, 과거 저자는 화이트헤드의 입장을 수정하는 편에 섰었고, 그 근거로 작용한 것이 하츠혼의 합리주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렇게 강력하게 주장되었던 그 수정된 입장이 『수정판』에서는 철회되고 화이트헤드의 입장이 더 강력한 것임을 인정하면서 화이트헤드의 본래의 입장을 해설하는 것으로 제5장이 새로 쓰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정판』을 내게 된 결정적 계기가 바로 이 제5장을 다시 써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재수정이 역자에게는 솔직히 혼란스러운 것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이 『수정판』에서 과거의 입장에 결함이나 논리적 흠 등이 발견되어 재수정을 결심 했다고 하지 않고 화이트헤드의 직관이 하츠혼의 합리주의보다 더욱 강력한 것임을 발견하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그러한 재수정으로의 결심은 오랜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일어났을 것이고, 그것이 2007년 『수정판』의 출간으로 나타났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역자가 개인적으로 본서에서 가장 인상 깊게 동의하고 있었던 부분이 바로 『구판』 제5장에서의 치밀한 합리주의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혼란스러웠다. 최근 본서 저자의 제자이자 동료인 또 한명의 발군의 과정 신학자인 데이빗 그리핀(David R. Griffin)도 동년(2007년)에 출간한 한 저술(『Whitehead's Radically Different Postmodern Philosophy』, (2007))에서 본서 저자의 『구판』의 관련 내용을 계속 맞는 것으로 인용하고 재수정에 대해서는 일체의 언급이 없으며, 자신은 여전히 범시간주의(pantemporalism)를 주장한다고 하는 것 등으로 미루어 저자의 재수정에 동의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이런 이유 등으로 역자는 개인적으로 『구판』의 제5장 내용을 살려서 이 번역서에서는 『구판』과 『수정판』의 5장들을 나란히 실어볼까 하는 생각까지 했지만 저자와의 메일 서신 교환에서 저자가 『수정판』이 번역 소개되기를 강력히 원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그 뜻을 따랐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격적 동일성의 문제(제2장) 등을 포함해 몇 가지 『구판』에서의 수정들은 오랜 세월의 검증을 견뎠으며 아직도 대부분 강력히 확신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종교적 경험의 입장에서 화이트헤드의 입장을 수정하여 그 사상을 (왜곡이 아닌) 더욱 발전시킨다는 저자 본래의 주장이 타당성을 잃지는 않을 것이다. 역자에게도 그 문제에 대해 더욱 깊게 관련 자료들을 다시 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래서 이 『수정판』이 더더욱 풍성한 논의를 불러들이게 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고 본다. 본서는 마이클 베버(Michel Weber)가 『화이트헤드 이후』(After Whitehead, 2004)에서 표현했듯이, 과정 신학이나 과정 종교 철학에서 랜드마크(landmark)의 지위에 있는 매우 중요한 책이자 고전이 된 책이며, 많은 후대의 과정 신학자들과 그들의 저술들이 참조하고 의존하는 원본 격의 책일 뿐만 아니라, 현대 신학 구성의 탁월한 한 사례인 과정 신학을 그 최전선에서 맹활약하며 확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은 저자의 다른 저술들의 주제들(가령, 기독론, 생태신학, 경제 윤리, 신과 세계의 관계성, 인간론, 영혼론 등)의 철학적 기반과 근거와 바탕을 제공하는 책이다. 그의 사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를 확인할 수 있고, 그래서 본서는 캅과 그의 창조적인 현대 신학으로서의 과정신학의 탄생과 형성을 이해하는데 관련 전공자들이 필수적으로 반복해 열독해야 하는 대작(magnum opus)이며, 이미 언급했지만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을 연구하려는 학자들도 반드시 숙독해야만 하는 연구서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저술이다. 특히, 화이트헤드의 신론에 관한 국내 연구 논문들의 엉성하다 할 수 있는 서술과 이해를 바로 잡아주고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는데 좋은 안내자가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화이트헤드가 신론을 형성해간 역사적 단계들과 그 가운데 일어난 견해에서의 변화 등을 자세히 다루며 그의 신론이 세계의 질서 문제를 해명하는 우주론적 논증에 속한다는 통찰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제4장). 앞에서도 계속 지적했지만, 본서는 『구판』과 『수정판』 두 종류가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저자의 『수정판』 서문을 읽으면 자세히 알게 되겠지만, 제5장에서의 큰 폭의 변화를 떠난다면 거의 『구판』 그대로이고 군데군데 몇 문장들만이 그 제5장의 수정의 빛에서 다시 소폭으로 다듬어졌을 뿐이다. 제1장에서 제3장까지는 아주 극소수의 단어교체를 제외한다면 거의 바뀐 것이 없고, 제4장도 전체적인 내용은 그대로이면서 구별을 좀 더 세분화하고 제5장 내용과의 연관성에서 몇 단락들이 새로 써졌지만 거의 그대로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제6장이나 제7장도 제4장의 경우와 대동소이하다. 『과정과 실재』 인용에서는 『구판』에서의 1929년 『맥밀런 판』이 셔번과 그리핀에 의한 1978년 『교정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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