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임진전쟁, 그리고 420년의 기억

임진전쟁, 그리고 420년의 기억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 [편]

임진란정신문화선양회·2012-11-01

  • 철학
  • KDC 150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책머리에 동양적 사유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1. 한국유학을 전공하고 한국의 감성체계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나에게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이理는 이성이고 기氣는 감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라고 말이다. 한국사회에서 ‘이’와 ‘기’, ‘이성’과 ‘감성’이 언제부터 결합되어 유통되었는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이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전제되어야 한다. 첫째, 이와 기 개념이 동아시아의 철학적 전통에서 어떻게 발명되어 현재까지 이르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둘째, 이성과 감성 개념의 서양 철학사적 흐름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짧은 물음에는 이처럼 동양과 서양의 사상·문화적 전통에서 비롯된 사유 방식과 철학적 의미가 혼재되어 있다. 이성과 감성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적 전통에서부터 사용되어 현대에 이르기까지 2500여 년의 누적된 세월을 담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서양의 철학사는 ‘이성’ ‘감성’ 개념의 상호 경쟁과 대립 그리고 복권과 조정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기도 이와 다르지 않다. 이와 기는 비록 11세기를 전후한 북송시대에 철학적 개념으로 등장하지만, 『시경』이나 『주역』 등에서 그 원형적 사고가 발견된다. 이것을 감안한다면 이와 기는 3000여 년 전까지 소급된다. 동아시아의 철학사, 특히 성리철학사는 ‘이’ ‘기’ 개념이 심성의 다양한 개념과 연계되어 삶과 세계의 의미를 탐색한 사유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학술사적인 지평에서 볼 때, 이기 개념의 발명과 역사적 변용은 일종의 ‘사유의 모험’이라고 할 수 있다. 이기 개념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의식을 드러내고,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철학적 언술로 제시했다. 이러한 모험을 통해 삶은 구축되고 세계는 의미를 갖게 된다. 이 책은 그러한 오래된 사유의 흔적을 기록의 저장고에서 꺼내 현대의 관점에서 탐구한 결과물이다. 나는 이 책에서 성리학을 학습한 사람들이 구획하려 했던 삶의 세계와 가치의 지반을 이와 기 개념을 중심으로 독해하고자 했다. 이 과정은 온전히 동아시아적 삶의 세계와 조응하는 것이었고, 또한 오래된 그리고 잊힌 한국인의 사상적 뿌리를 탐구하는 것이기도 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이는 이성이고 기는 감성인가?’라는 질문에 즉답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그 답을 찾기 위한 절반의 발걸음은 내딛을 수 있을 것이다. 2. 1장의 ‘풀이하는 글’에서는 먼저 현대 일상어와 『설문해자』를 중심으로 이와 기의 의미와 ‘오래된 사유의 흔적’을 알아보았다. 다음으로 이기 개념이 북송대에 탄생한 이유를 살펴보고, 북송대 이후 조선시대에 걸쳐 이기 개념의 역사적 유통 과정을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역사적 변천과 사유의 모험 과정을 통해 현대까지 이어져온 이기 개념이 우리 시대에 유의미하게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검토했다. 2장은 이기를 중심으로 한 성리학의 주요한 개념과 사유를 원전을 통해 살펴보았다. 1단계 ‘성리학적 이기 개념의 원형적 이미지’에서부터 11단계 정약용과 최한기에 이르는 ‘이기 개념에 대한 새로운 사유’까지 총 11단계로 구성되었다. 이 장에서는 분산적이고 소통되지 않을 것 같은 사람들의 사유가 어떻게 만나고, 조정되어 새롭게 변모하는지를 ‘사유의 모험과 역동성’이라는 관점에서 탐구했다. 이렇게 보면 이 책은 고대 중국적 사유로부터 시작하여 유가철학의 대강을 검토하고, 이기를 통해서 한국유학을 다시 독해한 셈이다. 『시경』에서 『신기통神氣通』에 이르는 총 42종의 저술(한국 25, 중국 17)과 공자에서 전우에 이르는 30명의 인물(한국 21, 중국 9), 총 132항목 195개의 원문이 그 대상이었다. 이기와 관련한 다채로운 사유를 원문을 통해 확인하고 해설을 덧붙여 모은 것이 이 책이다. 이 책은 유가철학의 전체적인 경관이나 철학적 문제의식을 확인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많은 자료를 담으려고 했다. 그리고 원전의 내용들을 개념적 은유 이론을 통해 자연주의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해보았다. 그러나 18세기 조선의 실학자들이 제안했던 이기 개념과 중국의 청대 학자들이 논의했던 이기 개념을 싣지 못하고, 아울러 검토하지 못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책에서 제시된 네 가지 주요한 관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이와 기 개념은 일상세계의 자연적(물리적) 경험이 추상화 과정을 거쳐서 의미가 확장된 것으로 본다. 하늘-공간에 대한 추상적 사유도 신체화된 공간의 확장과 연결되어 있다. 둘째, 이와 기 개념을 전유한 사람들은 규범의 원천적 근거를 수립하고자 목적지향적인 성향을 보인다. 송대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성리학자들은 사유와 규범의 토대를 인간의 내면이나 외면에 정초시키려 한다. 셋째, 한국유학의 특징을 보여준다고 여겨졌던 ‘주리’ ‘주기’의 구분법과는 다른 국면이 발견된다. 성리학자들에게 주리나 주기보다도 더 근원적인 철학적 문제의식은 규범의 원천과 윤리적 실천성 여부에 달려 있다. 그것은 ‘성’과 ‘심’의 문제로 나타난다. 넷째, 이황과 이이의 철학적 문제의식은 주희철학의 균열 지점과 연결되어 있다. 주희는 맹자적 관점(내재적-주관적)과 순자적 관점(외재적-객관적)의 학술적 통합을 시도했으나 이것은 분열되고 만다. 분열의 두 지점이 이황과 이이의 철학적 기반이다. 다섯째, 퇴율의 후예들은 학파를 이루면서 대립하고 경쟁적 관계를 보이지만 ‘다르면서도 같음’을 공유한다. 그들은 퇴율의 사유와 철학적 문제의식을 수용과 배제의 방식을 통해 조정하면서 변형시킨다. 여기에는 상호 교류도 포함된다. 3. 2002년 1월 나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주희로부터 이이’에 이르는 유가철학의 흐름을 정리했다. 여기서는 송대 이전과 선진 시기의 유가철학적 입장과 이이 이후 조선성리학의 흐름은 다루지 못했다. 그러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한국국학진흥원이 2009년 ‘오래된 물음을 다시 던지다’ 시리즈의 하나로 ‘이기理氣’를 기획하면서 집필을 부탁했다. 3년을 꽉 채운 2012년 11월, 나는 선진 시기부터 송대를 포괄하면서 조선 유학의 전반을 이기로 다루고 있는 이 책의 머리말을 쓰고 있다.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나는 공부의 한계를 확인했고, 그럴 때마다 포기하는 마음으로 원고를 파기했다. 그러한 시기에 나는 ‘이라고 하는 것은 알기가 어렵다理字難知’고 한 이황의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또다시 봉착한 장애는 ‘삶의 한계’로 다가왔고 자괴감에 빠져 있을 무렵, 이이가 말한 ‘백척간두’의 의미와 ‘이기에 투철해야 한다’는 말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 이 책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동력은 그러한 자성에서 비롯되었다. 이기를 통해 3000년의 시간을 사유할 수 있었던 것은 크나큰 기쁨이었다. 동아시아의 오래된 사유를 담고 있는 이 책을 집필하면서 나는 함께 공부했던 선후배들뿐만 아니라 얼굴을 모르는 동학들에게도 많은 신세를 졌다. 어려운 시절 호학好學할 수 있게 격려해주신 윤사순 선생님과 고려대학교 철학과 동기들의 믿음은 큰 힘이 되었다. 원고를 읽어주고 유익한 조언을 해준 이향준·최유준 교수님, 박다진 군께도 감사드린다. 일일이 전거를 밝히지는 못했지만 한 자 한 자 채워간 이 책의 내용은 유학을 통해 사유했던 무수한 사람에게 언어와 사유와 감성을 빚지고 있다. 천성이 민첩하지 못한 탓에 더디게 일을 진행하여 한국국학진흥원 김미영 선생님을 수고롭게 만들었다. 이 몇 자의 말이 감사와 위로를 대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해준 전남대학교 호남학연구원과 학문공동체를 꿈꾸는 동료 교수들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지난해 봄부터 지금까지 초록이 물들어 단풍들어 떨어지기를 몇 차례 하는 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주변을 제대로 돌보아보지 못했다. 무심함에 지칠 법도 했건만 묵묵히 자리를 지켜준 아내 진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이 책은 음수사원飮水思源이란 말처럼 그 뿌리는 전통 시대의 학문에 닿아 있다. 그러나 나의 철학적 관심은 전통 시대의 유학을 근거로 한국유학의 현재화를 기획할 수 있는 철학적 사유에 있다. 법고法古를 통해 창신創新을 기약하지만 귀착지는 여전히 알 수 없는 영역이다. 머물지 않겠다는 다짐이 핍진한 사유와 명랑한 희망으로 작동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천진교에서…

목차펼치기

차례 책머리에 004 1장 풀이하는 글 1. 현대 일상어 속의 이기 013 2. 이와 기의 기본 의미 019 3. 성리학적 이기 개념의 탄생 026 4. 성리학적 이와 기 개념의 유통 037 5. 이기의 현대적 활용 가능성 067 2장 원전과 함께 읽는 이기 01단계 성리학적 이기 개념의 원형적 이미지 075 02단계 북송 시기의 이기 091 03단계 태극도설과 주희 143 04단계 주희와 이기 162 05단계 조선 초기 성리학의 이기 개념 193 06단계 서경덕의 기론과 이언적의 이론 216 07단계 이황의 이기 234 08단계 이이의 이기 281 09단계 퇴계학파의 이기 개념 311 10단계 율곡학파의 이기 349 11단계 이기 개념에 대한 새로운 사유 388 3장 원문 413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