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처음 산신에 관심을 가졌던 게 1990년 말엽의 일로 기억한다. 20년이 훌쩍 넘어선 옛일이거니와, 지방사가 중요하다며 낯선 주제를 내밀곤 하시던 고故 최영희崔永禧 선생님의 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였다. 자료를 찾느라 『신증동국여지승람』을 읽어가던 중 우연히 마주친 나주 금성산신에 관한 기록이 자못 흥미를 끌었다. 허나 그뿐이었다. 학위논문 및 그 후속 연구에 매달리느라 산신은 돌아볼 겨를이 없었다. 아니 그보다는, 이색적인 그 자료에 어찌 접근해야 할지 몰라서 그냥 미뤄뒀다는 게 보다 옳은 표현일 것이다. 그러던 중 10년가량이 흐른 어느 날 문득 실마리가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광주 무등산신에 관한 『고려사』의 짧은 기록을 대하는 순간 섬광처럼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그리하여 곧장 써내려 간 것이 이 책 본문의 첫머리에 실린 글이다. 처음 눈길을 준 것은 금성산신이었지만, 막상 글로 쓰기는 무등산신이 먼저였던 셈이다. 그렇지만 둘은 서로 긴밀하게 얽힌 관계였으므로, 굳이 양자를 구별하려던 것은 아니었다. 단지 자료가 적은 무등산신을 먼저 다뤄본 다음 금성산신을 본격적으로 검토하려는 게 본래의 계획이었고, 또한 실제로 그리 되었다. 이후 다른 고장의 경우를 살피고, 더불어 대상 시기를 앞뒤로 연장해가며, 성황신으로까지 눈길을 돌려 글을 쓰는 사이, 또 다시 10년여가 흘렀다. 짧지 않은 기간이건만 연구가 크게 진전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세월만 허비했을 뿐, 빈약한 내용이 충실해지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분량이 크게 늘어난 것도 아니었다. 무능과 나태를 변명삼아 내세우기도 어려운 나이가 되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이제 지난 20년여 동안 머리에서 맴돌았던 산신과 성황신이라는 단어를 잠시 잊으려 한다. 부족한 대로, 그 사이 오갔던 상념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더 이상 지체하다가는 마무리할 기회를 다시 찾기가 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기왕에 썼던 글들을 더듬으며 반성하는 기회로 삼는 것도, 한 권의 책으로 묶는 의의이지는 않을까 자위한다. 책으로 엮느라 이제까지 써온 글을 정리하는 동안, 고故 이기백李基白 선생님과 최영희崔永禧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던 시절이 떠오르곤 하였다. 최영희 선생님의 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게 산신에 착목하였음은 앞서 이른 대로이다. 다만 이기백 선생님께는 전혀 말씀을 드린 적이 없었다. 그러다가 불쑥 금성산신을 발표하고는 그것이 실린 학술지 한 권을 보내드렸다. 다소 뜻밖이라 여기셨을 터인데, 시답잖은 내용임에도 용기를 북돋아주시던 그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혹여 어리석은 제자가 낙담하고 좌절할까봐 격려의 말씀을 내리선 것이라는 게 요즘의 생각이다. 학문의 엄정함을 생명보다 귀히 여기시던 선생님의 가르침에 멀리 미치지 못하여 송구스럽기 짝이 없다. 이 책을 엮기까지 많은 분들의 은혜를 입었다. 김당택金塘澤 선생님께는 차마 감사의 인사조차 드리기가 민망하다. 늘 곁에서 돌봐주시며 못난 제자가 의욕을 잃지 않도록 배려를 아끼지 않으셨다. 산신과 성황신 연구를 앞서 개척한 선학들과 그 뒤를 이어 새로운 국면을 열어가느라 분투 중인 동료 연구자들의 학은도 잊지 않으려 한다. 인문학공동체를 지향하며 늦은 만남을 아쉬워하는 무등공부방의 선배와 동료들을 비롯하여, 그 동안 저자에게 격려와 비판을 아끼지 않았던 모든 분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를 드리고자 한다. 2013년 여름 운암서실에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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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 _13 1부_ 산신山神과 지역사회 제1장 무등산신앙無等山信仰과 광주光州 / 24 머리말 / 24 1. 광주인光州人의 무등산신앙無等山信仰 우대 요구 / 28 2. 무등산신앙無等山信仰 우대 요구의 배경 / 31 3. 무등산신앙無等山信仰 우대 요구의 사회적 의미 / 42 맺음말 / 45 제2장 금성산신앙錦城山信仰과 나주羅州 / 48 머리말 / 48 1. 금성산신제錦城山神祭의 국행제사國行祭祀로의 승격 / 52 2. 나주羅州 팔관회八關會와 금성산신앙錦城山信仰 / 66 3. 금성산신錦城山神의 우대 요구 / 86 맺음말 / 97 제3장 순천順天의 산신山神ㆍ성황신城隍神 / 100 머리말 / 100 1. 산신山神ㆍ성황신城隍神으로 추앙된 인물 / 103 2. 산신山神ㆍ성황신城隍神의 인격신화人格神化와 그 배경 / 115 맺음말 / 140 제4장 감악산신紺岳山神 설인귀薛仁貴와 적성積城 / 144 머리말 / 144 1. 소사小祀 감악산紺岳山과 산신山神 설인귀薛仁貴 / 152 2. 지역과 국가의 수호자 감악산신紺岳山神 / 168 3. 유교사회의 전개와 감악산신사紺岳山神祠의 분화 : 감악사紺岳祠와 설인귀사당薛仁貴祠堂 / 180 맺음말 / 191 2부_ 성황신城隍神과 지역사회 제1장 성황신城隍神 신숭겸申崇謙과 곡성谷城 / 196 머리말 / 196 1. 신숭겸申崇謙의 출신과 활동 / 199 2. 신숭겸申崇謙의 곡성谷城 성황신城隍神 추앙 / 214 3. 신숭겸申崇謙의 덕양사德陽祠 배향 / 224 맺음말 / 235 제2장 성황신城隍神 김인훈金忍訓ㆍ손긍훈孫兢訓과 양산梁山ㆍ밀양密陽 / 238 머리말 / 238 1. 김인훈金忍訓ㆍ손긍훈孫兢訓의 출신과 활동 / 242 2. 김인훈金忍訓ㆍ손긍훈孫兢訓의 양산梁山ㆍ밀양密陽 성황신城隍神 추앙 / 259 3. 조선 유교사회와 양산梁山ㆍ밀양密陽의 성황신城隍神 / 283 맺음말 / 288 제3장 성황신城隍神 김홍술金洪術과 의성義城 / 291 머리말 / 291 1. 김홍술金洪術과 진보현眞寶縣ㆍ의성부義城府 / 294 2. 김홍술金洪術의 의성義城 성황신城隍神 추앙 / 305 3. 김홍술金洪術의 충렬사忠烈祠 배향 / 321 맺음말 / 334 제4장 성황신城隍神 소정방蘇定方과 대흥大興 / 337 머리말 / 337 1. 소정방蘇定方과 대흥大興 / 340 2. 소정방사蘇定方祠(소도독사蘇都督祠)의 창건 / 343 3. 대흥大興 성황사城隍祠와 성황신城隍神 소정방蘇定方 / 354 맺음말 / 366 종장 _368 찾아보기 _381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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