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책머리에 전문가는 촉(觸)이 좋아야 한다. 촉이 좋다는 것은 문제의 핵심을 파악하고 풀어가는 감각이 좋다는 말이다. 전문가의 촉은 그만의 비상한 집중력, 선행연구에 대한 분석력, 철저한 현장 활동에서 만들어진다. 이 책은 인터넷 중독 분야의 촉이 좋은 사람들이 모여 쓴 글들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중독문제를 우려해왔지만 정작 제대로 된 책을 찾기 힘들었다. 그나마 시중에 나와 있는 책들은 원론적인 이야기만 반복하거나 외국의 비슷한 이론을 소개만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우리들은 이론에 밝으면서도 이것만을 나열하지 않고, 현장에 뿌리 내리되 주장만을 앞세우지 않는 책이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알다시피 디지털 기술은 인류에게 완전히 새롭게 보일만한 신세계를 열고 있다. 문제는 이 신세계에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중독도 대표적인 함정이다. 개인의 생활적응 문제에서부터 가족, 학교, 나아가 사회의 존속여부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우리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만 멋진 신세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오래 전에 이를 국가정책으로 채택하였다. 10년도 훨씬 넘은 것 같다. 미국의 정신의학회(APA)에서도 인터넷 중독문제에 대해 공식적으로 다룬 것이 2013년이니 우리의 대응은 매우 빠른 것이었다. 그렇기에 우리의 인터넷 중독 대응정책은 해외 국가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에게 할 일이 없지는 않다. 인터넷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에도 디지털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인터넷 환경은 곧 사물인터넷(IoT Internet), 착용(wearable) 컴퓨터, 인간 친화적 로봇 환경 등으로 계속 진화할 것이다. 조만간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벗어나서는 아무 일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인터넷 중독을 넘어 디지털 의존 전반에 대해 지금이라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디지털 의존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리의 대응이다. 우리들은 각자가 가진 촉으로 ‘쟁점’을 집어내어, 왜 이것이 쟁점인지, 이것을 풀기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했다. 그 결과 디지털 중독 문제들을 중독의 특성, 상담치료, 국가정책 등 몇 개 분야로 나누고, 각 분야별로 쟁점이 될 만한 것을 서너 개씩 집어내어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기획을 하다 보니 한권으로 다 담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가 되었다. 이 책은 대응총서 중 첫 권이다. 이 책에서는 인터넷 중독의 개념과 특성, 중독의 원인, 중독의 미래, 중독자의 자아와 인간관계 등에 대해 다루었다. 이러한 내용을 이 정도의 깊이로 다룬 책이 전혀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 궁금증을 가진 많은 연구자들의 갈증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권정혜 교수(제1장)는 인터넷 중독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였다. 인터넷 중독이 유사한 정신장애와 어떻게 다른가? 사람들은 인터넷에 왜 중독되는가? 등에 대해 분석하고 설명함으로써 인터넷 중독의 정확한 개념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이 글은 많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있는 통찰을 줄 것이다. 고영삼 박사(제2장)는 인터넷 중독의 미래에 대해 다루었다. 그의 설명에서 특이한 것은 인터넷 중독의 원인을 가족관계, 심리, 게임물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에서 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연결사회를 통한 디지털 기술의존성이 점점 강화되는 현실에서 중독의 미래를 인터넷에서 찾아 설명하는 국내 첫 시도일 것이다. 엄나래 책임연구원(제3장)은 인터넷 중독자를 진단하고 평가하는 것을 다루었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는 한국형 인터넷 중독 진단척도(K-척도)의 운영 담당자로서 오랫동안 활약해왔는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동 척도의 개발과 활용에 관련된 쟁점들을 학문적 관점과 정책적 관점에서 조망하였다. 이해국 교수(제4장)는 인터넷 중독 정책을 기획할 때 필요한 실태역학조사에 대해 설명하였다. 그는 우리나라와 해외 각국의 역학조사에 대한 비교, 이와 관련된 개념들과 논란에 대해 폭넓게 분석함으로써 인터넷 중독 연구에 있어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인터넷 중독 정책의 구상에 있어서 새로운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윤명희 박사(제5장)는 인터넷 이용자의 유형을 중독자에 국한하지 않고 이용의 동기와 목적에 따라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디지털 친화성, 디지털 네이티브, 다중자아, 디지털 호모루덴스, 집단지성, 극단주의 등과 같은 용어를 통해 인터넷공간과 이용자의 특성을 소개함으로써, 인터넷 중독자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깊게 할 것으로 보인다. 원일석 박사(제6장)는 인터넷 게임을 중독의 관점에서 다루었다. 실제 중독에 대한 많은 연구들도 정작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청소년들을 몰입시키며 금단과 내성을 일으키거나 끊지 못하게 하는지, 게임의 재미는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지 못했다. 이 글은 이에 대해 궁금해 하던 사람들에게 좋은 해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배성만 교수(제7장)는 인터넷 중독의 심리를 다루었다. 인터넷 중독이 물질중독과 어떻게 동일하거나 차이가 있는지를 설명하고, 또 인터넷 중독이 심리문제인 우울증·주의력 결핍문제·충동성 문제와 어떻게 관련되어 있는지를 소개하였다. 중독의 심리적 기제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에게 시원한 해답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영식 교수(제8장)은 신경생물학적 관점에서 인터넷 게임장애를 다루었다. 지난 2013년 5월에 DSM-5(APA, 2013)에서는 인터넷의 게임만을 장애로 명명하여 깊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였는데, 이에 연관하여 인터넷게임의 중독모델의 가능성이나 인터넷 중독에 취약한 신경생물학적 개인 특성에 대해 궁금해 하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보경 박사(제9장)는 인터넷 중독자의 생애 특성을 다루었다. 유․아동기 혹은 청소년기에 인터넷을 병리적으로 빠져들 때와 성인기에 그렇게 되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이에 서박사는 유․아동 및 청소년의 중독 특성을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설명함으로써 생애특성에서 인터넷 중독을 궁금하게 생각하는 이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고정현 수석연구원(제10장)은 노인들의 인터넷 중독 문제를 설명하였다. 어떤 이들은 “노인이 왠 인터넷 중독? ” 이라며 의문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일상화된 역사나, 노인의 독특한 심리 특성, 착용 컴퓨터의 대중화를 생각할 때 이를 다루는 것은 충분히 가치 있고 흥미있는 시도일 것이다. 조은숙 교수(제11장)는 인터넷 중독자의 인간관계를 설명하였다. 인터넷 중독은 가족이나 친구 등 본인과 관계된 중요한 타자와의 관계를 파괴한다. 조교수는 인터넷 중독자에게서 나타나는 외로움, 가족갈등, 폭력, 성행동, 사이버관계 등의 의미에 대해 설명하면서 관계 속의 한 인간으로서 중독자를 규명하였다. 김선희 교수(제12장)는 인문철학적 관점에서 인터넷 중독을 어떻게 봐야하는 지를 깊이 있게 통찰하였다. 사이버 행위자의 자아의 특성, 사이버 공간과 현실공간의 차이, 게이머들의 현실세계의 행위자와 관계 등에 대해 인문학적 깊이 있는 설명을 한 것이다. 인터넷 중독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다룬 것도 처음이라 참 높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준비하면서 모든 가치 있는 일은 그만큼의 노력과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실감했다. 필자들은 모두 인터넷 중독 분야의 최고의 촉을 가진 분들이지만 현재 자신들의 정열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아서 차분하게 집필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바쁜 중에도 참여하여 우리의 열정이 더 의미 있도록 해주셨음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미리 말씀드려야 할 것은 이 책은 쟁점의 선정이나 해석에 대해 참여자간 합의를 하고 공통된 의견을 내놓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필자들간 상반된 견해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문제를 바라보는 필자들간 상이한 견해가 후학들에게 더 많은 학문적 상상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터넷 중독 문제의 각 쟁점들에 대해 날카롭게 해부한 이 글들은 (주)시그마프레스의 고영수 편집장,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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