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jayu.org
깨져라 미학 유쾌하라 예술

깨져라 미학 유쾌하라 예술

이상현

(주식회사)학교도서관저널·2015-11-19

  • 330쪽
  • 예술
  • KDC 601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 여는 글 아주 오래전 일입니다. 소설가를 꿈꾸며 문학 서클에 가입한 적이 있습니다. 문학 지망생 대부분은 자기가 왜 글을 잘 못 쓰는지 더 잘 쓸 방법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제게는 이게 좀 특이하게 느껴졌습니다. 삶에 대한 고민이 자연스럽게 문학을 낳는다고 생각하던 터라, 뜻밖이었던 것이지요. 지나고 보니 이들이 고민한 것이 미학적 글쓰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뒤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지만, 제게는 문학이 맞는 듯해서 회사를 나왔습니다. 제가 순간 착각을 한 것이지요. 삶에 대한 고민이 소설을 낳는다면 굳이 회사를 나올 까닭이 없었지요. 고민이야 회사 다니면서도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스무 살에 깨우친 것을 서른이 넘어서 잊은 것이지요. 하지만 예술에서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 즉 형식적인 미에 대해 좀 더 고민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세월은 다시 흘러 이번에는 한옥 목수가 되었습니다. 좀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분도 있었지만, 사실 건축과 문학은 예술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하나지요. 왜 전통 한옥을 공부하는 사람이 서양미학 책을 썼을까?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우리 미학이 사라지고, 서양미학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집에 본질이 있다면 한옥과 서양 집은 근본적으로 같겠지만,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과 예술성에는 차이가 납니다. 이 책은 그 차이를 읽어 내는 과정에서 나온 작은 결실입니다. 곰브리치(Ernst H. J. Gombrich)는 다른 지역의 예술을 이해하려면 기법이 아니라 착상을 보라고 합니다. 유럽인의 정서와 논리로 쓰인 서양미학을 정서가 다른 우리는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우리 정서와 논리를 공부하는 제가 설명하면 쉽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은 다른 미학 책과 다른 좀 독특한 방식을 취했습니다. 서양의 고전미학은 유럽인의 것이지만,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논리가 비교적 간단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전미학을 이해하면 현대예술에 쉽게 다가설 수 있습니다. 현대예술에는 고전미학이 유전인자처럼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양미학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자연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유럽인과 한국인은 자연을 보는 눈이 다릅니다. 이 차이를 확인하면 서양 예술을 이해하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렇게 고전미학과 자연주의라는 두 가지 틀로 그림을 보면서 현대예술을 살펴봅니다. 쉽지만 깊이도 있는, 숙성된 술을 담근다는 생각으로 글을 담갔습니다. 찬찬히 읽다 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서양미학이 조금은 만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저는 건축을 통해 미학에 입문한 사람이어서 건축에 관한 이야기가 풍부하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입니다. 집의 차이가 예술의 차이를 만든다는 관점도 이 책의 독특함입니다. 7강과 8강은 건축을 중심으로 미학을 풀었습니다.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에게는 특별한 보너스가 될 것입니다. 특히 해체주의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흥미를 더할 것입니다. 이 책은 제가 이해한 서양미학입니다. 미학 전공자가 아니어서 이따금 말을 더듬을 수 있습니다. 또 쉽게 이야기를 전하다 보니 내용이 너무 간략해져 오해가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책의 말미에 더 읽으면 좋은 책들을 넣었습니다. 나열된 책들이 어려워 보일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읽고 읽는다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날 때 한 권씩 꺼내어 읽어 보시면 예술에 대한 눈이 밝아질 것입니다. 『숭고에 관하여』를 쓴 롱기누스의 이야기를 전하면서 말을 줄이겠습니다. 그는 로마가 그리스보다 정신적으로 숭고해지지 못한 까닭을 이렇게 이야기합니다.이 시대의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전제정치로 키워져 왔으며, …… (내적 자유 없는) 탐욕과 방종에 대한 열망이 우리 모두를 노예로 만든다. 예술을 창작하고 감상하는 데 있어 소중한 것은 어쩌면 훌륭한 미학 이론이 아니라 민주주의에서만 뿌리내리고 꽃피우는 ‘마음속, 내면의 자유’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 책은 신촌의 ‘대안연구공동체’에서 강의한 원고를 묶은 것입니다. 강의든 책이든 누군가 만들어 놓은 구슬을 실에 꿰는 일입니다. 책을 낼 때마다 느끼는 일입니다만, 저자는 튼튼한 줄을 이어 그물을 만들 뿐입니다. 겉으로 드러난 저자의 모습 대신 튼튼한 그물 하나만을 보고 강의를 맡겨 주신 대안연구공동체의 김종락 대표와 책을 출판해 주신 한기호 대표의 넓은 마음에 아름다움을 더한 감사를 드립니다. 2015년 11월 이 상 현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