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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과 아만我慢

저항과 아만我慢

박희병 (지은이)

돌베개·2009-11-23

  • 문학
  • KDC 8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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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머리에 이 책은 송목관松穆館 이언진李彦�`의 『호동거실』�…�居室에 대한 평설이다. 원래 나는 돌베개 출판사의 ‘우리고전 100선’에 넣을 요량으로 『호동거실』을 번역하였다. 그런데 막상 작업을 끝내고 보니, 그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가지 이유에서다. 즉, 아직 학문적으로 『호동거실』의 전모가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는 점과 『호동거실』의 시들이 퍽 난해하거나 문제적이어서 자세한 분석을 요한다는 점에서다. ‘우리고전 100선’의 체재는, 매 시詩마다 서너 줄의 간단한 해설을 붙이는 방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 중요한 작품을, 게다가 처음 번역된 이 작품을 이렇게만 하는 것은 작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연구자로서 무책임함과 불성실함을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되었다. 그래서 『호동거실』을 ‘우리고전 100선’의 한 권으로 출판하는 일을 일단 보류하고, 『호동거실』에 대한 연구에 착수하였다. 이 책이 그 성과다. 이 책은 두 가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그 하나는, 우리 고전문학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운 괴물이자 이단아인 이언진의 진면목을 복원하는 일이다. 이언진은 『호동거실』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에 이 시집을 제대로 읽기만 한다면 그것이 가능할 터이다. 이언진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 『호동거실』에 대한 지금까지의 연구는, 대단히 불충분하고, 심도도 그리 깊지 않다. 이 책은 비록 작품을 쭉 따라가는 평설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이언진의 생애, 사상, 문학사적·정신사적 위상 전반에 대한 새로운 해명을 시도하고 있다. 이언진은 죽기 얼마 전 ‘나처럼 미천한 사람의 글을 후세에 과연 누가 알아주겠나’라면서 자신의 원고를 불태워 버렸다. 나는 이 책을 집필하는 내내 이언진의 이 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래서, 비록 나의 건강이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팔분의 힘은 이 책에 쏟지 않았나 싶다. 아무쪼록 이 책이 이언진의 정당한 조명에 보탬이 되었으면 한다. 이 책의 두 번째 목표는, 한국 학계의 시 연구 수준을 좀더 끌어올리는 일이다. 한국 학계의 시 연구 수준은, 고전시 연구든 근대시 연구든 그리 높은 편은 아닌 듯하다. 그리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테지만, 무엇보다도 텍스트에 대한 엄밀한 읽기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는 점이 제일 큰 문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서 곧잘 자의적 해석이나 피상적 감상으로 귀착되고 마는 게 아닐까. 이런 점을 고려하여 나는 『호동거실』에 대한 클로스 리딩close reading을 시도하였다. 다시 말해, 최대한 자세히 시적 맥락을 따지고, 시어의 근원과 뉘앙스를 파헤쳐 들어가고, 시의 의미론적 지평을 음미하고, 역사적 견지에서의 비평을 시도하였다. 그래서 혹 구안자具眼者가 본다면, 자잘한 것까지 너무 세세히 언급한 게 아닌가라고 나무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이 학문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한국문학 연구자들에게 특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아무쪼록, 미세한 문제에서부터 세세히 따지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마침내 큰 문제에 대해서까지 요모조모 사유하고 음미하는 데 이르는 이 책의 텍스트 읽기 ‘방식’이 필자가 염두에 둔 현재의, 그리고 미래의 독자들에게 비익裨益되는 바가 있었으면 한다. 이 책은 다소 특이한 체재를 취하고 있다. 평설이 시작되기 전에 ‘독호동거실법’讀�…�居室法이라는 긴 글이 나오고, 평설이 끝나면 ‘독호동거실후’讀�…�居室後라는 짧은 글이 나온다. ‘독호동거실법’은 이 책의 도론導論에 해당하고, ‘독호동거실후’는 이 책의 결론이라고 보면 될 터이다. 청초淸初의 탁월한 비평가 김성탄金聖歎은 『수호전』과 『서상기』에 대한 세간의 오해와 진부한 인식을 깨트리고 두 작품의 가치를 드러내기 위해 ‘독수호전법’讀水滸傳法과 ‘독서상기법’讀西廂記法을 각 책의 평설 앞에 붙였는데, 이 책의 ‘독호동거실법’은 김성탄의 이런 전례를 잇고 있다. 이언진은 『수호전』이나 『서상기』 같은 백화白話로 된 소설이나 희곡을 애독했는데, 특히 『수호전』은 구절을 욀 정도로 애독하였다. 이언진은, 김성탄이 교지巧智를 발휘해 『수호전』에 ‘독법’과 평설을 붙였음만 알았지 훗날 누군가가 눈을 반짝이며 자신의 글을 읽고서는 마음을 다해 거기에 ‘독법’과 평설을 붙일 줄을 생각이나 했겠는가. 하지만 ‘독호동거실후’는 나의 창안이다. 이처럼 하나의 시집을 대상으로 자세히 평설을 붙이고, 그 내적 구조를 밝히고, 시들 상호간의 관계를 규명하고, 그 미학적·사상적 의의를 해명한 책은, 부족한 대로 본서가 처음이 아닐까 한다. 사실 나는 오래전부터 이언진에 주목해 왔다. 한편으로는 그의 유별난 자아의식自我意識 때문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연암 박지원과의 관계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이 두 가지 점이 본격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언진은 박지원의 ‘타자’他者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언진을 통해 박지원을 더욱 깊이, 그리고 더욱 냉철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언진을 경유하면 박지원은 물론이려니와 조선 시대를 보는 새로운 눈을 얻게 된다. 이는 이 책을 써서 얻은 귀중한 소득의 하나다. 이 책을 내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김지윤 학우는 원문을 입력해 주었고, 강혜규, 유정열, 김민영 학우는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구해 주었으며, 박경남, 이경근 학우는 각각 왕세정王世貞과 이용휴李用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었고, 김대중 학우는 주註를 보완하는 수고를 해 주었으며, 김수영 학우는 초고의 일부를 읽고 도움말을 주었다. 한편, 고려대 한문학과의 윤재민 교수께서 고려대 고도서실에 소장된 자료인 『송목각유고』松穆閣遺藁를 복사해 보내 주셔서 연구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박혜숙 교수는 초고를 자세히 읽고 비판과 조언을 많이 해 주어, 번역을 다듬고 논지를 수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이분들 모두에게 깊은 감사의 뜻을 표한다. 2009년 8월 박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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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책머리에 독호동거실법 독호동거실 독호동거실후 주 부록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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