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바리데기」 텍스트는 ‘바리공주’ ‘발이공주’ ‘바리데기’ ‘바리덕이’ ‘말미거리’ ‘칠공주’ ‘오구풀이’ 등 여러 가지 제목으로 채록되었다. 20세기 말에 학계와 예술계에서 「바리데기」 텍스트가 유명해진 뒤로는 ‘바리공주’와 ‘바리데기’ 두 가지 명칭이 널리 통용되고 있다. 대부분 여주인공의 부모는 국왕부부로 설정된 경우가 많은데, 동해안 지역에서는 흔히 오구대왕과 길대부인으로 명명된다. 공간배경은 ‘불라국’이다. 서울 지역에서는 국왕이 ‘금년은 불길하니 혼인하면 공주만 일곱을 낳는다’는 문복의 결과를 무시하고 혼인하며, 결국 신의 금지를 위반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으로 설정되는데, 동해안 지역에서는 그러한 문복이 초두에 설정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바리데기」 여주인공의 이름이 대체로 서울 지역에서는 바리공주, 동해안 지역에서는 바리데기로 나타나는데, ‘-공주’와 ‘-데기’라는 명명에서 풍기는 미묘한 차이는 이 신화의 인물과 서사의 방향에서도 확인된다. 즉 ‘바리공주’와 ‘바리데기’는 인물의 성격과 서사의 핵심적인 문제의식 면에서 차이가 난다. 신성성이 보다 부각된 서울 지역의 텍스트가 무조신 혹은 저승신이 되는 바리공주를 통해 죽음에 대한 문제의식을 풀어가고 있다면, 문학성이 보다 확대된 동해안 지역의 텍스트는 버려진 딸 바리데기를 통해 가부장적 사회에서 소외된 여성의 존재에 대한 문제의식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여기서는 동해안의 「바리데기」를 대상으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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