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서 문 본 책에 모인 37 편의 소논문들은 2011년 태국 방콕, 2013년 인도 바이샬리, 2015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개최된 제12차, 제13차, 제14차 샤카디타 인터내셔널 세계불교여성대회에서 발표된 논문 중에서 선별하여 번역한 것입니다. 이 소중한 논문들을 이 책에 수록하도록 허락해 주신 저자들께 우선 감사의 뜻을 표합니다. ‘샤카디타’는 ‘붓다의 딸’이라는 뜻입니다. 국제 불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여성 불자의 교육과 연구 활동을 벌이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기반하여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1987년 인도 보드가야에서 창립된 이래 2년마다 한 번씩 세계의 각국을 돌아가며 국제학술대회를 여는 것뿐만 아니라, 비구니 교단이 없는 나라의 스님들의 수계를 지원하고 그에 따른 재정적 지원을 비롯한 각종 지원을 제공하는, 세계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불교 여성단체입니다. 한국은 제8차 대회를 중앙승가대학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을 만들기까지 강독, 번역, 윤문, 그 외 출판과 관련된 모든 일을 〈샤카디타 코리아〉의 번역팀에서 맡아서 수행하였습니다. 〈샤카디타 코리아〉는 〈샤카디타 인터내셔널〉(Sakyadhit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Buddhist Women), 즉 세계불교여성협회의 한국지부입니다. 2013년 7월 17일에 창립되었으며, 2014년 10월에는 서울시 문화예술부 산하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되었습니다. 그동안 여성 불자들의 국제적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 사업과 국제 교류, 그리고 인재 발굴과 교육 등의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이 책에는 논문 40여 편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수록하였습니다. 제1부에서는 ‘세계의 비구니 승가’라는 제목아래 세계 곳곳에서의 여성 출가자들의 활동을 나라별로 배열하였습니다. 특히 많은 논문들이 아시아의 불교국가들과 서구 불교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비구니 승단 복원의 노력과 운동에 대한 최근의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부처님 양모는 당시 최초의 출가 여성이 되어 대애도(Mah?praj?pat?, 大愛道) 비구니가 된 이래, 그 후 많은 훌륭한 여성 출가자들이 뒤를 이었습니다. 그러나 시절 인연은 세월의 굴곡을 가져와서, 스리랑카와 동남아시아 불교계에는 비구니 교단이 없고, 비구스님만 있는 지 오래 되었습니다. 여성 출가자들은 비구니로서가 아니라 사미니 또는 십계 수지자 등의 지위로서 정식 종교인으로서의 권리를 갖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티베트불교에는 비구니계가 전해진 적이 없습니다. 현재 티베트 ? 부탄 등지에서 비구니 승가를 세우는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만 정말 오랫동안 논의만 진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한편 동아시아에는 중국에 4세기경에 비구니계가 전해진 이래 비구니라는 명칭이 출가 여성 전체를 대표하는 듯이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이 책에서 보시다시피 그런 위상을 가진 곳은 세계 곳곳에서 비구니 구족계 수계의 전통이 있는, 한국 ? 대만 ? 베트남 정도일 뿐입니다. 샤카디타는 비구니 교단의 복원 내지 정립을, 그 설립 목표의 하나로 삼고 이러한 일이 일어날 수 있도록 국제적 협력 조직을 만들며, 비구니스님들의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선두에 서고 있습니다. 1980년대 몇몇 여성이 수계를 받은 후 1998년 보드가야에서 대규모 수계식이 열렸습니다. 이는 한국의 비구 ? 비구니스님들의 도움이 컸다고 합니다. 한국의 불자들이 크게 긍지를 느껴야 할 대목입니다. 이제 스리랑카에는 이미 상당수의 비구니스님들이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러한 변화가 지난 20년 사이에 일어나게 된 데에는 당사자들의 원력과 노력 때문이겠습니다만 또한 주위의 열린 마음을 가진 비구스님들의 도움도 컸다고 합니다. 본 책에 들어 있는 어느 글에 소개된 것처럼, 비구스님이 마을회관의 개막식에서 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자리를 같이한 비구니스님들을 가리키면서 “이분들은 마하파자파티 고타미의 정신을 이어받은 분들??이라고 소개하였을 때 주위의 많은 분들이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는 그 만큼 그분들의 희망이 간절하였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간접적으로 들은 우리들의 눈시울도 같이 뜨거워지는 것도 그러한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고통 받았을 그 여성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 때문 일 겁니다. 방글라데시나 미얀마의 경우는 아직도 참으로 힘든 길을 가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열린 수계식에 참가하고 돌아오자 국내에서 체포되었다는 보고도 있고, 승단의 수뇌부가 사미니스님들이 모여 사는 거처에 사람을 보내 여자들이 가사를 걸친 것이 불법이라 하여 사찰 밖으로 쫓아냈다고도 합니다. 제2부에서는 여성주의의 시각에서 불교를 재해석하고자 하는 논문들을 실었습니다. 불교의 교리 자체가 어떤 종교보다도 양성평등적이며, 초기 불전에 나타나는 많은 선구적 여성들의 자취에 대해서도 알고 있지만, 여성에 대한 각종 편견을 담은 담론과 문헌은 아직도 불교계에 회자되고 있으며 아시아 불교계의 권위적이며 여성 차별적 문화는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호너(I. B. Horner, 1896-1981)와 같은 영국의 여성 불교학자가 1930년에 ??초기 불교의 여성-재가 여성과 출가 여성??(Women under Primitive Buddhism: Laywomen and Almswomen)이라는 제목으로 테리가타의 여성 장로들의 시를 소개하고 초기 불전에 나타나는 여성 수행자들을 찬양한 이래, 서구의 여성들과 불교인들은 불교 속의 여성이라는 주제에 대해 학문적 관심을 일찍부터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에 반응하여 이제 세계의 여성들은, 불교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불교가 선진적 여성관을 높이 평가하게 되어 불교의 여성주의적 시각과 여성의 수행 문화, 그리고 그들이 이룬 문화적 사상적 성과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현재 서구의 불교는 여성주의적 관점의 틀 속에서 성장하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제 그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왜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는지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 제3부에서는, 그동안 조용한 실천 봉사자의 역할을 자임하면서 그들의 모습과 활동을 감추어 왔던 여성 불자들의 활동을 소개합니다. 여기에 수록된 열세 편의 논문들은 사회의 곳곳에서 활약하고 자비행을 행하는 씩씩한 여성들의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성적소수자와 같은 사회의 음지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문제를 보살의 눈으로는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유마경??에서 중생이란 파초와도 같고 번개와도 같고 물거품과도 같은 것이라 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에 중생 한 사람 한 사람 개인에게 자비와 연민을 베풀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공이고 허깨비인 중생살이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깊은 고민을 던집니다. 그 질문을 우리도 같이 고민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이 사회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가 존재하고, 많은 억압받는 사람과 고통 받는 중생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들은 이런 생각으로 이 책을 엮고, 번역하고, 같이 다듬었습니다. 지난 2015년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열린 제14차 샤카디타 세계불교여성대회를 끝낸 후 여러 사람들이 합심하여 그동안 세 번의 대회에서 발표된 논문들을 중심으로 선별하여, 일단 한 획을 긋는 의미로 한권의 책을 꾸리기로 결의했습니다. 저희들은 아침 6시 명상으로 하루를 열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논문 발표를 듣고, 오후에는 각종 워크숍을 찾아 뿔뿔이 흩어졌으며, 평소에 뵙기 어려운 세계 각지의 여러 큰스님들과 불교지도자들의 법문을 들었습니다. 열흘의 기간이 꿈과 같이 지나갔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저희들은 마치 깊은 숲속에서 수행을 마치고 나온 듯한 신선함을 온몸과 마음으로 느끼면서, 앞으로 저희 샤카디타 코리아가 해야 할 일에 대해 토론하였습니다. 여성의 역할이 이 시대, 그리고 한국불교라는 이 공간에 정말 중요하다고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이 작은 책입니다. 이 사회에 불교의 내적 성찰과 자비의 정신이 확산되는 데 작으나마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많은 분들의 헌신적인 공동체 정신으로 이 작업이 이루어졌습니다. 불교영어통번역과정인 GEP 졸업생들과 샤카디타 코리아 회원들, 그리고 통번역전문가들이 자원봉사로, 지난 대회 논문집 초벌 번역, 재번역, 수정,…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