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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씽킹 서울

리씽킹 서울

김경민, 박재민

(도서출판)서해문집·2013-12-10

  • 기술과학
  • KDC 54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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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프롤로그: 서울의 잊힌 가능성의 장소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을 접하면서 ‘과연 저런 개발이 성공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으로 2011년 《도시개발, 길을 잃다》라는 책을 집필하였다. 부동산, 도시개발이 주 연구 대상이자 학교에서도 가르치는 분야이기에, 거대 도시개발이 파국으로 이어질 위험을 약간이나마 인지하였다. 그럼에도 성공을 바라지 실패를 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용산 개발에서 보여준 문제점이 워낙 심각했기에 이를 비판적으로 접근했다. 이후 책에서 바라본 대로 용산 개발은 파국으로 치달았고, 수많은 서민들이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도시에 거대한 메가스트럭처(Mega-structure, 초대형 건물 또는 건물군)를 건설하는 목적은 최종적으로 도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의 슬로건 역시 서울을 국제적인 도시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 최종 목적이라면 그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에는 다양한 대안이 있다. 대규모 철거 후 메가스트럭처를 개발하는 방식은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특히 서울과 같이 다양한 가능성의 공간이 산재한 곳이라면, 도시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은 초대형 개발 말고도 여러 대안이 존재한다. 동의를 하건 안 하건, 전 세계 도시 중에 서울과 같이 다양하고 거대한 문화·역사·자연자원이 있는 곳은 흔치 않다. 세계 어디를 봐도 낙원상가처럼 악기 가게들이 밀집한 곳은 찾기 힘들다. 동숭동처럼 연극하는 사람과 장소가 집적된 곳도 없다. 홍대는 또 어떠한가. 경복궁처럼 대도시 안에 있는 고궁을 일반인들이 제 집 드나들 듯 샅샅이 돌아다닐 수 있는 경우 역시 흔치 않다. 도시 정중앙에 남산과 같은 높은 산이 있고, 도시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도시 내에 국립공원이 존재한다. 단기간에 선진국으로 진입하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도시 내 산업단지 구로공단은 한때 전체 수출의 10%를 담당하였다. 역사가 일천한 도시국가 싱가포르와 엄청난 성장세를 구가하는 중국의 도시를 벤치마킹하면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던 사이 우리는 이들과 경쟁하려면 새롭고 거대한 무언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집착에 빠진 듯하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눈에 비친 서울이라는 도시의 가치를 보여주는 공간은 타워팰리스와 63빌딩이 아니다. 초대형 개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남산, 인사동, 북촌, 경복궁, 명동, 동대문이 외국인이 선호하는 방문지란다. 그들은 남산과 같은 도시 내 자연자원과, 명동이나 동대문 같은 서울에만 있는 독특한 현대적인 문화자원을 좋아한다. 북촌과 인사동은 외국인의 눈에는 오래된 전통으로 비친다. 그렇다면 우리가 앞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은 어디인가? 중간에 빠져 있는 근현대 자원이다. 하지만 화려한 개발 사업에만 치중한 나머지, 중요한 근현대 자원인 구로공단의 기억은 사라졌고, 공덕동 로터리의 한옥촌은 파괴되었으며, 익선동과 같은 한옥촌과 가리봉동, 창신동 등 보존가치가 있는 지역은 재개발에 허덕이고 있다. 많은 가능성의 공간들이 이미 사라졌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우리에게 도시의 가치를 한 단계 올릴 가능성의 공간들이 있다면, 그 가능성의 공간들을 철거하는 대신 공간을 리모델링하여 재활용하는 것이 또 다른 대안이다. 건물의 물리적 원형과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를 보전하면서 건물 내부에 새로운 기능들을 집어넣어 도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즉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통해서 도시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인데, 이는 이미 미국과 유럽 심지어는 중국의 도시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전략이다. 기존 커뮤니티를 완전히 밀어버리고 거대한 건물을 건설하는 대규모 철거 후 개발의 폐해를 우리는 뼈아프게 경험하고 있다. 어쩌면 현재의 우리는 패러다임의 전환기에 있는지 모른다. 이 패러다임의 전환은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 더 자세히는 어느 선까지 보존하면서 어떠한 개발 기능을 집어넣어야 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요구한다. 대규모 철거 후 개발에 문제점이 있듯이, 100% 보존 역시 박제화된 도시를 만들 수 있다. 창조적인 기능들이 들어서기 위해 건물 역사성과 전체적 느낌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부분적인 창조적 파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은 서울에 있는 잊힌 가능성의 장소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보존과 개발의 균형 전략에 대한 이야기다. 2013년 가을 김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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