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아일랜드, 슬픔의 역사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아일랜드는 영국의 서쪽에 위치한 섬나라 입니다. 인구는 450만 명 정도이며, 면적은 약 7만 평방킬로미터로 영국의 3분의 1이 채 안 되는 작은 나라이지요. 호수가 많고 파란 들판이 펼쳐진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살고 있지 만, 이곳 사람들은 자기네 나라를 가리켜 ‘슬픈 아일랜드’로 부르기도 한답니다. 그만큼 서글픈 역사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일랜드는 7백 년 넘게 영국의 지배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무엇 보다도 고통스러웠던 역사적 사건은 19세기 중반에 있었던 ‘대기근 (The Great Hunger)’이었습니다. ‘아일랜드 대기근’ 또는 ‘감자 대기 근’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이 사건은 아일랜드 사람들의 운명을 송두 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당시 아일랜드 사람들은 아주 가난하게 살았습니다. 땅의 주인 은 대부분 영국에서 온 지주들이었고, 아일랜드 사람들은 지주에게 땅을 빌려 소작을 하고 살았습니다. 소작이란 일정한 몫을 내기로 하 고 다른 사람의 땅에서 농사짓는 일을 말합니다. 이들 아일랜드 소작 농들이 가장 흔하게 기르던 작물이 감자였습니다. 감자는 원래 남아메리카 토착민들이 기르던 작물인데, 유럽에는 16세기 중엽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일랜드에서는 17 세기 무렵부터 감자를 재배하기 시작했으며, 18세기부터 주식이 되 었습니다. 감자는 아일랜드의 토양과 기후에 적합했으며, 빨리 자라 고 요리하기도 편해서 가난한 농민들의 든든한 식량이 되어 주었습 니다. ‘아침에도 감자, 점심에도 감자, 저녁에도 감자’를 먹는 것이 그 시기 농민들의 생활 모습이었지요. 그러나 1845년 여름, 긴 우기가 끝나고 감자를 거두러 간 농민들은 자기들의 눈을 의심해야 했습니다. 병이 돌아 감자들이 모두 땅속에 서 썩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애를 써도 물컹하게 썩어 버린 감 자들은 살아나지 않았습니다. ‘감자마름병’이라는 이 역병은 빠른 속 도로 아일랜드의 구석구석까지 퍼졌습니다. 그리하여 가난한 사람 들에게 생명줄 같았던 감자가 이제는 엄청난 재앙의 원인이 되고 말 았습니다. 사람들은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 팔기도 하고, 절박한 심정으 로 기도도 해 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아일랜드 역사상 최 악의 대기근이 시작된 것입니다. 밀과 옥수수를 비롯한 다른 작물들 은 농사가 잘 되었지만 대부분 영국으로 수출되었으며, 가난한 사람 들은 그나마 조금 남아 있는 곡식조차 살 돈이 없었습니다. 다음 해가 되자 대규모 공공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사람들은 도 로를 깔거나 땅을 고르는 일에 고용되었습니다. 쇠약해진 사람들에 게는 힘든 일이었지만, 그것만이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습 니다. 하지만 그 일조차 할 수 없는 사람들은 지저분하고 형편없는 수 용소로 가거나, 거리와 들판으로 정처 없이 떠도는 수밖에 없었습니 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지주들은 소작농들의 어려운 사정을 돌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작료를 내지 못하는 농민들을 쫓아내고 오두 막을 부숴 버리는 일까지 빈번했지요. 게다가 굶주림과 함께 장티푸스나 이질 같은 전염병까지 널리 퍼 졌습니다. 아일랜드는 이제 ‘살아 있는 유령들의 나라’가 되었습니 다. 무료 급식소가 생기기도 했지만, 굶는 사람이 너무 많아 큰 도움 이 되지 못했습니다. 감자 돌림병은 그 뒤로도 몇 년 동안 계속되어 수많은 사람들이 오두막과 길과 들판에서 시든 감자 줄기처럼 쓰러 져 갔습니다.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머나먼 미국, 캐나다, 오스트레 일리아 등으로 이민을 갔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에 1백만 명이 넘 는 사람들이 죽었고, 1백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다른 나라로 떠났 습니다. 길고 힘든 항해 도중에 또 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낯선 땅에서 새로운 생활을 꾸리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해야 했습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강한 나라였던 영국은 아일랜드에 차가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오히려 이 기간 동안에도 영국은 군대까 지 동원하여 강제로 다른 곡물들을 아일랜드에서 사들였습니다. 대 대적인 지원을 하면 곡물 값이 떨어져 아일랜드에 있는 영국인 지주 들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러면서도 ‘게으 른 아일랜드 가난뱅이들 때문에 우리의 지갑을 열 수는 없다.’는 핑 계를 댔습니다. 뜻있는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원금을 모아서 보내 기도 했지만, 그 돈마저 대부분 아일랜드에서 살고 있던 영국인들을 위해 쓰였습니다.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간 사람들은 열심히 노력하고 근면하게 생활 하여 희망을 되찾았습니다. 그리고 아일랜드에 남은 사람들도 힘과 용기를 내어 다시는 예전과 같은 비극이 발붙일 수 없는 부강한 나라 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약 170년 전에 있었던 역사 적 사건만큼은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평 화롭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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