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세번째 판본의 서문(2011) 초판은 1989년에 나왔다. 1년 반 뒤 약간의 수정과 미발표 원고의 색인 추가와 함께 샹플라마리옹 출판사에서 포켓판으로 재출간되었다. 그것이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어 국제적인 판본으로 자리 잡았다. 몇 쇄를 거듭 찍은 후 거의 다 출고되어 새 판을 제작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얼마 전에 듣고 나는 약간의 주저와 함께 욕심이 생겼다. 이번 기회를 이용하여 1980년대 후반기에 쓰여진 이 저작을 새롭게 고치면 어떨까? 그 첫번째 이유는 이 저서 이후에 새로운 증언들이 나왔고, 그것들이 나의 저작물을 보완하거나, 설명하거나, 수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이 증언들은 내가 설명하고자 했던 어떤 시기들을 좀더 잘 밝혀 주고 좀더 잘 알게 해주었다. 예컨대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의 전기 혹은 서간문들이 그러했다. 나는 그 자료들을 『미셸 푸코와 동시대인들』(Michel Foucault et ses contemporains, 1994), 그리고 『게이 문제에 대한 고찰』(Reflexions sur la question gay, 1999) 중 「미셸 푸코의 헤테로토피아」 장에서 활용했다. 이 결과물의 일부를 새로운 판에 삽입해 넣으면 어떨까? 오, 물론! 완전히 고칠 생각은 없다. 나 자신도 과거의 나와 똑같지는 않다. 전기(傳記)는 내 작업에서 우선 순위가 아니다. 완전히 고치려면 몇 년을 투자해야 하는데, 다른 일들이 나를 압박하고 있다(『렝스 귀환』Retours sur Retour a Reims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하기 시작했고, 이 ‘자기분석 시론’의 후속편도 준비해야 한다). 그러니 이야기의 내적 일관성과 구조는 그대로 유지한 채 새로운 요소들을 보완해 좀더 내실을 기하려 한다. 역시 분명한 또 다른 이유가 머릿속에 떠올랐다. 푸코 자신도 20년간 많이 변했다! 여하튼 그의 저작물은 매우 두터워졌다. 증식했다고나 할까. 『말해진 것과 쓰여진 것들』(Dits et Ecrits)은 과거에 알려지지 않고 흩어져 있던 원고들을 찾아 수록했고, 사후 출판이 꾸준히 이어졌다. 특히 『콜레주 드 프랑스 강의록』의 경우가 그러하다. 나도 ‘증보 수정판’ 작업을 해야 할까? 잠시 망설였다. 많은 핑계가 떠올랐다. 그러고는 결심했다. 이것이 푸코에 대한 나의 시선을 수정하게 될 것인가라고 자문하면서. 나는 다른 모습의 푸코를 제시하게 될 것인가? 그의 실루엣과 얼굴은 내 최초의 작업을 벗어나 기대 이상으로 멀고먼 것이 될까? 아니, 그 반대다. 사생활에 대해서건 저작에 대해서건 내가 애초에 제시했던 그의 초상화가 오늘날 새롭게 밝혀지는 자료들에 의해 단순히 확인되는 정도가 아니라 더욱 강화되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놀라움을 느낀다. 짧지만 매우 긴밀했던 그와의 만남이 그의 지적 행동의 저변을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의 글쓰기의 근원에 있는 정열과 충동을 확인할 수 있는 직관과 지각을 내게 주었다. 나의 책은 이 모든 것을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 * * 푸코의 이론 작업은 그의 개인적 경험에 뿌리박고 있다(그의 책 한 권 한 권이 모두 ‘자서전의 한 조각’으로 읽힐 수 있다고 할 정도다). ‘통치의 기술’(art de gouverner)이라는 이론 작업을 논하는 1978년의 강의에서 그는 15~16세기의 서구 사회에서 “통치(gouverner)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널리 대두되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런데 이 질문은 그 반대의 질문인 “어떻게 하면 통치받지 않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것은 전혀 통치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만 이러저러한 식으로, 이러저러한 원칙들에 따라, 이러저러한 목적을 위해,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쳐 통치받는 것은 싫다는 의미라고 그는 말했다. 소위 ‘비판적 자세’인 것이다. 푸코의 말은 다음과 같이 이어졌다. “만일 통치화(gouvernementalisation)가 실제 사회 안에서 진실을 독점한 권력의 메커니즘에 의해 개인들을 복종시키는 것이라면, 주체는 비판이라는 운동을 통해 권력에 대한 진실 효과, 또는 진실 담론에 대한 권력 효과를 질문할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획득해야 한다. 이것은 자발적 해방과 반성적 불복종을 이끌어 내는 기술이다. 본질적으로 비판의 기능은 소위 진실의 정치라 일컬어지는 게임 속에서 예속을 해체시키는 것이다.” 자발적 해방, 그리고 자신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 반성적 불복종이라는 관념은 푸코가 자신의 이론 작업과 개인적 경험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언급했던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하게 해준다. ‘비판적 행동으로서의 사유’, 또는 원칙으로서의 비판이 아닌 ‘에토스’로서의 비판을 정의할 때 그가 묘사했던 기획 혹은 참여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현재의 세계에 대한 불복종, 자유와 주체의 가능성들을 옥죄는 규범과 권력에 대한 저항은 역사적 정치적 분석의 출발점이다. 그리고 존재의 필연성이기도 하다. ‘반성적 불복종’이라는 개념은 그러니까 푸코에게 있어서는 그의 모든 책들이 자기 자서전의 한 조각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우회적인 방법에 다름 아니다. ‘현재를 진단’하고 더 나아가 역사-비판적(historique-critique) 조사를 실행함으로써 현재를 변혁하는 것이 철학자의 역할이라고 그가 정의했던 이유도 좀더 잘 이해할 수 있다. 역사-비판적 조사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역사의 산물이고 또 역사에 의해 변형될 수 있음을 잘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자신의 존재론’이 요구하는 아카이브 속에 깊이 잠겨 박식함의 유희가 주는 느린 우회의 길을 택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때 그가 사용했던 멋진 구절, 즉 ‘자유의 조급함에 형식을 부여하는 참을성 있는 작업’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제서야 가슴에 와 닿는다. 2010년 11월 22일, 파리에서
목차펼치기접기
1부? 지옥에서의 심리상태 1장? 내가 태어난 도시 2장 헤겔의 목소리 3장 윌름 가 4장 광인들의 카니발 5장 스탈린의 구두장이 6장 사랑의 불협화음 2부? 사물의 질서 1장 시인의 자질 2장 책과 그 분신들 3장 댄디와 개혁 4장 시체 해부 5장 부르주아지의 성채 6장 난 바다 3부? 투사 그리고 콜레주 드 프랑스의 교수 1장 뱅센느에서의 막간 에피소드 2장 곡예사의 고독 3장 어둠의 교훈 4장 민중의 정의와 노동자의 기억 5장 우리는 모두 지배받는 자들이다 6장 맨손으로 하는 저항 7장 아깝게 놓친 만남 8장 선(禪)과 캘리포니아 9장 예술작품으로서의 인생 부록? 부록 1 문학박사학위 취득을 위한 논문 인쇄허가를 얻기 위해 함부르크의 프랑스 문화원장인 미셸 푸코 씨가 제출한 원고에 대한 조르주 캉길렘의 보고문 부록 2 미셸 푸코의 연구업적 부록 3 콜레주 드 프랑스 1969년 11월 30일 교수회의 ? ‘사유체계의 역사’ 강좌 개설을 위한 쥘 뷔유맹의 보고서 부록 4 콜레주 드 프랑스 1970년 4월 12일 교수회의 ? ‘사유체계의 역사’ 강의를 맡을 미셸 푸코의 업적 소개를 위한 쥘 뷔유맹의 보고서 부록 5 자유로운 사상 ? 피에르 부르디외 미셸 푸코 저서목록 인명 색인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