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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20세기

장기 20세기

조반니 아리기 (지은이), 백승욱 (옮긴이)

그린비·2008-12-25

  • 역사
  • KDC 32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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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서문과 감사의 글 이 책의 출발점은 거의 15년 전, 1970년대의 세계경제 위기를 연구하던 시점으로 거슬러 간다. 그 위기는 세계적 규모의 미국 자본축적체계가 상승, 완전한 팽창, 그리고 쇠퇴로 규정되는 단일한 역사과정에서 세번째이자 최종적 계기에 들어선 것으로 이해되었다. 다른 두 번의 계기는 1873~96년의 대공황과 1914~45년의 30년 위기였다. 이 세 번의 계기를 한데 묶음으로써, 장기 20세기는 자본주의 세계경제 발전의 특수한 시대 또는 단계로 규정되었다. 내가 처음 이 책을 구상했을 당시는 장기 20세기만이 단일 주제였다. 물론 나는 처음부터 미국체계의 등장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영국체계의 쇠락과 연결시켜야만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19세기 후반 이전으로 분석을 밀고 갈 어떤 필요나 욕구도 느끼지 않았다. 몇 해가 지나면서 나는 생각을 바꾸었고, 이 책은 “[근대] 시기의 상호 연관된 두 지배적 과정들”로 지칭되어 온 것, 즉 “민족적 국가들의 체계의 탄생과 세계적인 자본주의체계의 형성”(Tilly 1984: 147)에 대한 연구로 전환되었다. 이런 사고 전환을 자극한 것은 바로 1980년대에 전개된 세계경제 위기였다. 레이건 시대가 도래하자, 1970년대 세계경제 위기의 여러 특징 중 하나이던 자본의 “금융화”가 이 1980년대 위기의 절대적으로 압도적인 특징이 되었다. 이미 80년 전 영국체계의 쇠락과정에서 그랬듯이, 평론가와 학자들은 또 다시 “금융자본”이 세계자본주의의 최고 최후 단계라고 환호하기 시작했다. 내가 이 책의 토대를 이룬 해석틀을 페르낭 브로델의 삼부작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I권과 III권에서 발견한 것은 바로 이런 지적 분위기 속에서였다. 이 해석틀에서 보면, 금융자본은 세계자본주의의 특정 단계가 아니며, 최고 최후 단계는 더더구나 아니다. 오히려 금융자본은 유럽의 중세 말 근대 초 자본주의의 첫 출발기 이래 자본주의 시대를 특징지어 온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자본주의 전 시대에 걸쳐 금융적 팽창은 하나의 세계적 규모의 축적체제가 또 다른 세계적 규모의 축적체제로 이행하는 것을 알리는 신호였다. 금융적 팽창은 “낡은” 체제가 되풀이해서 파괴되는 동시에 “새로운” 체제가 탄생하는 필수적 측면이다. 나는 이런 발견에 비추어 장기 20세기를 세 국면의 구성으로 재개념화했다. (1)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금융적 팽창. 이 과정에서 “낡은” 영국체제의 구조가 파괴되었고, “새로운” 미국체제의 구조가 탄생했다. (2) 1950년대와 1960년대의 실물적 팽창. 이 시기에는 무역과 생산의 세계적 팽창 속에서 “새로운” 미국체제의 우위가 관철되었다. (3) 현재의 금융적 팽창. 이 과정에서 이제 “낡은” 체제가 된 미국체제의 구조는 파괴되고 있고, “새로운” 체제의 구조가 탄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욱 중요한 점은, 내가 브로델에서 도출한 해석틀에 따르면, 오늘날의 장기 20세기는 각각 근대자본주의 세계체계의 특수한 발전단계를 구성하는, 유사한 구조를 갖는 네 개의 장기 세기들 중 가장 최근의 것으로 출현했다는 것이다. 장기 20세기 자체에 대한 심층적 분석보다, 연이은 이런 장기 세기들에 대한 비교분석이 현재 위기의 동학과 미래의 예측되는 결과에 대해 더욱 많은 것을 드러내 보여 줄 것이 내게 분명해졌다. 이처럼 연구를 훨씬 더 긴 시간틀로 재조정하자, 이 책에서 장기 20세기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차지하는 분량은 3분의 1로 축소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나의 과거여행이 순전히 도구적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이 책의 원제목을 유지하기로 마음먹었다. 즉, 앞선 세기의 금융적 팽창들을 재구성한 유일한 목적은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특정 발전단계―장기 20세기가 포괄하는 단계―의 종결적 계기로서의 현행 금융적 팽창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려는 것이었다. 이런 과거여행의 결과 나는 세계역사 분석이라는 위태위태한 땅에 들어섰다. 찰스 틸리는 내가 영감을 얻은 브로델의 대작을 논평하면서 이런 땅에 들어서는 위험에 대해 사려 깊은 경고를 하고 있다. 일관성이 평범한 이들을 괴롭히는 요괴라면, 브로델은 별 어려움 없이 악마에게서 벗어날 것이다. 브로델이 우리의 일관성 요구에 사로잡히지 않을 때, 그는 …… 우유부단의 행진을 벌인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 II권 전체에 걸쳐 브로델은 자본가와 국가형성자 사이의 관계를 다루는 것으로 반복적으로 시작하지만, 곧 방향을 튼다. …… 대화의 범위가 너무나 광범해졌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에, III권의 주제를 되돌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인구, 음식, 복식, 기술 같은 I권의 거대 테마들은 거의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 브로델 같은 성향을 지닌 사람에게 우리가 다른 것을 기대했어야 할까? 그가 어떤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은 그 문제의 요소들을 열거하고, 그 아이러니, 모순, 그리고 복잡성을 가지고 놀기를 즐기고, 학자들이 제기하는 각종 이론들과 대면하며, 각 이론에 역사적 평가를 내리는 식이다. 모든 이론의 합산은 놀랍게도 어떤 이론도 아니다. …… 브로델이 이 일에 성공할 수 없다면, 누가 가능하겠는가? 아마도 어떤 다른 이가 자본주의의 전체 발전과 유럽 국가체계의 성장 전반을 설명하는 “전체사”를 성공적으로 서술하게 될지도 모른다. 적어도 당분간 우리는 브로델의 대작을 분석의 모델보다는 영감의 원천으로 바라보는 편이 나을 것이다. 거기에 큰 힘을 실을 줄 아는 브로델 같은 이가 아니라면, 너무 크고 복잡한 배는 멀리 떨어진 해안에 다다르기도 전에 난파해 버릴 것만 같다. (Tilly 1984: 70~1, 73~4) 틸리는 우리에게 전체 세계체계보다는 좀더 다룰 만한 분석단위를 찾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가 선호하는 더 다룰 만한 단위들이란 국가들 주위에 밀집해 있는 강제망과 지역적 생산양식들 주위에 밀집해 있는 교환망 같은 특정 세계체계들의 구성요소들이다. 이런 구성요소들을 체계적으로 비교함으로써 우리는 “특정 세계체계들 내의 종별적(specific) 구조와 과정에 대한 설명을 그런 세계체계들에 관한 역사적으로 근거 있는 일반화와 연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Tilly 1984: 63, 74). 이 책에서 나는 세계자본주의와 근대 국가간체계의 본격적 발전을 설명하는 데서 부딪친 어려움을 피해 갈 다른 길을 찾아냈다. 세계역사적 분석이라는 브로델의 배에서 뛰어내리는 대신, 나는 배에 남아서 선장의 지적 기질상 하지 않을 일이지만 내 침침한 눈과 힘없는 다리로 해볼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나는 브로델이 나를 위해 세계역사적 사실의 높은 파도를 가르고 나가도록 하였고, 내 스스로는 무한히 공급되는 그의 추측과 해석들을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등장과 전면적 팽창에 대한 경제적이고, 일관되며, 그럴 법한 설명으로 가공하는 더 작은 과제를 떠맡았다. 금융적 팽창을 주요 자본주의 발전의 종결 국면으로 보는 브로델의 이해방식 덕에 나는 자본주의 세계체계의 전 생애(브로델의 장기지속)를 다루기에 더 용이한 분석단위로 분할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를 체계적 축적 순환이라고 불렀다. 비록 내가 그 체계의 특정 구성요소(제노바, 홀란트, 영국, 미국)를 따서 이 순환들의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이 순환들 자체는 그 구성요소에 관련된 것이 아니라 체계 전체와 관련된 것이다. 이 책에서 비교하고자 하는 것은 상이한 단계에 놓인 자본주의 세계체계 전체의 발전구조와 발전과정들이다. 우리가 제노바, 네덜란드, 영국, 미국 정부 행위자와 기업 행위자의 전략과 구조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이 각 단계를 구성할 때마다 이들이 연이어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 명백하게 이 관심사는 아주 협소하다. 내가 서론에서 설명하듯이, 체계적 축적 순환은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감제고지”―브로델이 말하는 “자본주의의 자기 영역[진정한 고향]”―에서 전개되는 과정이다. 이처럼 관심사를 협소하게 잡은 덕에 나는 세계자본주의에 대한 브로델의 연구에 다소의 논리적 일관성과 추가적 시간대―브로델의 여행이 끝난 1800년으로부터 우리를 떼어 놓은 두 세기―를 덧댈 수 있었다. 그러나 관심사를 협소하게 잡은 대가 또한 크다. 계급투쟁, 그리고 중심과 주변 지역들로의 세계경제 양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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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판 서문 서문과 감사의 글 서론 1장_역사적 자본주의의 세 번의 헤게모니 헤게모니, 자본주의, 영토주의 근대 국가간체계의 기원들 영국 헤게모니와 자유무역 제국주의 미국 헤게모니와 자유기업체계의 등장 새로운 연구 의제를 향하여 2장_자본의 등장 체계적 축적 순환의 선행자들 고도금융의 발생 첫번째 (제노바) 체계적 축적 순환 두번째 (네덜란드) 체계적 축적 순환 국가와 자본의 변증법 3장_산업, 제국, 그리고 “끝없는” 자본축적 세번째 (영국의) 체계적 축적 순환 자본주의와 영토주의의 변증법 자본주의와 영토주의의 변증법 (계속) 반복과 예고 4장_장기 20세기 시장과 계획의 변증법 네번째 (미국) 체계적 축적 순환 전지구적 위기의 동역학 에필로그_자본주의는 성공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참고문헌 옮긴이 해제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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