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고대사 인식 : '동아시아세계론'과 일본
니시지마 사다오 지음 / 이성시 엮음 / 송완범 (옮긴이)
(주식회사)역사비평사·2008-05-25
- 역사
- KDC 910.2
로그인하면 내 서재에 추가할 수 있어요.
책 소개
옮긴이 서문 이 책의 지은이는 일본 중국고대사학계의 원로이자 도쿄대학 명예교수였던 니시지마 사다오(西嶋定生)이다. 생전에 ‘동아시아세계론’을 주창했던 니시지마의 핵심 논문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것이 바로 이 『고대 동아시아세계와 일본』이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한국고대사 연구자인 와세다대학의 이성시 교수가 니시지마의 글을 선택, 배열하고 ‘해설’을 썼다는 점일 것이다. 이러한 사실만 보더라도 니시지마의 연구가 일본 역사학계에 미친 영향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잘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이 책의 옮긴이로서 이 책을 차례대로 요약하고 정리하는 가운데 느낀 점들을 비판적으로 서술해보고자 한다. 1장 「서설」은 니시지마가 구상한 ‘동아시아세계론’의 선언서이자 「해설」에서 이성시가 밝혔듯이 니시지마 이론의 가장 핵심이 되는 부분이다. 본론은 ‘동아시아세계의 설정/ 동아시아세계의 형성과정/ 동아시아세계의 형성과 그 추이’라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는 동아시아세계의 지역적 범위를 설정하고 네 가지 공통지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다시 말하자면 ‘한자/유교/불교/율령’이라는 네 가지 공통지표를 가지는 광역권으로서 ‘중국/한반도/일본/베트남’을 ‘동아시아세계’라고 설정한 것이다. 그리고 동아시아세계가 중국사의 역사적 전개와 관련을 갖는다고 할 때, ‘화이사상’과 ‘책봉체제’의 성립이 중요한 근거가 된다고 말한다. 2장 「동아시아세계와 책봉체제」의 주안점은 동아시아세계를 자기 완결적 정치구조인 책봉체제의 구조로 설명하는 데 있다. 여기서의 책봉체제란 중국 왕조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국제 질서와 국제 정국을 움직이는 방식이다.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는 이 책봉체제를 매개로 실현되고, 또 일단 실현되면 그 논리에 따라 자기운동(自己運動)을 시작하며, 문물제도의 파급도 이에 동반한다고 했다. 요컨대 책봉체제는 전근대 동아시아의 예에 따라 여러 민족 간에 정치적 표현으로 기능했고, 그 배후에는 다양하고 주체적인 생각들과 현실의 역학관계가 존재했다는 주장이다. 또 6세기부터 8세기까지 중국 왕조와 한반도 여러 나라와의 관계를 통해 중국 왕조를 중심으로 하는 정치체제가 동아시아의 국제 관계를 움직이는 기초였음을 밝혔다. 3장 「동아시아세계와 일본사」의 경우, 니시지마의 동아시아세계 연구는 단순히 과거의 특정한 시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근대세계가 형성되기까지의 2,000년에 가까운 기간을 논하고 있다. 이 기간 중 동아시아의 정치?사회?문화를 고찰하는 특징들을 일본사의 전개 과정에 따라 논의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는 유달리 문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동아시아 문화권이라고 하는 공통의 모태를 인식하는 것을 통해 일본문화가 갖는 민족적 독자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3장에서 니시지마는 일반 독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논리체계인 동아시아세계론의 핵심인 책봉체제론과 동아시아세계 문화권을 평이하게 서술하고 있다. 게다가 여기서 니시지마가 말하는 동아시아세계는 궁극적인 목표를 일본사의 해명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역사에 대한 니시지마의 접근과 이해 논리에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은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세계사상에 대해」에서는 30여 년 전의 이와나미강좌 『세계역사』시리즈의 편집위원으로서 참여했던 회상을 중심으로 그의 광역적인 동아시아사 구상이 서양사학자 우에하라 센로쿠(上原專祿)의 세계사 구상을 전제로 한 것이었음을 언급하고 있다. 즉 그의 ‘동아시아세계론’은 1950?60년대의 일본이 갖고 있던 문제의식 속에서 얻어진 세계사 구상이었다. 요컨대 동아시아세계론이 강조하는 것은 이 논(論)이 과거 회귀의 사실들을 설명하기 위한 단순한 개념 나열이 아니라, 현실 문제에 대한 실천적인 고민을 밑바탕에 두고 있다는 부분이다. 엮은이로 참여한 이성시의 「해설」을 보자. 본래 광역적인 지역의 설정 자체가 자의적이다. 그런데 이러한 지역 설정의 개념은 일본인이 자국 중심의 역사상 자의적으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라 동아시아세계에 사는 다른 지역 사람들로부터 불필요한 오해나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일이 많았다. 앞으로는 이러한 광역적인 지역을 부르는 단어를 사용할 때에 동아시아지역의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한 노력은 물론,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도 좀 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 오늘날 동아시아공동체 형성을 위한 기운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와 함께 역사서술의 방향성도 일국사를 넘어 광역사로 가기 위한 과도기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엮고 해설을 맡은 이성시는 이러한 상황에서 니시지마의 동아시아세계론이 귀중한 유산이자 항상 참고할 수 있는 교과서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높게 평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옮긴이로서 이 책 전반에 대한 견해를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본다. 한국고대사 전공자인 이성시의 친절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지만, 기실 이 책은 그리 만만한 내용이 아니다. 전후 일본에서는 전쟁 전의 독선적인 국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동아시아를 하나의 영역적 세계나 완결된 지역으로 파악하여 그 속에 일본사를 두려는 시도가 1960년대에 활발히 이루어졌다. 이렇게 동아시아 국제 관계론 연구에는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질서인 책봉체제, 고대국가의 성립과정에는 내부의 모순뿐만이 아니라 여러 ‘교통’에 의해서 배태된 국제적 환경이 독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국제 계기론’ 등이 있다. 이중에서 책봉체제론은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의 정치질서를 밝혀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중국 중심의 질서를 설명할 뿐 주변 여러 나라의 주체적인 동향이나 자체적으로 발생한 ‘소중화사상’ 등을 경시하고 있다는 약점이 있다. 한편 소중화사상에 입각한 동아시아세계론은 중국사 연구에 사용되었던 방법론을 일본사의 분석에 그대로 대입해버리면서 일본에 의한 ‘소중화의식’의 설명으로 이어졌고, 이는 결과적으로 한반도 제국의 역사가 매몰되어버리는 경향을 초래했다. 한반도가 결여된 이러한 동아시아인식은 일본 역사교과서의 기술방침과 인식에도 그대로 나타나, 한?일 간의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의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구체적으로는 ‘임나일본부’의 기정사실화, 일본 중심의 ‘소책봉체제’, ‘기마민족 정복설’에 대한 애매한 접근 같은 고대사 부분의 문제도 그럴 것이고, 나아가 조선의 개항을 두고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나 식민지에서 자본주의로의 변화에 대한 불확실한 접근 등은 니시지마의 이론 전반을 관통하는 중국 중심의 책봉체제론이 지닌 한계일 것이다. 이상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은 전체적이고 광역적인 틀의 이해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안에서 여러 나라들이 가진 고유한 발전단계의 논리도 또한 중요하다는 인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니시지마 사다오의 논문들을 이성시가 엮었다는 점에서 한국 독자들은 이 책을 대할 때 은연중에 높은 기대치를 가지게 될 듯하다. 적어도 한국에 소개된 이성시의 저서는 일본의 위치를 상대화하는 동시에 동아시아라는 좀 더 넓은 틀로 고대사를 설명하는 것들이었다. 물론 한국 독자들이 이성시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거나 이성시가 한국 독자들을 의식해서 연구활동을 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위론적인 입장을 탈피하여 고대 한반도에 존재했던 여러 국가들과 고대 일본과의 상호 관계를 그려내왔던 이성시의 연구는 그동안 한반도를 일본의 종주국으로 묘사해온 다른 학자들의 그것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실제로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독자들 대부분이 알게 될 테지만, 이 책에서 드러난 이성시의 모습은 기존에 국내에서 알려진 모습과 많이 다르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입장, 고구려ㆍ백제ㆍ신라를 바라보는 시각, 기마민족설에 대한 입장 등 책의 곳곳에서 이성시가 가진 일본 중심의 역사관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엮은이로서 오해를 무릅쓰고 말하자면, 이 책의 핵심은 다른 지점에 있다. 특히 이성시가 니시지마 사다오의 책을 엮고 해설한 이유는 그가 동아시아라는 단위로 역사를 인식하는 방법론에 연구자로서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학계의 많은 사람들조차도 그를 가리켜 ‘조선사학자’, ‘한국고대사 전공자’, ‘한일관계사 연구자’ 등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정작 자기 자신은 “30년 가까이…
목차펼치기접기
1장 서설-동아시아세계의 형성 1. 동아시아세계의 설정 2. 동아시아세계의 형성과정 3. 동아시아세계의 형성과 그 추이 2장 동아시아세계와 책봉체제-6~8세기의 동아시아 1. 문제점의 소재 2. 중국 왕조와 ‘동쪽’ 여러 나라와의 관계 변화 1) 5세기 이전의 한반도 정세 2) 6세기 남북조와 고구려?백제?신라의 관계 3) 수의 통일과 고구려?백제?신라의 관계 4) 수와 일본의 관계 5) 당과 고구려?백제?신라의 관계 6) 백제?고구려의 멸망 7) 당과 신라?발해의 관계 8) 일본과 당?신라?발해의 관계 3. 결론-책봉체제에 대해 3장 동아시아세계와 일본사 1. 서설-세계사적 관점의 도입 2. 한자문화권의 설립 3. 책봉체제와 일본 4. 기마민족 정복설에 대해 5. 고대 동아시아세계의 붕괴와 일본 6. 동아시아 무역권의 형성과 몽골의 침략 7. 동아시아세계의 재편 8.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침략과 국제환경 9. 쇄국체제의 역사적 문맥 10. 에도시대 문화의 재검토 11. 동아시아세계의 해체와 일본 12. 에필로그 * 세계사상에 대해 * 해설― 이성시 * 부록: 지도/연표 / 출전 주 / 찾아보기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리뷰 남기기
로그인하면 리뷰를 남길 수 있어요.
리뷰 0개
아직 리뷰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