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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 정치와 한반도: 미·중의 패권경쟁

강대국 정치와 한반도: 미·중의 패권경쟁

남궁 영 (지은이)

(도서출판)오름·2016-03-25

  • 328쪽
  • 사회과학
  • KDC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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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머리글 기원전 431년에 발간된 고전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한 대목인 ‘멜로스의 대화(Melian Dialogue)’는 국제사회의 본질이 힘에 있음을 간결한 예화로 보여주고 있다. 강대국 아테네의 장군이 약소국 멜로스인에게 “강자는 원하는 것을 요구하고, 약자는 그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경고하는 장면은 이 책의 백미(白眉)라 할 수 있다. 저자 투키디데스가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을 담담히 써 내려간 이래 인류의 역사는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강자들에 의해 전쟁과 평화 사이를 오고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짐작건대 국제사회에서 이른바 ‘주인공’이고 싶지 않은 국가는 없을 것이다. 말 한마디에 국제사회가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국가, 강한 군사력 혹은 경제적 영향력 등으로 국제사회에 그 나라와 분쟁을 원하는 당사자가 거의 없는 국가, 필요에 따라 평화적 대화에서부터 무력 응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카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국가, 바로 강대국이다. 종종 국제사회에서 강대국을 향한 시선에는 애증(愛憎)이 교차한다. 수많은 국가들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역사상 강대국의 지위를 공인받은 국가가 많아야 5~8개국에 지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그들은 동경의 대상이다. 동시에 강대국이 요구하는 질서에 저항하는 국가들에게 그들은 증오의 대상일 수 있다. 물론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단지 강자라는 이유만으로도 그들은 종종 질시의 대상이 되곤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소수 강대국을 제외하고 주인공이 되지 못한 대다수 국가들에게 국제정치라는 관현악은 단조(短調)의 선율로 다가온다는 점이다. 양차 대전 최대 피해국인 폴란드와 오스트리아를 얘기하지 않더라도 지정학적 비운으로 3천여 회의 외침을 받은 한반도 한(恨)의 역사가 이를 증언하고 있다. 지도를 펼쳐 이 지역을 보면, 한반도는 강대국에 빙 둘러싸여 있는 형국이다. 한반도 위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지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 중국이 국경을 맞대고 있고, 냉전기 미국과 지구를 반분하며 막강한 영향을 쥐었던 자원 강국 러시아가 그 옆에 버티고 있다. 아래로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의 멍에를 걷어 내고 동아시아 지역강대국이 된 일본이 있으며,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는 세계 유일 초강대국 미국이 위치해 있다. 일본을 제외하면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다섯 나라 중에서 미·중·러 세 나라가 한반도를 울타리치고 있다. 그 가운데 대한민국은 남북으로 분단된 채 ‘섬 아닌 섬’으로 존재하고 있다. 한반도는 강대국 정치로부터 가장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숙명적 조건 위에 있는 것이다. 우리가 강대국 정치에 큰 관심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이다. 역사는 국가가 처한 숙명이 제공하는 질곡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많은 교훈을 제공한다. 국가가 처한 조건과 환경에 대한 엄정한 해석과 인식, 합리적 전략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면 숙명의 굴레가 되는 역사를 반복하게 된다. 돌아보면 한반도의 비극적 사건들은 대개 국제정세를 오판했을 때 발생했다. 임진왜란에 앞서 조선조 동인(東人)의 오판이 있었고, 경술년의 비분강개(悲憤慷慨)의 근간에 제국주의 시대의 논리를 간파하지 못한 조선조의 무능이 있었다. 1945년 해방 직후 우리가 미·소 냉전을 제대로 이해했다면 6.25를 막을 수 있었다는 가정이 단지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는 말로 일축될 수는 없을 것이다. 국제정치의 본질과 변화 맥락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전략적 대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보여 주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수많은 국제정세의 편린(片鱗) 가운데 무엇을 읽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근대 국제정치는 강대국 정치가 규정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세계 패권의 흐름과 변화, 그리고 그로부터 형성된 국제질서는 이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대적 환경과 문명적 발전에 따라 행위자는 변할지라도 강대국 정치의 구조는 변함없이 지속되어 왔다. 이 책은 현재 강대국 정치의 구조와 내용, 그리고 우리가 처한 조건 등 강대국 정치의 실재(reality)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기획되었다. 우리의 의지와 관계없이 한국의 생존과 번영, 그리고 남북한 통일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국제관계의 퍼즐로 접근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국제관계의 질서가 소수 강대국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 정치의 본질과 전개 방향을 분명히 이해하는 것은 한국의 현재와 미래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는 데 있어 최우선 과제라 하겠다. 이에 따라 이 책은 다음과 같이 구성되었다. 제1장에서는 21세기 새로운 강대국 정치의 구조로 등장한 미·중관계의 성격을 검토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구조적 현실주의가 강대국 권력관계의 본질을 어떻게 인식하고 설명하는지에 대해 명확한 이해를 제공한다. 제3장에서는 세계적 군사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세계전략, 특히 핵전략이 대북정책에 어떻게 대입되는지에 대해 검토한다. 제4장에서는 21세기 일본의 안보전략을 이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제5장에서는 중·일 간의 센카쿠제도/댜오위다오 문제를 통해 동아시아 지역 질서에서 미국·일본·중국관계가 어떤 구체적 역학관계를 보이는지 살펴본다. 제6장에서는 한반도 분단의 한 축인 북한의 변화 가능성을 진단하고 있다. 즉 중국과 베트남의 성공 사례를 통해 북한의 개혁·개방 필요성을 논의한다. 이 책을 읽게 될 후학들에게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이 책에 거론되는 강대국들 역시 자국의 생존과 번영을 추구하는 ‘이기적 행위자’라는 점을 인정하고 일단은 그 나라의 입장에 서서 읽어보길 권하고 싶다. 즉, 독자 스스로를 약소국의 입장으로 규정하고 강대국을 이해하려고 하면 여러 가지 편견이 개입돼 강대국 정치의 진면목을 간과할 우려가 있다. 물론 국제정치를 이해하는 데 있어 독자 나름의 도덕적·윤리적 판단 또한 필요한 것이지만 그 강대국이 한반도 주변정세와 관련해 어떤 이해관계가 있고 무엇을 추구하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이해가 우선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틈틈이 쓴 논문들을 수정·보완하여 기획 의도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여러 사람의 도움이 있었다. 이 책의 기획 단계부터 큰 도움을 준 한국외대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박사과정 양일국 선생, 교정과 교열, 자료정리에 혼신을 다한 석사과정 고성훈 군(君)과 서재완 군(君), 바쁜 시간을 쪼개어 모든 글들을 정독하고 수정해준 박영민 박사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갈수록 어려워져 가는 출판 환경에도 기꺼이 출판을 허락해 주신 도서출판 오름의 부성옥 대표와 출판사 직원들께도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대학교 신입생의 인연부터 40년 동안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제공해준 한국외국어대학교에 깊은 애정과 감사를 표한다. 2016년 3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이문동 캠퍼스 연구실에서 남궁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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