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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의 이해

제국주의의 이해

서정훈 (지은이)

울산대학교 출판부·2007-11-09

  • 역사
  • KDC 340.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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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책머리에 ‘제국주의’는 오늘날 더 이상 학문적으로 각광을 받는 주제가 아닌 것 같다. 제국주의라는 용어는 이제 세계의 매스컴에 별로 등장하지 않는다. 그 말을 사용하는 정치세력이나 사회세력이 드물어졌기 때문이리라. 지난 세기에 가장 강력한 정치적 구호이자 이슈 가운데 하나로 정치가는 물론 일반대중의 관심을 끌었던 제국주의가 왜 이다지도 무관심과 망각의 대상이 되어버렸을까? 제국주의의 상식적인 의미로 생각되는 ‘강대국이 약소국을 일방적으로 침략하고 수탈하는 현상’이 새로운 세기에 들어 크게 줄어들었거나 완전히 사라져버렸기 때문인가? 얼핏 보아도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왜냐하면 21세기의 벽두부터 미국이 벌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한 일방적인 침략을 제국주의로 보기에 큰 무리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국주의적 현상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도 제국주의에 대한 관심이 사라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1990년대 초 소련과 동구권의 사회주의체제 붕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제국주의라는 용어가 가장 자주 사용되고 그것에 대한 연구가 활발했던 시기는 사회주의적 동방이 자본주의적 서방과 대치하여 양자 사이의 냉전이 격화되었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제국주의를 주제로 한 이데올로기 전쟁에서 과거 식민지 지배의 원죄를 안고 있었던 서방이 동방으로부터 주로 비판을 당하는 편이었다. 동방은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따라 제국주의는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자본주의의 본질적 현상이고 세계인민을 착취하는 부도덕한 것일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체제의 임박한 몰락을 예고하는 결정적 징후라고 공격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정작 붕괴된 것은 서방의 자본주의체제가 아닌 동방의 사회주의체제였다. 그래서 이제 서방 자본주의체제의 ‘제국주의적 행동’을 비판하고 제동을 걸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세력이 사라져버린 것이다. 그러나 제국주의에 대한 강력한 비판세력이 소멸되고 제국주의에 대한 일반대중의 관심이 사라졌다고 해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 활개치고 있는 미국 ‘제국주의’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날 실재하는 제국주의가 망각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제국주의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제국주의를 연구하는 일이 별로 ‘수지맞지 않은 사업’이 되는 시대에 이 책을 저술하는 이유도 부분적으로 거기에 있다. 이 책은 제국주의 이론에 대해 고찰하는 1부와 제국주의 사례에 대해 고찰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제국주의 이론의 이해’에서는 먼저 ‘홉슨-레닌 모형’의 제국주의론이 제시된다. 홉슨-레닌 모형은 “과잉자본의 대외투자가 필연적으로 제국주의적 팽창을 초래한다.”는 ‘투자제국주의론’으로 양자에 대한 비판자들은 그것을 홉슨과 레닌 제국주의론의 공통된 핵심적 교의로 간주하고, 그것의 오류를 철저하게 논파했다고 주장했다. 비판자들의 이러한 주장이 과연 정당한 것인가를 따져보는 작업이 제2장 ‘홉슨의 금융제국주의론’과 제3장 ‘레닌의 제국주의론에 대한 비판과 그 한계’에서 전개된다. 비판자들은 ‘홉슨-레닌 모형’의 논파에는 성공했을지라도, 그들이 이해했던 홉슨과 레닌의 제국주의론, 즉 홉슨-레닌 모형은 홉슨이나 레닌 제국주의론의 핵심을 정당하게 이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제4장 ‘슘페터의 前자본주의적 제국주의론’과 제5장 ‘로빈슨의 협력적 제국주의론에 대한 비판적 이해’에서는 자본주의 경제체계와 제국주의를 인과적으로 연관시킨 홉슨-레닌 모형, 달리 말해 ‘자본주의적 제국주의론’ 대신 제국주의적 팽창을 가져오는 중대한 동인으로서 경제적 요인, 즉 대외투자가 아닌 정치적?전략적?사회적 요인 등 다른 비경제적 요인들에 중점을 두는 대안의 설명들이 분석된다. 이러한 대안의 설명들은 여러 한계를 안고 있지만, 제국주의라는 현상에 대한 이해를 보다 넓히고 깊게 하는 데 일정한 공헌을 한 것도 사실이다. 제2부 ‘19세기 영국 제국주의의 이해’에서는 19세기 서구열강의 식민지 각축에서 ‘사자의 몫’(lion`s share)을 챙겨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건설하였던 영국 제국주의의 팽창성격을 고찰한다. 빅토리아 여왕이 군림하였던 빅토리아 시대(1837-1901)는 얼핏 보기에 서로 대립되는 두 시기, 즉 ‘자유무역의 시대’(1837-70)와 ‘제국주의 시대’(1871-1901)로 양분되어 있는 듯하다. 제6장 ‘빅토리아 전기; 자유무역 제국주의의 시대’는 갤러허와 로빈슨이 ‘빅토리아 전기가 자유무역의 시대이자 반제국주의의 시대’라는 인습적 학설에 도전해 ‘빅토리아 시대 전체가 자유무역 제국주의의 시대’라고 주장한 뒤 관련학자들 사이에서 벌어졌던 ‘자유무역 제국주의 논쟁’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종합, 평가한 것이다. 그리하여 이 시기에는 갤러허와 로빈슨의 자유무역 제국주의론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그러나 빅토리아 후기의 대외팽창은 갤러허와 로빈슨의 주장처럼 자유무역 제국주의에 의한 것이라기보다 새로운 제국주의에 의한 것이었다는 고찰이 제7장에서 전개된다. 제8장 ‘영국은 왜 니제르강 유역을 병합했는가’는 빅토리아 후기의 한 팽창사례에 대한 실증적 분석을 통해 이 병합이 새로운 경제적 요인에 의해 주로 설명될 수 있다는 앞장의 결론을 확인한 것이다. 마지막 장에서는 사회진화론이 통상 제국주의를 정당화하는 이데올로기로 간주되고 있지만, 이는 잘못이며 오직 ‘집단주의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인 사회진화론의 경우에만 타당하다는 점이 고찰되어 있다. 이 책은 처음부터 한권의 책으로 저술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니지만 기왕에 발표된 동일한 주제의 논문들을 수정, 보강하고 일부를 새로 보태 일정한 체계를 갖추려고 나름대로 노력하였다. 제국주의에 대한 국내의 연구서들이 아직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장차 이 분야의 연구에서 이 책의 일정한 역할을 기대하며 제국주의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선후배 연구자들의 관심과 질정을 기다린다. 2007년 10월 20일 문수 연구실에서 서 정 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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