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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자전거, 도무지 헤어나올 수 없는 아홉 가지 매력

윤준호, 반이정, 차우진, 임익종, 박지훈, 서도은, 조약골, 김하림

지성사

  • 문학
  • KDC 69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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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웰컴 투 바이시클 월드 Welcome to Bicycle World 한국 사회에서 자전거는 가히 ‘대유행기’를 맞고 있다. 자전거는 어느 때보다 예우를 받는 주제어가 되었다. 중앙 정부와 지자체의 분에 넘치는 관심도 모자라, 국정 최고 책임자의 자전거 산업 육성 발언에 관련 업종 주식이 다섯 배 뛰어 테마주로 부상한 일까지 보도됐다. 하다못해 대단위 토목사업의 빌미로 자전거가 지목되는, 참으로 괴이한 현상마저 목격하는 중이다. 이 책 1쇄가 출간된 2009년 한국의 사정은 이러하다. 그렇지만 베트남, 중국처럼 경제인구의 집단적 자전거 출퇴근이 일상사적 풍경을 형성한 적이 우리에겐 없고, 오스트리아, 독일, 네덜란드처럼 유구한 자전거 복지의 면모를 차분히 실천해 온 선례도 갖고 있지 않다. 불과 얼마 전까지 보도블록에 자전거 무늬를 도색하고 거길 자전거 전용도로라 우기던 나라였지 않나. 자전거 열광자로서 전례 없는 자전거 유행이 반가울 법도 하건만, 그 실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 나는 의심한다. 실속 없는 베스트셀러가 중고서점에 대책 없이 쌓여 가듯, 준비 없이 수용된 자전거 광풍이 거대한 고철 자전거의 무덤으로 우리에게 되돌아오지 말란 법이 없다. 그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성찰해야 할까? 한국 사회의 자전거 열기는 곧잘 웰빙 상품, 여가, 친환경, 교통비 절약 및 교통 체증 해소를 위한 보완책으로 간주될 때, 즉 실용주의적 주제어일 때, 비로소 뜨겁게 권장되어 왔다. 때문인지 자전거 열풍이 대형서점 한 구석에 마련해 준 도서 코너에는 시종 실용서와 유명인사의 자전거 여행담이 석권하는 추세다. 그러나 과연 이것이 자전거의 전부일까? 정작 오늘 자전거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왜 그것을 타며, 우리 생에 그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보다 깊은 인본주의적 성찰은 아닐까? 나는 때로 이런 걸 싸잡아 ‘자전거 철학’이라 말해 왔다. 은 자전거 철학서를 표방하진 않는다. 하지만 최소한 자전거에 관한 모든 논의를 웰빙, 실용, 고가 제품으로 환원시키고야 마는 항간의 단순 답안과는 다른 시선을 보여 주려 했다. 책에 원고를 보탠 아홉 필자의 자전거 이력은 고르지 않다. 입문한 지 얼마 안 돼 자전거를 선택하느라 이것저것 세심히 따지는 초심자부터, 국내에선 아직 낯선 자전거 메신저라는 직업을 개척하는 이도 있고, 마니아급은 되지 못하지만 자전거를 유년의 기억과 매개하려는 ‘마음만은 소년’인 이도 있다. 비록 이력과 자전거 선호에서는 상이한 이들이 모였지만, 나는 아홉 필자들만이 공감하는 고유한 체험과 교훈이 있을 거라 추정한다. 자만에 빠진 자전거 주행으로 작고 큰 교통사고를 겪으며, 몸에 남은 생채기들의 가르침을 이들은 알 것이다. 그것은 나중의 주행을 위한 단순한 안전 지침 이상의 무엇이다. 그것은 자전거 타기와 하등 무관한 일상사적 태도를 변화시키는 무엇이다. 몸으로 익힌 교훈이란 겸손, 절제, 배려, 자기애, 승부욕, 혹은 사랑 같은 것이다. 이런 가치관이 일단 각인된 인체는 그것을 좀체 잊지 못한다. 또한 차츰 변모해 가는 자신을 확인하기도 한다. 자전거의 진정한 가치와 철학은 바로 그런 건지도 모른다. 아홉 필자 중에는 두 시간 이상 ‘몰입 상태로’ 페달링을 멈추지 않고 행선지에 당도한 체험을 공유하는 이가 있을 터이다. 끝 모를 오르막과 비포장도로가 섞인 편도 100킬로미터를 한숨에 주파하며 러닝 하이running high를 맛본 이도 있을 것이다. 이걸 굳이 거론하는 건 기록 갱신과 근력에 관한 서툰 자랑을 늘어놓으려는 게 아니다. 전에는 상상 못한 그 시도들이 우리의 일상사를 변화시켰다는 점을 말하고 싶어서다. 그것이 어떤 필자에겐 자전거 록 콘서트의 형식으로 구체화되었고, 또 다른 필자에겐 차량의 속도제한을 30킬로미터로 낮춰서 도시 전역에 확대하자는 급진적 주장을 펴서 그의 대안적 삶을 증언하는 방식으로 나타기도 한다. 우리는 이들의 다소 낯선 주장을 존중하려 한다. 그리고 이 책을 읽을 당신에게는 예측 못할 무언가로 나타날 지도 모른다. 서두를 한국 사회의 자전거 대유행이란 진단과 우려(!)로 시작했다. 200여 년 자전거 역사에서 실제로 ‘대유행기The Bicycle Boom’라 지칭된 시기가 있었다. 고전미가 넘치는 하이휠 자전거를 몰아내고 공기타이어를 채택하고 차체를 낮추고 체인 구동 원리를 시도한 세이프티 자전거안전한 자전거가 대량 보급된 1890년대를 대유행기로 본다. 오늘날 자전거 구동 원리의 골격을 세웠다는 점에서 ‘근대적 자전거’의 등장이라 칭할 사건이었다. 그것은 또한 1817년 자전거의 맹아 격인 드라이지네Draisine에서 출발한 자전거 발전사가 성취한 기술 진보의 결과였다. 그렇지만 21세기에 ‘대유행’이란 용어가 쓰이려면 차원이 다른 논제를 던져야 할 것이다. 이미 중요한 기술적 개선이 획득된 때에 ‘대유행’이라면 의심의 눈으로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자전거를 다른 각도에서 관조하려 한다. 여전히 부족함이 많지만 실용서와 여행담의 틀을 넘어, 자전거의 지속 가능한 가치와 애정을 나누려는 소박한 첫걸음. 그것이 여러 필자들이 원고를 모은 이유라고 나는 믿는다. 2009년 7월 아홉 필자를 대신하여, 반이정 씀.

목차펼치기

006 머리말 웰컴 투 바이시클 월드 _ 반이정 014 달려라 자전거 。윤준호 자전거 강요 프로젝트, 콘서트 048 사라진 자전거 。반이정 두 바퀴 수난사:빈곤한 자전거 도둑들의 도시 076 나르는 자전거 。지음 서울을 달리는 자전거 메신저의 꿈 120 소년의 자전거 。차우진 우리가 자전거로부터 배우게 되는 것 156 그래도, 자전거 。임익종 이크종의 바이시클 다이어리 노니는 자전거 。박지훈 188 서울, 자전거 빌리는 자전거 。서도은 226 벨리브, 파리를 당신의 것으로 만드는 간단하고 매혹적인 방법 친환경 자전거 。조약골 272 어떤 세상에서 자전거를 탈 것인가 심플한 자전거 。김하림 306 픽시, 궁극의 외톱니바퀴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서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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