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서문 표지의 돌탑은 우도면 오봉리 주흥동에 있는 까막동산(할망)이다. 다른 돌탑과는 달리 독특한 비주얼인데 그 모습에는 주흥동 마을의 역사가 담겨있어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주흥동은 원래 주욱개 일대에서 형성되었던 마을이라고 한다. 여기서 주욱이란 주윽이라고도 하며 ‘어떤 물체가 머리 따위를 내민 상태’를 형용한 제주 고유어이다. 주욱이라는 지명은 등의 옛 지도에서 전포(앞개)라는 이름으로 기록이 되어 있고 탐라지도(1709)와 제주삼읍전도(1872) 등에는 주욱포, 독진포 등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리고 이곳이 ‘주흥’이라고 표기되어 지금까지 이어진 것은 1906년 제주도사정이며 일제강점기 1:50,000 지형도에도 주흥이라 표기되어 있다. 탐라지도(1709)와 제주삼읍도총지도(18세기 중반) 등에서 보이는 주욱포는 주욱개의 한자차용표기인데 이를 주흥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한자로 사용되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주흥은 중으로 바뀌어 중깨로도 불리며 주흥동 포구의 옛 이름으로 쓰이기도 했다. 여기서 개는 포구를 이르는 말로서 포구 앞-전포-앞개가 모두 같은 뜻이다. 이와 같은 마을 이름의 유래를 갖고 있는 주흥동은 풍수지리상 뱀의 형국이라서 뱀의 꼬랑딩이가 좌우로 폴락폴락 움직여 마을의 돈이 다 빠져나가 동네가 가난하며 남자들이 단명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그와 같은 나쁜 기운을 막기 위해 1891년(신묘 10월), 마을을 세울 당시 남자 어른들이 주축이 되어 마을 공동으로 탑 2기를 쌓았는데 중깨(포구)를 중심으로 남쪽에는 양을 상징하는 하르방 탑을, 남쪽에는 음을 상징하는 할망탑을 쌓았다. 하지만 1970년대 새마을 운동 당시 마을의 도시화 정비 사업을 하면서 이 탑을 허물고 난 후, 주흥동 마을의 남자들이 50~60세를 넘기지 못하고 단명하게 되자 돌탑을 쌓았던 옛 조상의 가치와 의미를 확인하게 된 마을 사람들이 1983년 3월 16일 탑의 뿌리가 남아있던 그 자리에 다시 옛날과 똑같이 탑 2기를 쌓아올려 2015년 12월 19일까지 32년 동안 남아 있었다. 주흥동 동네의 어른신들께 여쭈어 보니 주흥동 마을사람들 모두 의논하여 허물기로 합의를 하였으며 당일 고사를 지내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앞으로 4각형 망루의 모습으로 예전 것보다 더 크고 아름답게 새로 쌓기 위해 지금 공사 중에 있다. 앞만 보고 달리다가 가끔은 멈춰서 뒤돌아보았을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향토사라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 어떤 노트탈지아를 전해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행히 그동안 여러 각도에서 촬영해 놓은 사진 자료가 있어 그 모습을 남기고자 12월 호의 테마를 지금은 그 모습이 사라진 주흥동 까막동산(할망)으로 삼아 이를 기록해두고자 한다. __ 커버스토리 전문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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